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현장

전주시를 비롯한 전북 전 지역에 17일부터 대설경보와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많은 눈이 내렸지만 행정의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전주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안내해 놓고 정작 주도로는 물론 인접도로 등의 제설작업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대중교통 시설에 대한 관리 소홀로 시민들의 불만과 항의가 주말과 휴일 내내 SNS 상에서 폭증했다. 

"불편 없도록 하겠다고 해놓고 제설차 보이지 않아"...시민들 불만 '폭증'

18일 한 전주시민이 도로 결빙 상태를 SNS상에 공유한 사진(캡처)
18일 한 전주시민이 도로 결빙 상태를 SNS상에 공유한 사진(캡처)

17일 전주시를 비롯한 전북 대부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리자 전주시는 SNS 커뮤니티 공간에 ‘시민 여러분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설경보가 해제되는 시점까지 염화칼슘 도포 및 제설작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제설차 35대를 투입해 운행하여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안내 홍보를 했지만 오히려 악플들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홍보가 되레 역풍을 맞았다.

전주시는 이날 오후 함박눈이 계속 내리자 재난 안전 문자를 카톡 등을 통해 발송했지만 부정적인 댓글이 계속 올라왔다. "대로변에 제설차 한 대 구경 못했다"며 "거짓말을 하는 전주시정과 시장의 무능함을 규탄한다"는 글들로 이어졌다. 

심지어 “차가 한 대도 다니지 못할 정도로 도로에 눈에 쌓여 있는데도 공무원은커녕 모래주머니도 보이지 않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날 서울에서 늦게 기차로 전주역에 도착했다는 한 시민은 “전주역에서 완산구 삼천동의 집까지 걸어가는 내내 제설차량을 한 대도 보지 못했다”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교통사고 날 것 다 나고, 위험하게 운전할 것 다하고 나니 비상소집이라니?"

SNS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온 전주시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글들.
SNS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온 전주시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글들.

전주시는 18일에도 ‘폭설에 따른 전주시 제설 현황 안내’ 문자를 통해 “어제 오후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시내 도로 곳곳이 마비돼 시민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어제 오후 3시부터 시청 전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해 오늘(18일)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주요 도로에 제설차 35대를 동원해 제설작업을 진행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시민은“교통사고 날 것 다 나고, 위험하게 운전할 것 다하고 나니 비상소집해서 제설작업했다고 자랑하는 거냐”며 “이태원사고와 다를게 뭐냐”고 비난했다. 앞서 전주시 완산구청은 '겨울철 대설·한파에 따른 도로결빙 등 겨울철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 9일 제설 취약 구간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홍보했다. 

12일 관련 내용이 많은 지역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이번 현장 점검은 겨울철 갑작스러운 대설상황에서도 안전한 도로·보행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행됐다”는 보도자료는 “완산구는 지난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겨울철 중점 제설기간으로 설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겨울철 상습결빙 도로관리를 위해서 염화칼슘 700톤, 소금 450톤 등 제설자재와 덤프트럭, 살수차 등 69대의 제설장비를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도로가 주차장, 대설경보만 발령하고 공무원들은 대비 안 해...전주시 최악" 비난 

전주시가 18일 시민들에게 발송한 안내 문자.
전주시가 18일 시민들에게 발송한 안내 문자.

또한 "조달청 염수분사장치 설치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에 선정돼 12월 중 주요 제설 취약 지역인 완산동 용머리고개에 자동 염수분사장치를 설치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지난 주말과 휴일 내린 눈이 쌓이자 시민들은 ‘도로가 주차장이다’, ‘대설경보만 발령하고 공무원들은 대비를 안했다’, ‘전주시 최악이었다’ 는 반응의 댓글이 순식간에 수백개에 달할 정도였다. 

이처럼 17일과 18일 내린 눈과 한파로 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전주시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겨울에 비해 올해의 대응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주시 지난해 선제적 대응과 대조..."시장 바뀌니 제설작업도 바뀌나?" 

17일 대설주의보 발효 후 전주시내 도로 모습.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전주시내 도로 모습.

전주시는 지난해 종합제설대책을 세우고 대설경보 6시간 전 제설작업 여부에 대한 상황 판단에 나서는 등 경보 4시간 전에는 교량·터널 등 취약구간 사전 살포, 3시간 전에 전 노선에 대한 사전살포를 진행했다. 또한 7㎝이상 폭설 시에는 전 직원이 동원돼 이면도로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시장이 바뀌니 제설작업도 사라졌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17일 전북지역에선 군산·정읍·김제·부안·고창·순창의 6개 시·군에 대설경보가, 전주·완주·익산·남원·진안·임실·무주·장수 등 8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이후 18일에는 발효 지역이 14개 시·군에서 9개 시·군으로 줄었지만 대설경보 및 주의보에 이어 한파경보와 주의보까지 겹친 가운데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하는 등 주요 등산로와 뱃길, 하늘길이 통제됐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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