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전북지역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최근 여러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규모 3.5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기상청은 29일 오후 7시 7분 59초 장수군 북쪽 17km 지역인 천천면 인근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6km로 추정됐으며, 상세 주소는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로 밝혀졌다.
장수 북쪽 지진에 경남·충남·충북서도 '계기진도 3' 측정...'현저히 흔들림'

진앙은 북위 35.80도, 동경 127.53도인 이번 지진은 전북지역 외에 경남, 충남, 충북, 경북, 광주, 대전, 전남지역에서도 계기진도가 느껴질 정도였다. 기상청은 처음에는 규모 4.1로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로 발표했으나 추후 분석을 통해 3.5로 조정했다.
또 진앙도 당초 장수군 북쪽 18km에서 17km로 수정됐다. 각 지역에서 느끼는 흔들림의 수준을 측정하는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은 5로 가장 높았으며, 경남·충남·충북은 3, 경북·광주·대전·전남은 2였다.
계기진도 5는 '대부분 사람이 진동을 느낄 정도'이다. 또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계기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흔들릴 정도'이고, 계기진도 3은 '건물 위층을 중심으로 실내의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치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를 뜻한다. 계기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의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이다.
규모 2.0 이상 지진 올해 60여건 발생...도내 군산·진안·장수지역 자주 발생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 10건 중 규모가 3번째로 컸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올해 60여건이 발생했으며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의 4.0이 가장 컸다. 또 앞서 인천 강화지역에서는 지난 1월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지진은 2018년부터 최근 5년 동안 전북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중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2021년 8월 21일 군산시 어청도 서남서쪽 124㎞ 해역에서 규모 4.0의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전북은 최근 5년 동안(2018년~2022년) 규모 2.0 이하 규모의 '미소지진'까지 포함하면 총 232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26건, 2019년 50건, 2020년 63건, 2021년 52건, 2022년 32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10건 이상의 미소지진이 발생한 상태다. 이 중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19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군산이 64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진안 48건, 장수 21건, 완주 20건, 부안 18건, 무주 17건, 고창 16건, 김제 10건, 익산 5건, 순창 4건, 남원 3건, 임실 3건, 전주 2건, 정읍 1건 등의 순이다.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지진들은 대부분 강도는 크지 않았지만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제든지 큰 규모 발생 가능...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 잘 숙지해야

올들어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3월 30일 새벽 5시 47분쯤 군산시 어청도 부근 해역에서 규모 2.9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의 진앙은 군산시 어청도에서 남서쪽으로 86km 떨어진 서해 해역이며, 진원의 깊이는 22km로 분석됐다. 이밖에 올들어 인접 내륙지역 지진으로 영향을 받은 사례도 잦다.
전북지역 인근 내륙지역에서는 지난 3월 3일 오전 11시 26분께 경남 진주시 서북서쪽 16㎞ 지역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해 전북지역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당시 진원의 깊이는 8km로 추정됐다.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는 경남에서 4, 전북과 전남에서 3으로 산출됐다.
이어 지난 4월 30일 오후 7시 3분 29초 충북 옥천군 동쪽 16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해 주변 지역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진앙은 북위 36.32도, 동경 127.75도, 지진 발생 깊이 6km로 확인된 당시 지진은 올해 한반도 지진 중 세 번째 규모로 충북을 비롯해 대전·충남, 경기 남부에 이어 전북 등에서 80여건의 '유감' 신고가 이어졌다. 진원지 주변 주민들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제법 강한 흔들림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진도의 지진은 2016년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5.8의 지진에 이어 2017년 경북 포항시 5.4, 2004년 경북 울진군 5.2, 1978년 경북 상주시 5.2, 2016년 경북 경주 5.1, 2014년 충남 태안군 5.1, 2016년 울산 동구 5.0, 2003년 인천 백령도 5.0, 2003년 충남 홍성 5.0, 제주 서귀포 4.9 규모의 지진 순으로 집계됐다. 언제든지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일러준다.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이 나면 진동이 멈출 때까지 탁자 아래 등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하며, 진동이 그치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한 뒤 계단을 이용해 운동장 같은 넓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시 ▲전기·가스 차단하기 ▲강한 구조물 아래로 대피하기 ▲승강기 사용 금지하기 ▲보행 시 신발 착용 후 유리, 전봇대 등 주변 위험물 주의하기 ▲낙하물 없는 넓은 공간 대피하기 ▲라디오나 공공기관 안내 방송 등에 따라 행동하기 등을 당부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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