무주덕유산리조트공정운영캠페인 '긴급 제보'
1990년 개장돼 35년째를 맞는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시설 노후화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소유·운영권을 지니고 있는 부영그룹의 투자 소홀과 대대적인 인원 감축, 안전불감증 만연 외에도 설상레저문화에 대한 그릇된 인식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올 들어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가 정전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300여명의 탑승객이 강추위 속에서 30분 이상 공중에 매달린 채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이틀 만에 스키장에서 리프트 가동이 장시간 중단되는 사고가 연거푸 발생하자 동계 스포츠 애호가들이 잇따라 등을 돌리고 있다며 무주지역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해당 기사]
무주덕유산리조트, 툭하면 '멈춤 사고'…'곤돌라' 이어 이틀 만에 '리프트' 또 멈춰 서, 이용객들 "불안해서 탈 수 있겠나, 시설 노후화 대책 필요"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무주덕유산리조트 '곤돌라 멈춤' 사고...318명 강추위 속 30여 분간 '고립' 후 구조
”충청 이남 유일한 설상레저스키장...곤돌라·리프트 멈춤 사고 잦은 이유는?“

12일 ‘무주덕유산리조트공정운영캠페인’(공정운영캠페인)이 <전북의소리>에 긴급 제보해 온 내용에 따르면 “올 시즌(2024·2025) 무주덕유산리조트 시즌권 사태와 스키장 슬로프 이용 제한, 스노우파크 미 운영 등에 대한 횡포와 함께 무주덕유산리조트 곤돌라와 리프트 멈춤 사고가 잦은 원인 뒤에는 부영그룹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공정운영캠페인 관계자는 <전북의소리>와 통화에서 “부영그룹이 2011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한 이후 신규 투자를 외면하는 것은 물론 종사 인력도 4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크게 줄였다”며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 외에도 지난해 12월 리프트 추락 사고 등 공개되지 않은 크고 작은 시설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요인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1990년 12월에 개장한 이래로 2011년부터 무주리조트 스키보더문화가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공정운영캠페인 측은 “노후한 시설을 보완하고 관리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폐쇄하는 바람에 이용객들이 줄고 상가들은 점점 슬럼화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슬로프 안전요원도 2011년 이후로 현저히 그 수가 줄고 있고 안전에 대한 의식 없이 '사고 났으니 이곳은 이용을 불가한다'며 슬로프와 시설 이용물을 하나씩 폐쇄하고 있다”는 공정운영캠페인 측은 “인건비를 턱없이 낮추는 탓에 지역 인재들이 떠나갔고 수도권 기술자들은 오지 않으려 한다”며 “수년간 지역 기술자들이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 능력이 부족하고 파크 직원들이 몸을 녹이는 컨테이너 사무실 내부는 노후되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용객들 떠나고, 안전 문제 대두 불구 전문인력 대거 퇴사...노후·슬럼화”

아울러 “무주리조트 스노우파크(보드파크)는 2004년 겨울부터 기술자들을 도입하여 조성하고 꾸준히 운영해 오고 있었지만 ‘2024년 겨울부터 스노우파크 운영을 중단한다’는 고지를 시즌을 앞둔 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오후에 문자로 통보했다”는 공정운영캠페인은 “올해 시즌권(리조트 개장일~폐장일까지 자유롭게 사용하는 이용권) 구매 전, 이용자들은 리조트 측에 스노우파크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겨울 동안 지낼 숙소까지 함께 준비해 두지만 이미 시즌권을 구매한 사람들은 비탄을 금치 못하며 지역을 떠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공정운영캠페인은 “지역에 있지 못하고 강원도 스노우파크와 슬로프 이용이 다양한 곳으로 떠나가는 바람에 설상레저문화를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며 “무주덕유산리조트는 또 어떤 제재와 강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우리지역을 애정하고 건강한 설상문화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을 황폐화하며 지역민들을 떠나가게 만드는 기업의 일방적·강압적 운영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공정운영캠페인 관계자는 “부영그룹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굶주린 악어처럼 늘 굶주려 있다”며 "흑자를 기록하는 건 흑자여서가 아니라 직원을 해고하고, 시설 설비를 방치하고, 장기 고객들 서비스보다는 일회성 고객들의 다다익선 이윤을 추구하고, 기존 이용하던 슬로프나 시설물 이용을 폐쇄하면서 흑자를 내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장 큰 문제는 리프트와 곤돌라의 안전문제인데 현재 전문인력이 대거 퇴사해서 일시적 대체인력과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우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도 주장했다. 공정운영캠페인은 이 같은 문제점들의 개선을 위해 리조트 내에서 지난해부터 '공정한 이용', 차별 중단', '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부영그룹 “차별화된 서비스 위해 3가지 변화 시도, 고객들 만족하며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

이와 관련 부영그룹은 올해 잇따른 안전사고가 무주리조트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그룹 차원의 아무런 공식 입장과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부영그룹은 지난 7일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을 찾는 많은 고객들이 다양한 동계 스포츠 종목 체험을 통해 노르딕 스키의 매력을 느끼고, 저변확대를 위해 스키학교 강습장에 450m의 노르딕 전용 코스를 조성해 국내 스키장 최초로 노르딕 스키스쿨을 운영한다”고 밝힌 뒤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은 노르딕 스키스쿨 운영 외에도 이번 시즌 최초로 스키보드 전용 슬로프 운영과 리프트 시간권 도입 등의 고객 중심 운영을 한다”고 자랑했다.
그런 뒤 불과 이틀 만인 지난 9일 리조트와 설천봉을 연결하는 곤돌라가 정전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300여명의 탑승객이 강추위 속에서 30분 이상 공중에 매달린 채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또 이틀 만인 11일에는 스키장에서 리프트 가동이 장시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안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지난해 12월 8일 오후 12시부터 동계 시즌 스키장을 개장하면서도 “이번 개장을 앞두고 최근 기상이변으로 제설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동계 시즌만을 기다린 스키어들에게 보다 풍성한 재미를 제공하고자 대대적인 제설 작업을 거쳐 스피츠 하단 슬로프를 추가로 오픈하게 됐다”며 “이밖에도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3가지 변화를 시도했다"고 홍보했다.
당시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24·25 동계시즌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겨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손꼽아 기다려온 겨울 시즌을 제대로 만끽하실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슬로프 운영 면수를 늘려나가며 고객분들이 만족하며 이용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부영그룹·당국 안전불감증 만연...이용객들 '불편·불만' 가중"

그러나 잇따른 곤돌라와 리프트의 멈춤 사고 등으로 이 같은 자랑과 홍보가 무색해진 동시에 오히려 이용객들의 불안과 불만이 증폭되는 양태다. 특히 곤돌라와 리프트의 멈춤 사고가 계속 반복되고 있지만 사고 발생 때마다 임시방편식 해명과 사과, 땜질처방식 조치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부영그룹을 향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공정운영캠페인과 일부 이용객들은 "비슷한 안전사고가 되풀이되며 이용객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뾰쪽한 대책은 보이질 않는다"며 "당장은 큰 인명피해가 없다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부영그룹이나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더 불안하다.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큰 사고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