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진단] 전북에서 상처 남긴 민주당 승리, 무엇이 문제?(2)

6·1지방선거에서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전북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은 ‘그래도 민주당’을 보여주었지만 민주당은 ‘상처 뿐인 승리’를 안게 됐다.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들 중에는 김관영 후보가 최다 득표율(82.11%)로 전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시·군별로는 전주(우범기)와 군산(감인준), 익산(정헌율), 정읍(이학수), 남원(최경식), 김제(정성주), 완주(유희태), 진안(전춘성), 장수(최훈식), 순창(최영일), 고창(심덕섭), 부안(권익현) 지역에서 단체장을 석권했다.
14개 시·군 단체장 중 민주당 12곳 승리...일당 독식 구도 재편
전북의 14개 기초단체 가운데 12개 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텃밭의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무주(황인홍), 임실(심민) 등 2개 지역은 무소속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정읍, 완주, 순창, 고창지역 단체장 선거도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간신히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고창과 순창지역은 1~2%p 차이로 승리가 갈려 개표가 진행되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에서 지방 정치판 변화가 이번 선거를 주도했지만 전북도민은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을 선택한 셈이다.
진영 논리, 경력, 폭력 여부 등 네거티브 선거와 고소·고발로 점철된 전북교육감 선거는 서거석 후보(43.52%)가 당초 여론조사의 결과와 달리 천호성 후보(40.08%)와 접전을 벌이다 신승을 거뒀다.
국민의힘, 전북지역 제2 정당 ‘등극’...정의당 밀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정치 불모지에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도지사 선거에서 4년 전과 비교해 6배 가까이 득표율이 높아졌고, 정당 득표율도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 전북 지방의회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국민의힘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의 득표율은 17.88%로 민주당 김관영 후보(82.11%)에 크게 밀렸지만 두 자리수 득표율에 무려 15%가 넘는 역대 최다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20%대 득표율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조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북에서 얻은 14.42%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전북지역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민주당 73.85%, 국민의힘 15.25%, 정의당 7.35%, 진보당 1.56% 등의 순으로 나타나 국민의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기초의원 비례대표도 국민의힘은 19.27%로 정의당(10.2%)를 앞질었다.
특히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전북지역 정당 득표율 중 광역비례의 경우 3.63%에 불과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더구나 단 한 명도 지방의회에 진출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4년 만에 정치 불모지인 전북에서 약진하는 반면, 정의당은 전북에서 '제3의 정당' 지위로 밀려났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