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새만금특별지자체' 추진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새만금 매립지 관할권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 간 갈등이 극심한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이를 조정하기 위한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마저 무산되면서 특별지자체의 꿈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오는 7일로 예정됐던 새만금 관할권 관련 갈등조정협의회가 내년 1월로 잠정 연기됐다. 김제시가 불참하기로 한 '반쪽짜리 협의회'에 군산시와 부안군의 담당 부서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예정됐으나 전북도는 협의회를 연기함으로써 갈등 조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제시 불참 ‘반쪽짜리 갈등조정협의회’ 이틀 전 연기...전북도 조정력 한계 드러내

이날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관할권은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고 이번 협의회는 갈등 조정 차원에서 군산시와 김제시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인데 김제시가 오해를 하는 것 같다"며 “김제시의 참여를 계속해서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첫 회의 이틀 전인 이날 갑자기 연기를 결정하면서 전북도의 갈등조정 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전북도는 '전라북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해결에 관한 조례'에 따라 새만금 매립지 관할권 관련 도내 자치단체 간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해당 위원은 총 15명으로 이해 당사자인 군산시와 부안군 추천인을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인 김제시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첫 출발부터 '반쪽짜리 갈등조정협의회'라는 지적이 일자 일단 연기하고 보자는 식의 결론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제시 ”새만금 관할권은 행안부 중분위에서 결정할 사안...전북도 공공갈등 조례에 따른 적용 대상 아니다“

김제시는 그동안 새만금 관할권은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행안부 중분위)에서 결정할 사안일 뿐, 전북도의 공공갈등 조례에 따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해왔다. 또 김제시는 전북도 갈등조정협의회가 또 다른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북도의 갈등조정협의회를 두고도 입장이 서로 다르다. 특히 군산시의회와 김제시의회는 협의회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워 극심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군산시의회 ”김제시는 신속히 인식을 전환하라“...새만금 관할권 갈등조정협의회 김제시 동참 촉구 성명 채택

군산시의회는 이날 제260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서은식 의원이 발의한 '새만금 관할권 갈등조정협의회 김제시 동참 촉구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전북도가 갈등조정협의회를 통해 관할권 분쟁을 종식하고 새만금 발전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음에도 김제시는 새로운 갈등만 조장한다는 이유로 12월 첫 회의에 불참을 선언했다"며 "김제시는 신속히 인식을 전환해 입장을 표방하는 장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이날 김제시의회도 전북도가 추진하는 갈등조정 방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갈등조정협의회가 시군 간 또 다른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전격 취소했다. 앞서 김제시의회는 새만금 관할권과 관련해 전북도의 중립 자세를 요구해왔다.
끝날 줄 모르는 새만금 관할권 분쟁...언제까지?
이처럼 민선 8기 출범 이후 전북도의 새만금특별지차체 추진과 달리 군산시와 김제시는 그동안 새만금 동서도로, 신항만 등 관할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행안부 중분위 제5차 회의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는 등 자치단체 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어서 특별지자체 추진은 더욱 멀어지는 형국이다.
앞서 새만금 관할권 다툼은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새만금 방조제를 놓고 관할권 분쟁을 벌이다 2021년 대법원이 분쟁 10년 만에 1호 방조제는 부안군, 2호 방조제는 김제시로 관할권을 결정하며 방조제 갈등은 일단락됐다. 또 이어 분쟁이 제기된 3·4·5호 방조제는 2013년 군산시 관할로 확정되면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2020년 11월 준공된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을 두고 군산시와 김제시가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군산시는 행안부 중분위의 관할권 결정 보류를, 김제시는 결정 촉구를 요구하며 치열한 관할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관영 도지사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정치력의 시험대에 오른 새만금 관활권 분쟁의 해결 없이는 새만금특별지자체 추진은 임기 내에 요원하기만 할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