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선정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새로운 표현 방식과 경계가 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화라는 예술 장르의 영역 확장을 시도한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30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과 전체 상영작 등을 공개했다.
올해 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란 슬로건을 내걸고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과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상영작 수는 42개국 247편으로 전주 돔에서 열리던 영화제를 전주 영화의거리 등으로 옮겨 골목상영을 진행하는 등 공간의 확장도 꾀한다.
개막작은 벨기에를 대표하는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로 회색빛의 벨기에 도시를 배경으로 소외된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로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여인의 시간을 조명한다.
민성욱·정준호 공동 집행위원장과 전진수·문석·문성경 프로그래머, 박태준 프로듀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화와 관광의 도시 ‘전주’에서의 국제영화제를 강조하며 ▲과도기 공간 운영의 장점 최대화 ▲전주시 연계 사업을 통한 축제성 강화 ▲영화 제작 환경 조성을 위한 영화제의 역할 강화 등을 공개했다.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리는 국제영화제는 시네마프로젝트 10주년 특별전, 동아시아 영화 특별전, 씨네투어 및 관객과의 소통 행사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개막작, 뤽 다르덴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

올해 개막작은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다. 피는 섞이지만 남매로 사는 이들은 벨기에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마약장사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 영화는 제75회 칸 영화제 75주년 기념상 수상작이기도 하며, 이주민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긴장감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칸이 사랑한 거장’으로 불리는 다르덴 형제는 영화제 기간에 전주를 찾을 예정이다.
폐막작,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로, 김애란 소설가의 동명 단편 작품을 영화화했다. 박하선, 전석호, 김남희, 문우진 배우 등이 출연하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여인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사회적 재난이나 사건·사고로 안타까운 죽음 이후 남은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600여편 해외 영화, 1,200여편 국내 영화... 뜨거운 경쟁 펼쳐
국제 경쟁 장편 '가벼운 재앙'

갈수록 높아져 가는 영화제의 위상에 참여 작품의 경쟁도 뜨거워졌다. 국제영화 부분에서는 작년 다큐멘터리의 약진이 이어졌다면 올해는 다양한 시선의 극영화와 실험영화가 약진했다. ‘구름에대하여·부재·애프터·가벼운 재앙·H·밤의 우회로·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조용한 이주·사셴카·돌을 찾아서’ 등 10편이 선정됐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출신 올렉산드르 조브나 감독의 작품은 전쟁의 불길에 휩싸여 있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투영해 볼 수 있다.
국내 경쟁 장편 '우천사'

한국경쟁 장편은 111편으로 작년보다 10편 줄었으나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선보였던 감독들이 다시금 돌아왔다. 심혜정, 신동민, 한제이, 윤수익 감독 등이 그 주인공으로, ‘너를 줍다·당신으로부터·미확인·믿을 수 있는 사람·밤 산책·수궁·어쩌다 활동가·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우리와 상관없이·잔챙이·폭설’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경쟁 단편 '나는 피아노를 버렸다'
한국경쟁 단편도 1천여편이 출품됐으며, 코로나19 기간의 가정과 사회 안팎의 돌봄, 사회적 약자 등이 소재가 되었다. 또한 브이로그 방식의 출현도 신선함을 보였으며, 총 25편이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만든 영화들, 다시 전주 찾는다
시네마프로젝트 '아무도 없는 곳'

그간 10년을 맞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올해는 상영될 예정이다. 저예산 장편영화의 활성화를 목표로 2014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로 33편의 영화가 나왔으며, 로카르노·마르델플라타·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아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높였다. ‘겨울밤에·노무현입니다·설행-눈길을 걷다·아무도 없는 곳·초행·우아한 나체들·이사도라의 아이들·엘 모비미엔토·노나·아웃사이드 노이즈’ 등 총 10편이다.
이 중 연예인 아이유(이지은), 한소희 등이 출연한 작품도 공개돼 관심이 뜨겁다. 박태준 프로듀서와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그간 전주국제영화제가 만들어온 영화적 성과가 다시금 전주에서 조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 선정작 '경주'

새롭게 만들어진 ‘동아시아 특별전’은 한국·일본·중국의 활발한 교류를 목표로 7개 작품을 선보인다. 40년을 맞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KAFA)’의 단편영화 40편 특별 상영.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백현진 배우가 선정한 7개의 작품, 영화계의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두 편 등도 흥미를 더한다.
전주시 전역으로 상영 넓힌 영화제, 새 프로그램도 한가득
한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전주돔’이 없어졌다. 현재 해당 부지에 ‘영화의 집’을 건설하는 만큼 개막작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시상식과 폐막식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첫 시도한 골목상영과 야외 상영은 ‘골목상영’, ‘영화X산책’ 등으로 더욱 강화했으며, 부대행사 장소도 남부시장, 동문 문화센터, 서학예술마을, 전라감영 등으로 정해 영화제 무대를 넓게 쓰기로 했다. 또한 독립영화계에 활발히 활동하는 소속사 ‘눈컴퍼니’의 배우들이 관객과의 소통을 가질 예정이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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