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초점
개장 35년 된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시설 노후화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점검과 시설 보완 등 관리·감독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는 지난 9일 리조트와 설천봉을 연결하는 곤돌라가 정전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300여명의 탑승객이 강추위 속에서 30분 이상 공중에 매달린 채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이틀 만에 스키장에서 리프트 가동이 장시간 중단되는 사고가 또 발생,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안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강추위 속 리프트 중단, 100m 이상 길게 늘어서…복구 느려 불편 이만저만 아니었다”

11일 무주덕유산리조트와 이용객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부터 만선베이스 무주익스프레스와 라이너 리프트의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에 이상이 발생해 두 리프트의 가동이 중단, 주말을 맞아 찾은 스키어들과 스노보더들의 불안과 불편이 종일 이어졌다.
이날 리프트 가동 중단으로 만선베이스에서 운행 중인 리프트 5기 중 3기(보트‧요트‧크루저)만 운행되면서 탑승객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오전부터 오후까지 불편과 혼란이 지속됐다. 리조트 측은 "라이너 탑에 위치한 전기 설비의 이상으로 리프트 2기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속한 복구를 통해 정상 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해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만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주말 가족들과 함께 스키를 타기 위해 찾았다는 이정희(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씨 등 이용객들은 "리프트 가동이 중단될 줄은 미쳐 몰랐고 충분한 안내도 부족했다”며 “오전부터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 줄을 100m 이상 길게 늘어섰지만 복구 작업은 느리기만 해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불안해서 리프트를 탈 수 있겠느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전력선 과부하 곤돌라 멈춤 사고…"비상 전력장치 가동 등 조치 미흡”

앞서 이틀 전인 9일에도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는 오전 10시 25분께 운행 중이던 곤돌라가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해 탑승객 318여명이 30분 이상 공중에 매달린 채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그러나 이날 무주에는 많은 눈과 함께 기온이 크게 떨어져 덕유산 설천봉의 기온이 영하 16.1도에 달하는 등 바람이 초속 4.3m로 불어 탑승객들은 추위와 공포 속에서 떨어야 했다.
이날 사고는 전력 공급장치에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리조트 측은 주장했지만 무주군은 비상전력장치를 곧바로 돌렸다면 10분 정도면 곤돌라 재가동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혀 사전 충분한 안전점검과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사고 조사를 실시한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무주군 측은 “전력선 과부하로 변전실의 전원 차단기가 작동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비상 전력장치를 즉시 가동했다면 10분 정도면 곤돌라 재가동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혀 리조트 측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무주덕유산리조트 측은 “기온이 떨어져 비상 전력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설치된 곤돌라와 리프트 등 궤도 설비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운행 장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와 점검, 시설 보완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개장 35년 지나 시설 노후화, 잦은 멈춤 사고…안전 대책 시급

지난 1990년 개장한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는 리프트나 곤돌라 같은 기본적인 시설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천면 덕유산에 위치한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초기에 쌍방울그룹이 소유하며 관리·운영했으나 부도 등으로 2001년 대한전선이 미국 볼스브리지와 함께 인수해 운영한데 이어 2011년에는 부영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잦은 안전 및 환경문제 등을 일으키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겨울철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리조트 곤돌라와 리프트 등 시설 사고가 종종 발생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야기시켜왔다. 2021년 12월 31일에는 구동 벨트가 한파에 손상돼 곤돌라가 공중에 멈춰선 사고가 발생, 탑승객들이 20여 분간 추위와 공포에 떨었다. 이날 오후 덕유산 일대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인 것으로 측정됐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2019년 1월 5일에는 리조트 스키장 초급자용 코스 리프트가 멈춰 승객 33명이 공중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리프트는 1시간여 만에 수동으로 재가동 됐지만, 탑승객은 약 10m 높이 공중에서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사고로 부상자는 없었지만 승객 일부가 저체온증을 호소했었다.
이 외에도 2016년 1월 3일에는 작업 실수로 리프트가 운행 중 멈춰 섰으며 2015년 11월과 8월, 2월, 2011년에는 5월에 두 차례 운행 중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1월에도 리프트가 멈춰 운행이 중단됐다. 또 2010년 1월, 2007년 5월에도 리프트와 곤돌라가 멈추는 사고가 났다.
따라서 보다 철저한 안전 점검 및 관리 대책은 물론 승객들의 각별한 보호·주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지만 올해도 곤돌라와 리프트 멈춤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과 불편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