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속보

전북 전 지역에 22일부터 내린 눈이 최고 50cm가 넘는 등 폭설에 한파까지 겹쳐 얼어붙은 도로 곳곳에서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4일까지 도내 전역에 걸쳐 많은 눈과 한파가 예상되면서 김관영 전북지사는 재난안전 대응을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 '피해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하는 등 전주시도 지난주 시민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던 제설작업 부실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직접 우범기 시장이 제설 상황을 점검하며 ‘과할 정도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주시 주요 도로 퇴근길 주차장 방불...제설차 진입 엄두 못 내...30여 건 구급 신고 

22일 군산시 옥산면 농수로에서 차량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22일 군산시 옥산면 농수로에서 차량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22일 오후 6시부터 전주·군산·익산지역 등 전북 전역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설로 퇴근길 곳곳에서 교통 대란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속출했다. 특히 전주시 팔복동과 만성동 일대 주도로에서는 퇴근 차량들이 미끄러운 도로에서 뒤엉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시민 이모 씨(전주시 덕진구 송천동)는 “평상시 30분이면 도착할 거리가 2시간 30분 넘게 걸릴 정도로 도로가 미끄러웠다”며 “차들이 도로에 늘어선 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설작업 차량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며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도로와 계단 등지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낙상사고 등 기습 폭설로 인해 전북도 소방본부에만 이날 30건 이상의 구급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 전역 '대설경보', 임실·순창지역 50㎝ 이상...가장 많은 눈 쌓여 

 대설특보가 내려진 22일 오후 6시 30분경 전주시 팔복동의 한 도로 위를 지나는 차량들 모습.   
 대설특보가 내려진 22일 오후 6시 30분경 전주시 팔복동의 한 도로 위를 지나는 차량들 모습.   

23일 새벽 3시 기준 전북지역 14개 전 시·군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적설량은 임실(강진) 지역이 37.5㎝로 가장 많이 내렸고, 순창(복흥) 30㎝, 정읍 20.7㎝, 김제(진봉) 16.9㎝, 무주(덕유산) 16.5㎝, 군산 13.6㎝, 부안 12.3㎝, 장수 12㎝, 남원 10.3㎝, 전주 9.5㎝, 진안(주천) 7.4㎝, 익산 7.2㎝, 완주 3.4㎝ 등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설량은 밤새 내린 눈으로 10~20cm 가량이 더 쌓여 23일 오전 6시 기준 적설량은 임실(강진) 53.6㎝, 순창(복흥) 53㎝, 정읍 28.5㎝, 군산 28.4㎝, 전주 14.3㎝ 등을 기록했다.  

설상가상, 이번 눈은 2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출·퇴근길 보행 및 차량운전은 물론 수도관 및 보일러 동파 사고에도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더욱이 무주·진안·장수지역은 한파경보, 익산·남원·완주·임실·순창지역은 한파주의보까지 발효 중이어서 안전사고와 동파 등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북 전역 시간당 3~5cm 눈 내일까지 더 내려...‘차량운전·동파' 주의 

기상청에 따르면 23일에도 전북지역에 시간당 3~5㎝ 내외의 눈과 함께 강한 돌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 이번 눈은 24일 오전까지 10∼25㎝, 많은 곳은 30㎝ 이상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수준을 3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전북도는 22일 도로 1개 노선(남원 지리산 정령치 12㎞)과 국립공원 31개, 도립공원 26개, 군립공원 8개 등 총 8개소 65개 탐방로 노선을 통제한 상태다. 군산~어청도 등 도내 4개 항로 5척의 여객선도 이날 모두 결항됐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전북 전역에 매우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출·퇴근 시간에 대부분 지역에 길이 미끄러우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기온이 크게 떨어져 수도관 및 보일러 동파 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주 내린 폭설로 도로 곳곳에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폭증했던 전주시는 22일 오전부터 제설차량 등을 이용해 영화칼슘을 살포하며 제설작업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전주시 제설용 모래 '바닥'..."제설 대책 너무 소홀" 비난 잇따라 

22일 오후부터 전주-군산 도로에 많은 눈이 내려 차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22일 오후부터 전주-군산 도로에 많은 눈이 내려 차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제설용 모래가 바닥이 나 지역 주민들은 이면도로 등 좁은 골목길의 차량 운전에 큰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시가 제설 대책을 너무 소홀히 했다"며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22일 밤 10시 48분께 임실군 순천-완주고속도로 완주방향 임실나들목 인근에서 탱크로리가 전복된 후 불이 났다. 이 불로 현재 순천완주선 도로 일부가 통제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후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임실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30㎝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앞서 이날 새벽 7시 30분쯤에는 고창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탱크로리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경유와 등유 600L가 도로 위로 유출되기도 했고, 8시쯤에는 군산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도로 옆 농수로로 빠져 전도되기도 했다.

또한 폭설로 인해 도내 30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전북교육청은 폭설·한파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한편 기상 상황에 따라 단위학교에서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 및 등·하교시간 조정, 단축수업 등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전북도는 장비 446대와 인력 500여 명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주말까지 많은 눈이 내리고 강추위가 이어지겠으니 차량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과하게 느낄 정도로 폭설·한파 대비" 강조 불구 도로 곳곳 결빙, ’역부족‘ 

도내 대부분 지역의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 운전은 물론 보행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내 대부분 지역의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 운전은 물론 보행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범기 전주시장도 22일 오후 주요 도로의 제설 상황을 확인하는 등 대설·한파 현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우 시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가능한 전 인력·장비를 동원해 폭설·한파를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조금 과하게 대응한다고 느낄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폭설과 함께 전북지역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3도에서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등 낮에도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도로 곳곳이 결빙돼 차량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강풍 경보가 발효 중인 군산과 김제·부안·고창 외에 한파특보와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도내 대부분 지역의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 운전은 물론 보행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중부지방과 전북지역에 많은 눈과 더불어 한파가 몰아치고 충청권과 전라권 그리고 제주도를 중심으로 24일까지 계속해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적설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그리고 울릉도·독도에는 10~25cm 전북과 전남권 서부, 그리고 제주도중산간에는 최대 30cm 이상의 눈이 내리는 곳이 있고 동파 가능지수가 높음 수준으로 예보됐다.

따라서 기상청은 "수도관 및 보일러 동파에 유의할 것"과 "비닐하우스나 약한 구조물 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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