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전주을' 국회의원 후보자 선관위 주관 방송토론회 '쟁점'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가 29일 밤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전주MBC 화면 캡처)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가 29일 밤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전주MBC 화면 캡처)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가 29일 밤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전국 유일의 국회의원 재선거를 1주일 앞두고 실시된 토론회여서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공약과 정책 등의 핵심 토론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옛 대한방직 공장부지 개발’ 공통질문...개발엔 ‘찬성’, ‘방법’엔 차이 

특히 이날 진행된 후보자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대목은 전주을 지역구의 가장 오랜 현안이자 20여년 동안 특혜 시비거리로 이어온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에 관한 공통질문의 답변이었다. 공통질문으로 주어진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 문제에 대해 대부분 후보들은 공공의 이익을 전제로 한 신중한 접근을 언급했지만 후보들 간 차이가 분명했다. 

이날 사회자는 먼저 “옛 대한방직 터에 관한 찬반 입장을 먼저 밝힌 뒤, 반대한다는 그 이유를 밝히고, 찬성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혀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1분 동안 답변'하도록 요구한 이 질문에 대해 무소속 임정엽 후보와 김호서 후보의 경우 현 토지주인 ㈜자광의 개발 계획안에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찬성)을 보였다. 반면 진보당 강성희 후보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내 논쟁이 펼쳐졌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잠정적 찬성을, 무소속 안해욱 후보는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다음은 이날 각 후보들이 답변한 내용을 순서대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임정엽 후보 “익스트림타워에서 멋진 삼천천 구경한다면...전주 관광 넘쳐 나지 않을까”

임정엽 후보
임정엽 후보

첫 번째로 임정엽 무소속 후보는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에 찬성하며 전주가 뭔가 해야 하는 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이라며 “다만 시민들의 욕구 충족, 전주시의 발전과 궤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그렇게 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고, 방향은 전주가 야간 관광 특화도시로 지정됐기 때문에 전주시의 한옥케이블카 사업 등과 연계해서 익스트림타워에서도 멋신 삼천천을 구경한다면 전주가 관광이 넘쳐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경민 후보 “잠정적으로 찬성하지만 시민들 의사 소중히 여겨야”

김경민 후보
김경민 후보

두 번째로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는 “옛 대한방직 부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며 “행여 제2의 대장동사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막대한 이익이 나는 개발사업에 개발 이익 40%를 환수하는 조건에 대한 ㈜자광의 확답은 없다”며 “개발 이익 환수와 더불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고려하는 공간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조건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잠정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시민들의 의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디.

강성희 후보 “농협중앙회·금융 공기업 유치...전북형 공공은행 설립하겠다”

강성희 후보
강성희 후보

세 번째로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20년 묵은 옛 대한방직 터 개발을 신속하게 해야한다”며 “지금과 같은 특혜시비와 갈등을 해소하고 개발 이익을 환수하여 전주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강 후보는 “옛 대한방직 터를 농협중앙회 이전의 위치로 하고, 금융중심 복합센터를 만들어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며 “금융중심 복합센터에는 농협은행과 유통·제조·식품 등 농협중앙회를 통째로 옮겨오고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 공기업을 유치하여 전북형 공공은행을 설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강 후보는 “개발 부지 안에는 상업용지 뿐만 아니라 공원·체육·문화시설 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해욱 후보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실천 방안은 미약하니까 좀 더 두고 연구해 보겠다”

안해욱 후보
안해욱 후보

네 번째로 안해욱 무소속 후보는 “전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초 지식이 부족하지만, 옛 대한방직 부지가 전주시나 공공이 갖고 있지 않고 민간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어떻게 20년 동안이나 개발을 논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옛 대한방직 부지가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좀 더 시간을 두고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호서 후보 “랜드마크 부족한 상황에서 익스티림타워 건설은 기대감 매우 크다”

김호서 후보
김호서 후보

마지막, 다섯 번째로 김호서 무소속 후보는 "앞으로 옛 대한방직 부지에는 거대한 인프라가 형성된다"며 "컨벤션센터, 호텔, 문화시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며 지역의 랜드마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익스티림타워의 건설은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컨벤션센터나 문화시설이 부족한 시점에서 민간 기업이 개발을 한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한 김 후보는 "다만 교통과 환경, 교육, 주민 편익시설 등 공공성을 강화하고 토지 용도 변경에 따른 막대한 개발 이익 환수방법이 현행법으로는 확실하지 않아서 추후에 대장동처럼 특혜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단체, 전주시, ㈜자광이 절충점을 찾아서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호서·강성희 후보 “엉터리 공약”, “현실성 있다” 상호 공방

이날 토론회에서 옛 대한방직 부지에 관한 논쟁은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무소속 김호서 후보는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입장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따져 물었다. 

이에 강성희 후보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조성해야 한다”면서 "농협은행과 유통·제조·식품 등 농협중앙회를 통째로 옮겨오고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공기업을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호서 후보는 ”전라북도가 이미 혁신도시에 국제금융센터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금융중심도시는 혁신도시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엄청나게 비싼 옛 대한방직 부지에 민간(토지주)이 팔 계획도 전혀 없는 곳에 전혀 엉뚱한 공약을 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29일 열린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토론회에서 김호서 후보(왼쪽)와 강성희 후보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논쟁을 벌였다.
29일 열린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토론회에서 김호서 후보(왼쪽)와 강성희 후보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논쟁을 벌였다.

 "이런 엉터리 공약을 하면 전주시민들은 어떡하란 말인가?"...공개 무시 '논란' 

그러자 강 후보는 ”부지에 대한 문제는 ㈜자광이 계획하고 있는데, 지금 ㈜자광은 부지에 대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철거 과정에서 노동자가 사망하고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해 철거가 중단됐다“며 ”철거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익스트림타워와 아파트 등을 고민하고 있지만 공업용지가 상업용지로 전환되지도 않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전주시가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고, 땅을 팔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고, 수용 가능성도 없고, 대다수 전주시민들은 ㈜자광이 전라북도의 랜드마크와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지어서 엄청난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고, 전북도는 혁신도시 국민연금관리공단 부지에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서 관련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역 사정을 전혀 모르고 이런 엉터리 공약을 하면 전주시민들은 어떡하란 말인가?“라고 역시 되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옛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저의 개발 공약에 많은 시민들이 좋아했다”며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두 후보 간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상대방의 공약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은 많은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이처럼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을 놓고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간에는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선거 이후에도 개발 방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현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