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 칼럼
오늘 아침, 어느 페친의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입니다. 우리는 인재를 아낄 줄 모른다는 말씀인데,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제 생각을 세 가지로 간단히 요약해보겠어요. 첫째, 우리 주변에는 인재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제 외국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한국인의 삼분의 일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재사들입니다.
둘째, 그러나 우리 가운데 중뿔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말씀하셨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 세상"이라서 그렇지요. 조금만 튀면 모두가 덤벼들어서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개성이 좀 있는 사람은 아예 고갱이가 부러지거나 이 세상을 벗어나서 방외의 인물처럼 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중뿔난 인재가 버젓이 활동하기란 불가능한 나라인 것입니다.
끝으로, 왜 그런가하는 점이지요. 다들 이 좁은 나라 안에서 뜻을 펴려고 하니까 그렇습니다. 무대는 좁고, 인재는 넘쳐납니다. 자연히 학연, 지연, 혈연의 이름으로 경쟁자에 대한 온갖 비방과 견제, 압박과 음해가 도를 넘습니다. 우리가 활동의 무대를 전세계로 확대하지 못하면, 비극은 되돌이표가 될 것입니다.
영국을 보세요. 네덜란드를 보세요. 그들은 좁은 땅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개를 치잖아요. 그래서 과도한 경쟁도 없고, 웬만한 인물은 곧 세계적인 학자, 기업가, 정치가, 상인과 군인으로 자랍니다.
이제 남을 부러워만 할 일이 아닙니다. 세상을 우리 스스로 달리 인식해야할 때입니다. 어제 억울하게 돌아가신 그분(2018. 7. 23. 노회찬 의원 작고)도 그렇지요. 그만하면 제가 보기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활동해도 손색이 없는 인재였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그가 설 땅은 너무나 좁았습니다. 오죽하면 스스로 허공을 밟았겠어요.
다들 이제 과도한 경쟁과 미움과 질시와 모략의 사슬에서 벗어나, 서로가 살길을 한 번 찾아봅시다!
* 제 본의와는 무관하게, 두어 분 페친께서는 제가 제국주의를 미화하거나 선동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셨습니다. 글이란 글쓴이의 의도와 무관하게 읽힐 수 있다는 상식을 거듭 체험하였습니다.
알다시피 19세기의 국외 진출은 제국주의의 형태를 띠었습니다. 대개가 다 그러했습니다.
그럼 21세기에는 어떨까요? 여전히 그런 점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19세기와는 그 양상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시는 벗님들과 저는 물론 21세기에 사는 것이구요!
* 이년 전 오늘 쓴 글입니다만 제 생각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백승종(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