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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전주을 재선거 전후로 전주시내 곳곳에 진보당을 겨냥해 '간첩당', '공산당'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잇따라 나붙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을 향해 "국회 국방위원회 배정 불가“라는 색깔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가뜩이나 긴 3년여 동안의 의정공백을 메워 나가야 할 지역구와 해당 주민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높다.

자유민주당 ”진보당은 간첩당“...이색 현수막 대거 내걸어 따가운 ‘눈총’

전주MBC 4월 11일 뉴스 화면(캡처)
전주MBC 4월 11일 뉴스 화면(캡처)

전주MBC는 11일 ‘진보당은 간첩당'...색깔론 현수막, 누가?’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자유민주당'이라는 극우 정당이 붙인 것“이라고 밝힌 기사는 ”원색적인 색깔론이 담긴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다시피 하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며 전주한옥마을 인근 거리 500m 남짓한 도로변을 따라 가로수에 하얀 현수막들이 줄지어 붙어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사는 이어 ”'자유민주당'이 붙여 놓은 현수막인데, '진보당은 통진당', '간첩당, '나는 공산당이 싫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며 ”전주 시내에 나붙은 현수막만 무려 100여 개에 달하는 가운데 거리의 시민들에게 물어봤더니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대체로 현수막 내용에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제주 4·3사건, '공산 폭동'이라는 현수막 내걸어 논란 일으켰던 당“

한 전주시민은 이날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쁜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진보당에 대해 낙인을 찍어가지고 국회에 진출하는 걸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내건 자유민주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종북 좌파 척결'을 내세우며 지난 2021년 창당된 극우 정당”이라고 밝힌 기사는 “이 당의 당원이면서 전주시민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시민들에게 진보당의 실체를 알리고자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밝혔다”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가의 사과와 배상이 이뤄지고 있는 제주 4·3 사건을 두고 '공산 폭동'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켰던 당”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당의 대표인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은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는 기사는 “극단적인 주장이 '정당 현수막'이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반복되면서 공론장에 악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강성희 의원 “국방위 배정 불가, 색깔론 제기 정우택 국회부의장에 사과 요구”

한편 이날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국방위는 안된다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해당 발언을 한 정우택 국회부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강 의원은 "진보당의 전력을 문제삼아 자신의 국회 국방위원회 배정 불가라는 색깔론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감청 문제에 대해 엄중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청주시 상당구)은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국회 국방위원회에 배정해서 안된다며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에 재조정을 촉구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회 부의장인 정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현재 국회 상임위 배치상, 진보당 당선인이 국방위에 갈 상황"이라며 "그러나 진보당은 2014년 헌법재판소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위헌 정당'이라며 내란 음모 혐의로 강제해산 했던 통합진보당의 후신 정당"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최근 적발된 제주 간첩단 총책도 통진당 출신 진보당원, 2017년 7월 문재인 정권 시절,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 후 작년 11월까지 북한 지령을 십수 차례 수령 대북 보고문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도 덧붙였다.

“강성희 의원 약속은 진보당 약속...100석 같은 1석으로 보답하겠다”

강성희 의원은 그러나 "이번 재선거 과정에서 전주 시민이 보여준 열정을 절대 잊지 않겠다"면서 "전주시민의 열망으로 정치를 바꾸고 정치개혁 1번지 전주를 꼭 지켜내겠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고소 고발 건에 대해서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혀 사실상 취하할 뜻을 내비쳤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성희 의원이 한 약속은 진보당의 약속이라며 100석 같은 1석으로 진보당에 보내준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힌 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보여준 민심을 받들어 정부와 여당에 맞서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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