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최근 역사 왜곡 문제로 논란이 된 <전라도 천년사>의 맞춤법 오류가 심각해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오은미 전북도의원이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전라도 천년사> 34권 중에서 1권 <총설>을 몇 장만 대충 봤더니 맞춤법 틀린 곳이 너무 많다.
오·탈자 30여 개, 띄어쓰기 틀린 곳은 200군데가 넘는다. 또 웃긴 건 같은 단어를 어느 페이지에서는 붙여 쓰고, 어느 페이지에서는 띄어 쓰고, 이런 게 수두룩하다.
오·탈자 30여 개, 띄어쓰기 틀린 곳 200군데가 넘어...그럼에도 '전문가의 교열·윤문, 집필자의 최종 검토 거쳤다?'

‘교정을 안 봤나 보다’ 했는데 <일러두기>에 “각 원고는 감수위원회의 감수와 전문가의 교열·윤문, 집필자의 최종 검토를 거쳤다.”라고 나온다. 그리고 뒤에 버젓이 교정자 5명 이름이 있다. 책 한 권에서, 그것도 전체 다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많이 틀렸는데 교정·교열을 봤다고? 맞춤법 검사기에 돌려도 이보다는 덜 틀린다.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외주 교정자에게 맡겼다고 한다. 이렇게 엉터리 교정자가 많다.(전주에도 있다.) 내용을 떠나서도 이 책은 폐기 처분이 옳다. 틀린 사례를 몇 개만 공개한다.
오·탈자
*희노애락-> 희로애락
*이 지면을 빌어-> 빌려(두 군데나 잘못 씀)
*땀이 배여(-> 배어) 있는
*큐슈-> 규슈(총 7군데, 또 ‘일본 큐슈’는 띄어 쓰고 ‘북부큐슈’는 붙여 씀)
*옛부터-> 예부터
*산지로써-> 산지로서
*뿐만 아니라-> 그뿐만 아니라(5군데)
*자방세력-> 지방 세력('지'를 '자'로 씀)
*쫒겨나자-> 쫓겨나자(받침 ㅊ을 ㅈ으로 씀)
*오늘로서-> 오늘로써
*용맹스런-> 용맹스러운
*시민들이 바랬던-> 바랐던
*걸맞는-> 걸맞은
*건냄으로써-> 건넴으로써
*개금을 함으로서(함으로써)
*그리고는-> 그러고는
*전라도에서 삶은(-> 삶을) 마친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치미를 담는다-> 담근다
*상여소리-> 상엿소리
*꺽창-> 꺾창
띄어쓰기
*전세계로-> 전 세계로(띄어 쓴 곳도 있음.)
*신명나는-> 신명 나는
*이와같이-> 이와 같이
*만들어 졌다-> 만들어졌다
*뿌리 내리게-> 뿌리내리게
*기름진데다-> 기름진 데다
*오래 전부터-> 오래전부터
*자리잡다-> 자리 잡다
*신전같은-> 신전 같은
*지목할 수 밖에-> 지목할 수밖에
*알 수있다-> 알 수 있다
*호랑이같다고-> 호랑이 같다고
*견훤출생의-> 견훤 출생의
*이 같이-> 이같이
*이같은-> 이 같은
*첫 발을-> 첫발을
*그 중에서-> 그중에서
*그밖에도-> 그 밖에도
*1800척 가량을-> 1800척가량을
*이와함께-> 이와 함께
*전남출신이(-> 전남 출신이) 547명, 전북 출신이 425명이다.
(‘전남출신’은 붙여 쓰고, ‘전북 출신’은 띄어 쓰고)
*또 다시-> 또다시(여러 군데)
*군인들 뿐만이 아닌-> 군인들뿐만이 아닌
*본격화 되었다-> 본격화되었다
*박정희정권 하에서-> 박정희 정권하에서
*약화 되어갔다-> 약화되어 갔다
*그 때부터-> 그때부터
*그 만큼-> 그만큼
*사고 팔 수도-> 사고팔 수도
*명절 때 마다-> 명절 때마다
*기록이 발견되었는 데-> 발견되었는데
*발전시키는데(->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띄어 써야 할 의존명사 ‘데’를 붙여 쓴 곳이 수두룩)
*경상도 보다(-> 경상도보다) 앞선
*백제와 일본간의-> 일본 간의('간' 띄어쓰기도 수두룩 틀림)
*있는 듯 했습니다-> 있는 듯했습니다
이렇듯 역사 왜곡 논란 외에도 <전라도 천년사>는 맞춤법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출간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오은미 전북도의원이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기한 내용을 소개한 글이다.
총 34권, 예산 24억원, 집필 ·편집 인원 600여 명이 참여해서 편찬한 <전라도 천년사>

일본 역사서를 인용하여 논란을 빚고 있는 <전라도 천년사> 편찬의 재논의를 촉구하며 강성희 의원과 함께 성명서를 냈습니다. 현재 전북도청 현관 앞에서는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많은 분이 도지사 면담과 폐간을 요구하며 1주일 넘게 철야 농성하고 계십니다.
<전라도 천년사>의 졸속적인 편찬을 우려하며, 재논의를 촉구합니다. 일제 식민사관적 표현으로 인해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던 <전라도 천년사> 편찬이 지역시민 사회와 학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어 심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라도 천년사> 편찬은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5월 7일까지 2주간 홈페지에 해당 내용을 공람하며 전라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전라도 5천년의 역사를 집대성할 기록물로 남게 될 <전라도 천년사>는 옛날로 치면 <사초>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사학자 개인의 기록이 아닌 정부기관의 공식적인 기록으로서 <전라도 천년사>는 역사 주권과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전라도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 세우는 데 이바지해야 합니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친일 매국 외교와 더불어 과거사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 없이 역사 왜곡과 재침야욕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일본 위정자들의 행태가 노골화되고 있는 이때, 거액의 국민 세금을 들여 편찬한 역사서가 오히려 이들의 망언에 힘을 실어줄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계에서조차 진위가 의심되고 있는 일본 역사서의 내용을 적극 차용하는 등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전문적 영역이라 하지만, 역사를 개척하고 민족의 앞날을 책임져 나갈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관점에 입각한 역사기록은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나아가 방대한 역사 편찬자료를 단 2주라는 짧은 기간에 공람토록 하는 것은 졸속편찬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힐 것이며, 의견제출 방법을 공식적 접수가 아닌 담당자 개인의 이메일을 통해 제출하도록 한 것은 불통편찬의 사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
역사문제가 순수한 역사문제로만 될 수 없는 오늘, 전북 정치권이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공람기간의 충분한 연장, 공식적인 방식으로의 의견 수렴방식의 전환, 쟁점 내용에 대한 대중적 검증과 공개토론회 등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2023년 5월 7일. 진보당 국회의원 강성희·진보당 전북도의원 오은미
/정혜인(전주시민·교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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