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의 지리산 문화대간(119)

광한루에서 조선을 본다고 했던 광한루 삼신산의 비밀 해제에 관한 구전 내용이다.
광한루에 삼신산이 들었다. 영주 봉래 방장이다. 한라산, 금강산, 지리산이 광한루에 든 것이다. 광한루는 왜 삼신산을 받아 들였을까? 광한루가 달나라 선계의 세상 옥황상제의 궁전이고 보니 신선들이 사는 곳이 있어야 했다.
구름을 호수로 만들고 그 위에 삼신산을 들였으나 삼신산은 지상의 선계여야 했고 조선의 명산 금강 지리 한라를 선계의 삼신산으로 차용한 것이다. 영주각에 그 이야기의 씨앗이 보인다. 선계의 용 조각물 대신 지상의 용을 그림으로 대들보에 그려놓은 것이고 주춧돌을 네모로 하여 땅, 즉 지상의 세계를 표현하고 사각 정자가 되게 했다.

반면 방장정에는 선계에 사는 용 6마리와 봉황 18마리의 조각을 6개의 기둥에 나누어 매달고 '1주 3학 1용'이라고 하며 건너편 광한루를 동서남북 그리고 하늘과 땅을 지키는 수호병이 되게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주춧돌을 원형으로하여 하늘 즉 선계를 표현했다.
선계는 동쪽에 있으니 방장정의 육모형 십자 방향은 동쪽을 향하게 했다. 또한 방장정이 선계의 세상에서 왔음으로 인간이 지었다는 준공표석은 아무도 볼수 없는 마루 가운데 주춧돌로 받쳐놓고 육모정이 되게 했다. 방장정의 용 2마리는 오작교 좌우를 향하게 하여 옥황상제 궁전 즉 조선백성의 이상향 광한루를 들고나는 불순한 침략자를 색출해 내는 호위병의 역할을 하게 했다.
선계와 지상계를 오르고 내리는 구름 다리가 있어야 했으니 봉래를 가운데 두고 영주와 방장을 오고가는 다리를 이음해 놓았다. 봉래산에 자미화 즉 북극성과 기운이 이어진다는 백일홍을 심고 정자를 짓지 않은 이유다. 삼신산의 선계에 지상의 인간계를 도입하여 공존하게 하는 문화적 공존체는 호수다.

삼신산의 호수는 선계의 구름이며 인간계의 조선땅이다 즉 호수에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들여 조선의 나라가 되게한 것이다. 그 호수 즉 조선의 나라에 백성과 임금이 있어야 했으니 물고기와 잉어의 도입이다. 다양한 종류의 크고 작은 물고기는 조선에 사는 사람이고 잉어는 임금이었다. 그래서 삼신산 호수와 요천을 잇는 수로를 내어 요천의 물고기를 들인 것이다. 거기에 사람과 터전을 다스릴 임금의 잉어도입으로 삼신산은 선계와 인간계가 공존하는 유토피아의 세상을 내었다.
일제 강점기 일제는 광한루 문화를 민족문화 말살로 삼고 삼신산의 정체성을 훼손 침탈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조선의 내선일체를 위한 삼신산 호수의 조선나라 임금의 상징인 잉어를 일본잉어로 바꾸어 인천항을 통해 수백마리를 가져다 풀어놓고 조선의 통치를 문화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삼신산 호수에는 자라돌이 있다. 요천과 삼신산의 수로 입구를 향하고 있다. 삼신산 호수를 들고나는 수많은 고기 즉 조선 백성틈에 섞인 불순한 침략자들을 경계하고 호수 즉 나라를 외적으로부터 지켜내는 수호자다. 광한루 삼신산 호수는 실용의 실체도 가졌으니 성안의 화재때 방화수로 사용하고 인근 가방뜰 농사의 물로 사용하며 삼신산 호수에 오염수 정화목인 버드나무를 심어 남원성 안에서 배출되는 오폐수의 정화가능도 하게 했다.
광한루 삼신산 호수는 세번을 변하는 요술쟁이다. 선계 세상의 칠월 칠석날은 은하수로 인간 지상계는 조선백성의 터전으로 평소에는 남원 사람들의 실용적 호수로 말이다. 이나 저나 사람살이 공동체가 그속에 들어 있음이니 존재로 선행이 아니고 무엇이랴.

춘향은 그 세상에서 태어났으니 사람은 귀천 없는 천지인 동일체를 말함이리라. 천년고도가 가진 대표 문화자원의 인문적 활용을 보면 그 고을의 역량과 수준의 현재를 알수 있다고 한다. 문화는 고을 역량의 공통과목이다. 공통과목 낙제는 항상 제자리다. 광한루를 광한루로 말하고 광한루답게 활용하는 것이 천년고도의 자존감이고 정체성이다. 선조들처럼 말이다.(계속)
/글·사진: 김용근(지리산문화자원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