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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가 연속으로 전북애향운본부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고 나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문은 지난 31일 1면에서 ‘시대적 소명 다한 전북애향운동본부 “이제는 발전적 해체에 나서야”’란 제목의 기사에서 '해체론'을 들고 나선 데 이어 2일 사설에서도 '해체론'에 무게를 실었다. 

[해당 기사] 

전북일보·전북도민일보 사장 돌아가며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하더니 “해체론” 주장, 왜? 

‘전북애향운동본부 발전적 해체를’이란 사설에서 신문은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노쇠화하고 있어 새로운 민간단체로 발전적 해체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라며 전북애향운동본부 출범 배경과 ‘내 고장 사랑으로 낙후의 때를 벗자’는 슬로건 등을 소개했다. 

“변화에 적응치 못한 채 노쇠화하고 존재감 상실”

전ㅁ북도민일보 6일 2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전ㅁ북도민일보 6일 2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면서 “전북애향운동본부는 지난 45년 동안 낙후 전북발전과 전북도민의 내 고향 사랑이라는 애향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해왔고, 전북인재, 향토기업 육성과 새만금 개발, LH 공기업 전북유치 등 전북 몫을 찾기 위해 고비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다”면서 “전북도민의 사랑을 받아야 할 전북애향운동본부가 발전적 해체란 논란에 직면한 것은 창립 당시와 다르게 환경과 시대가 바뀌고 있지만, 변화에 적응치 못한 채 노쇠화하고 존재감을 상실한 데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사설은 “애향운동본부는 전북낙후를 벗기 위한 지역개발사업 촉구와 인재양성 운동을 벌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북 도정의 대변 역할을 하다 보니 낡은 토호세력으로 관변단체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며 “창립 당시 70년대 후반은 전북이 개발에서 소외돼 경제적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고향 사람들끼리 뭉치는 애향운동이 빛을 발했으나, 현재 세계를 넘나드는 젊은 세대에게는 ‘낙후와 홀대’라는 신세한탄식 구시대적인 애향운동이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관변단체 한자리 차지, 윗사람 행세...‘꼰대’ 소리 들을 수 있다” 비판 

신문사 단독의 '해체론 주장'이 머쓱했던지 사설은 “과거 지역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에서 간간이 전북애향운동본부 해체를 주장한 바 있다”며 “당시 총재 1인 독주체제와 조직 노쇠화가 문제가 되었다”고 빗대었다. 

또한 “항간에서 전북애향운동본부가 ‘경로당이냐, 양로원이냐’는 비아냥이 많았다. 올해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새롭게 출범했으나 과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설은 “양로당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1940~50년생 창립 1, 2세대가 이제 새로운 사고와 경쟁력을 갖춘 50~60대 젊은 리더들에게 역할을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특히 말미에서 “관변단체 한자리를 차지하고 윗사람 행세를 하면은 ‘꼰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비아냥과 함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전북발전을 위해 꿋꿋하게 애향운동을 이어온 많은 분이 있다. 이들이 부끄럽지 않게 애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북도민일보가 전북애향운동본부를 향해 ‘해체론’을 연이어 강도 높게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많은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짓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전 대표이사(사장)가 전북애향운동본부의 총재를 오랫동안 맡아올 때는 해체론을 거론하지 않다가 올들어 총재직을 그만둔 이후 해체론이 지면을 통해 큼지막한 의제로 잇따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일보 비판과 주장,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북일보 3월 30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 3월 30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더구나 현 총재를 전북도민일보 사장에 이어 전북일보 사장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 '시대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과 '경로당'이나 '양로원'에 비유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설에서 "전북 도정의 대변 역할을 하다 보니 낡은 토호세력으로 관변단체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시선을 끈다. 

현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를 맡고 있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과 해당 단체가 이 같은 비판을 받아들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전 사장이 전북애향운동본부의 총재직을 18년여 동안 맡아 왔던 신문사의 잇단 '해체론' 주장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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