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진단] 전북에서 상처 남긴 민주당 승리, 무엇이 문제?(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전국 민심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압승을 선사했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개표결과 국민의힘이 서울과 강원 등 12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을 비롯한 광주·전남과 경기, 제주 등 5곳에서만 당선이 확정됐다. 특히 경기지역에서는 2일 아침 6시 30분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김동연 후보가 1%p 내의 초박빙의 승리를 거둬 최대 이변을 낳았다. 

하지만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완승했던 민주당이 참패를 당하고 당시 완패했던 국민의힘에게 자리를 내준 모양새가 됐다.

김동연 경기지사 신승 불구, 민주당 대선 이어 연패...“거듭나야” 주문 비등

SBS 6월 2일 뉴스 화면 캡처
SBS 6월 2일 뉴스 화면 캡처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민주당에 쇄신·협치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민주당은 호남에 갇힌 형국이 됐다. 그나마 전북에서 김관영 도지사 후보가 82.11%의 전국 최다 득표율로 민주당의 자존심을 세워주었으나 국민의힘이 승리한 곳이 워낙 많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밖에 민주당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경기지사 외에 광주시장 선거에서 강기정 후보가, 전남지사 선거에서 김영록 후보가, 제주지사 선거에서 오영훈 후보가 당선됐을 뿐이다. 4년 전과 비교하면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4년 전 지방선거보다 9.3%p 낮았으며 48.9%를 기록했던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저조한 투표 원인에 대해 민심의 민주당 이반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공천 과정을 쇄신하고 당의 대대적인 정비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북 투표율 48.7% '역대 최저'...무관심 반영, 광주·대구 이어 가장 낮아

전북지역은 48.7% 투표율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가운데 1995년 첫 지방선거 이래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광주(37.7%), 대구(43.2%)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선 정국에 가려진 올 지방선거는 역대 깜깜이 선거, 최다 무투표 당선, 거기에다 전북지역에선 선거 브로커 암약 실태 폭로와 금품 선거, 후보들 간 네거티브 선거전이 난무해 지역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 현상이 투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설마했던 '무관심 선거'가 실제로 나타난 전북지역은 전국 평균 투표율인 50.0%에도 못미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많은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특색 없는 공약, 민주당의 일당 독식 구도에 대한 피로감을 대거 기권으로 보여줬다.

전북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82.98%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등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이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절반 이상이 무투표로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이다. 

전북의 투표율이 50%도 넘기지 못한 것은 민주당에 등을 돌린 도민들이 상대적이 많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선 깜깜이 선거와 금품 선거 등 혼탁한 선거 속에서 지지층 결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혐오를 느낀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기권)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북 투표율 최저 원인은 민주당 부진탓?"

YTN 6월 2일 뉴스 화면 캡처
YTN 6월 2일 뉴스 화면 캡처

이번 지방선거에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전북지역에서는 무더기 기권이 이어져 전주와 군산 등 주요 시지역에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이 나왔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전북지역 선거인 152만 7,729명 중 74만 5,584명이 투표해 48.7%를 기록했다. 

전북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제1회 선거에서 73.7%를 기록한 뒤 제2회부터 제6회까지 모두 50%대를 기록했으며, 지난 제7회 선거에서 65.2%로 다시 올랐으나, 이번 제8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50% 이하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또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세 번째 투표율(80.6%)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67%를 기록한 것과도 너무 큰 차이가 발생했다.

순창 가장 높고, 군산 가장 낮아...‘농고도저’ 투표율 뚜렷, 왜? 

전북의 시·군별로는 순창이 77.8%로 가장 높았으며 무주 76.5%, 장수 75.3%, 진안 73.4%, 고창 72.8% 순으로 농촌지역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군산은 38.7%, 전주시 완산구와 덕진구는 각각 40.3%, 40.6%, 익산 44.9% 등으로 전북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다. 

전북지역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형적인 ‘농고도저’(농촌지역에서 투표율이 높고 도시권에서 상대적으로 낮음) 현상을 드러냈다. 농촌지역보다 도시지역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과 민주당 이반 현상이 두드러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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