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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장이 부동산 투기를 비롯해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한 편파 변제 등의 파문으로 임명된 지 불과 3주 만에 사퇴해 따가운 시선을 받은 전북개발공사가 전임 사장 시절에도 자금 운영과 인사 관리 등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북개발공사는 해마다 공사 창립일을 유급 휴일로 부적절하게 운영해 3년간 직원 30여명에게 휴일 근무수당을 지급하는가 하면, 병원 진료나 가사 등 개인 용무, 외부 강의나 심사 등을 공무상 출장 처리한 사례들 외에도 용역업체에 맡긴 인재 채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이 자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국민임대주택 특별수선충당금 적립·사용 부적정...시공관리 소홀 등 문제점 ‘수두룩’

전북개발공사 전경
전북개발공사 전경

15일 전북도가 전북도청 누리집에 공개한 ‘전북개발공사 재무감사결과 처분요구서'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 외에도 201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개발공사에서 추진했거나 추진 중 또는 계획 중인 사업 등에 대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부동산 거래 내역 등에 대한 감사 결과 모두 15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는 국민임대주택의 수리 등에 사용되는 특별수선충당금을 적정하지 않게 사용하거나, 위탁운영 중인 호텔의 관리가 미흡한 점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또한 공공주택의 특별수선충당금을 적립해 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국민임대주택을 지은 뒤 하자 보수 등을 위해 적립해야 하는 특별수선충당금은 4분의 1 가량인 17억 7,000여만원이 모자랐지만, 수선충당금 가운데 10억여원을 특별한 사유 없이 관할 시장·군수와 협의하지 않고 사용한 내용도 드러났다. 여기에 임대주택 지하 주차장의 바닥재 부실 공사나 조경수 고사 등 하자를 방치하는 등 소홀한 시공 관리도 지적됐다. 

부안의 '모항해나루호텔' 위탁 운영 과정도 분기별 실적 자료를 받지 않거나 영수증과 세금계산서 같은 증빙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등 허술한 운영·관리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530만원 주고 대행업체에 맡겨 자격심사 없이 채용...서류전형 모두 합격

                              전북도청 전경
                              전북도청 전경

이밖에 전북개발공사는 2019년부터 2020년 3차례에 걸쳐 센터장과 선임 코디네이터 등 8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응시원서를 직접 접수하는 대신, 온라인 대행업체에 530여만원을 주고 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이 업체는 서류전형 과정에서 응시자의 자격 적합 여부를 묻거나 따지지 않고 구비서류만 갖추면 모두 합격시켜, 2019년 채용 때는 응시자 8명 전원이, 2020년에는 응시자 9명 중 8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자격 미달 응시자가 합격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자격 심사를 거치지 않은 응시원서가 면접까지 올라온 것은 개발공사에서 경력 인정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행정상 처분인 시정 3건, 주의 6건, 시정·주의 1건, 주의·개선 2건, 개선 2건, 통보1건 외에 신분상 처분으로는 4명에 대한 훈계에 그쳤다. 이번 감사는 전북개발공사가 지난 2018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행한 공공임대주택사업 및 도시개발사업 조성공사 등 각종 사업들의 추진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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