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제12대 지방의회 개원, 출발부터 ‘삐거덕'...무엇이 문제(3)

소수 정당들이 제12대 전북도의회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 사실상 단독으로 지방의회 의장단을 구성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성토를 쏟아냈다. 소수 정당 출신 당선자들은 ”협치도, 소통도 모르는 권력의 독식“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전북도의회 국민의힘 이수진(비례대표) 당선자와 정의당 오현숙(비례대표) 당선자, 진보당 오은미(순창) 당선자는 이날 도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가 민의 대변과 집행부 견제 등 본연의 사명을 다하려면 민주당이 관행처럼 행해온 기득권 독식 카르텔부터 깨져야만 한다”며 “민주당의 일당 독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집행부 견제는 고사하고 도지사 거수기 역할 외에 큰 의미 없을 것...독식 카르텔 깨져야“

전북도의회 소수 정당 당선자(왼쪽부터 진보당 오은미, 국민의힘 이수진, 정의당 오현숙)은 3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당 독식 구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북도의회 소수 정당 당선자(왼쪽부터 진보당 오은미, 국민의힘 이수진, 정의당 오현숙)은 3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당 독식 구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이수진 당선자는 “전북발전은 여야간 협치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민주당은 스스로 의장단 독점을 탈피하는 등 자정노력을 보여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오은미 당선자는 “도의회가 지금처럼 민주당 독점 체제하에 있다면 집행부 견제는 고사하고 도지사 거수기 역할 외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이는 민주당을 위해서도 좋지않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는 결국 도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오현숙 당선자는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민주당은 소수 정당과의 협치를 통한 전북발전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도의회를 ‘그들만의 리그’로부터 구해내라는 도민의 명령에 따르겠다”며 의장단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절대 다수 상황 속 소수 정당 의장단 출마 '주목' 

KBS전주총국 6월 28일 뉴스(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6월 28일 뉴스(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전북도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이수진 당선자는 부의장에, 오은미 당선자는 농산업경제위원장에 출마할 계획이다. 새로 출범하는 제12대 전북도의회는 40명 위원 정원 중 민주당이 37명으로 절대 다수인 가운데 국민의힘과 진보당, 정의당이 각각 1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모두 9석이 걸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한 채 사실상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공식적인 원 구성은 1일 제12대 의회 출범과 함께 닷새간 열릴 첫 임시회에서 전체 투표로 결정되지만, 민주당 외 여타 정당은 교섭권(6석 이상) 자체가 없어 이번 민주당 측 투표로 원 구성은 완료된 것과 다름없다.

전체 40석 중 93%인 37석을 민주당이 석권한 점을 고려하면, 그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당 독식 구도 속 집행부 견제·감시 제대로 해내려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30일 밝힌 논평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30일 밝힌 논평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이와 관련해 30일 낸 논평에서 “지방의회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책임과 역할은 바로 단체장을 견제하고 잘못된 정책을 수정해서 시민이 원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경종을 울려주었다.

이어 논평은 “민선 8기를 이끌어갈 의원들은 과거 의회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특히 소극적인 태도나 타성에 젖은 관행들과 깨끗이 결별하고 새로운 출발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일당 독식 구도'란 오명을 달고 출범한 제12대 지방의회가 과연 제 기능과 역할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해낼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러운 지점을 새삼 짚어준 대목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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