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화 칼럼
#1.
새만금잼버리조직위원회(조직위) 운영비는 인건비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 7일 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예산 1171억 중 아이들 야영장엔 129억만… 조직위 운영에 740억' 기사를 인용한 언론 보도들은 유감스럽다. 조직위 운영비 740억원은 조직위 인건비만 들어간 게 아니다.
국제 대외협력, 행사 운영(프로그램 운영, 급식, 민박 가정 활동)과 행사 지원(안전, 환경, 물자 보급, 수송, 철거) 비용이 포함되는 비용이다. 운영비 항목은 조직위 운영비로만 퉁쳐서 그래프를 작성하고, 시설비는 항목별(기반 시설, 야영장 조성, 직소천 활동장, 대집회장 조성)로 쪼개서 그래프를 작성했다. 운영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인가?
이 내용은 용역 보고서만 확인해 봐도 알 수 있는 항목인데, 740억원이 전체 인건비로 쓰인 것처럼 '비대한 행정 조직 운영' 거론하며 방만 경영 늬앙스를 준 것이 적절한지 매우 유감스럽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우후죽순 인용해 간 많은 보도가 대부분 조직위 인건비로만 운영비가 사용된 것처럼 기사화 하며 아이들을 위한 야영지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쓰였다는 식으로 도식화 했다.
인건비 부분만 떼어 문제로 지적하던지, 야영지 조성 금액이 타 항목에 비해 비중이 적은 건지를 지적했어야 한다. 쓸데 없는 논란만 불러올 보도라고 생각된다.
아래 표는 2020년 발표된 '새만금잼버리 간이 타당성 결과 보고서' 내용(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다. 이런 식으로 예산 내역이 사용된다는 걸 참고했으면 한다.

#2.
조직의 메시지 관리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새만금잼버리다. 시작 전 지역에서는 잼버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직위가 신중하지 못한 안일한 메시지만 내놓으면서 결국 전국적으로 잼버리 정신으로 생존해야하는 '오징어게임'이 되어버렸다. 다음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을 정리한 것이다.
-폭염 속 참여자 건강 및 안전 우려에 잼버리 정신을 언급
-첫날 온열환자 집계 발표 장면. 소방당국 기준과 맞지 않는 (경증 환자 포함한) 온열환자가 400명 발생했다고 발표(소방당국은 온열질환자 48명으로 집계)하면서 전국적인 언론 조명을 받게 됨. 뒤늦게 조직위에서 언론보도 수습하려 했지만 수습 안 됨.
- 개영식 현장 80여명 탈진 상태를 두고 K-pop 땜에 에너지 분출하다 발생한 사건으로 치부한 발언.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현장 폭로가 이어지면서 전국 수많은 언론사에서 잼버리 현장 취재에 나섰다. 각종 문제가 들춰지고 참가국 이탈까지 이어졌다. 잼버리 잘 되고 있는 점이나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 대원들의 사례는 묻혀버리고 최악의 잼버리, 국가망신으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조직위 초반 메시지 실패로 인해 준비사항이 초창기에 다 까발려지면서 조직위에서 그간 받지 못한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의 각종 후원, 전국민적 관심과 프로그램 협조를 얻게 되며 전화위복이 되었다. 오히려 빠르게 이탈 그룹과 잔존 그룹이 결정되면서 이탈 상황이 정리되고 남은 대원들은 훨씬 안정된 여건에서 지낼 수 있게 됨. 이상하고 웃픈 전화위복 사례다.
근본 원인이야 조직위의 준비 부족임은 말할 것도 없다. 관리되지 않는 메시지가 어떻게 위기를 확장시키는지 확인 가능하다. 다만 언론 보도가 집중되면서 많은 문제가 개선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전국적으로 쏟아진 언론 보도가 너무 혼잡스럽고 일부는 선정적이라 오랜 시간 문제제기를 해 온 나도 따라잡기 어렵고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지점이 있다. 현장 상황을 자세히 몰라 말을 얹기 무서울 정도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