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김관영 후보 공약 일부 부적절...'새만금 카지노 논란' 입장 밝혀야"  

"정치 신인 우범기, 의혹 해소·공약 검증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전북지역의 6·1 지방선거에서 최대 이변을 연출한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 경선 결과는 거센 후폭풍을 가져왔다. 특히 정치 세력의 교체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나 '묻지마식' 공약 남발과 해소되지 못한 선거 브로커 관련성 여부 등 의혹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결선에 오른 새로운 인물들이란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공천 과정에서 내놓은 각종 공약들의 미진한 검증이 반드시 재검증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토호 정치 세력이 결탁한 것으로 보이는 선거 브로커 개입과 전북자원봉사센터 등 관련 단체의 선거 개입 의혹 등도 해소돼야 할 과제로 부각됐다. 

“검증되지 않거나 부적절한 공약 재검증 필요”  

민주당 전북도지사 김관영 후보(왼쪽), 민주당 전주시장 우범기 후보(오른쪽)
민주당 전북도지사 김관영 후보(왼쪽), 민주당 전주시장 우범기 후보(오른쪽)

먼저 민주당 복당파 인사들 중 유력한 3선 도전 현역 도지사를 비롯해 현역 국회의원들을 제치고 출마 선언 후 가장 단기간인 한 달여 만에 경선 승리를 한 김관영 후보의 경우 짧은 기간에 쏟아낸 공약들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송하진 도지사의 측근 세력들이 김 후보를 지지하면서 벌써부터 '송 지사와 닮은 스타일'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우범기 전주시장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파란을 일으켜 주목을 받는 대신 공천 기간 내내 논란이 됐던 선거 브로커 관련 여부와 묻지마식 개발 공약 논란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의혹 해소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전주총국과 전주MBC가 두 민주당 소속 후보의 공약 및 세간의 의혹 등에 관해 연이어 문제를 제기해 이목을 끌었다. 

"김관영 후보 공약 일부 부적절..'카지노 입장' 분명히 밝혀야" 

KBS전주총국 5월 3일 뉴스 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5월 3일 뉴스 화면 캡처

3일 두 방송은 김관영 후보의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KBS전주총국은 관련 기사에서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기후환경 전북 유권자 행동'은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내놓은 일부 공약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전주 옛 대한방직 터에 초고층 건물을 짓고 종합경기장 터에 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김 후보의 공약은 시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부적절한 공약”이라며 “새만금에 유치하겠다는 테마파크 조성 역시 과거 논란을 빚었던 '내국인 카지노'에 불을 지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주MBC도 관련 기사에서 “도내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2 지방선거 기후환경 전북 유권자 행동'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 김관영 도지사 후보의 공약 대부분이 희망 고문이라 비판받았던 기존 새만금 사업의 연장선’이라며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또한 기사는 단체의 논평을 인용해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 공약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테마파크 사업은 정부 지원이 절대적이고 배후 도시 조건과 환경도 변수’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면서 “또 국회의원 시절 추진했던 '내국인 카지노'에 불을 지피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카지노는 없다'고 공식 선언하라고 밝혔다”는 내ㅔ용도 덧붙였다. 

“대한방직 마천루 건설·전주종합경기장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 재검토 필요" 

전주MBC 5월 3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주MBC 5월 3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전북지역 2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2022 지방선거 기후환경 전북 유권자 행동’은 이날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확정에 관해 논평을 내고 "김관영 후보는 본 선거에 앞서 소통의 문을 열고 변화와 혁신으로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이어서 "김관영 후보의 대표 공약은 희망고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기존 새만금사업의 연장선"이라며 "시민사회가 제안한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와 도민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는 또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는 없다'고 공식 선언하고 디즈니랜드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며 "대한방직 마천루 건설과 전주종합경기장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 공약은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단체는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시절 '태양광 패널만으로 도배된 새만금은 단연코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출마 선언이 늦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구호에 그친 선언적인 공약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2016년 "새만금 복합리조트, 내국인 카지노 포함”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앞서 지난 2016년 12월 19일 당시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김관영 후보는 새만금 카지노 논란이 일자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돼 바로 해명 자료를 냈지만 여전히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새만금 복합리조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19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준비를 해왔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같은 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과 상의를 했다”고 덧붙인 김 후보는 “상의를 했던 의원들이 대체로 새만금 복합리조트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했지만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하고 있어 대표 또는 공동 발의에 부담을 느낀다”며 “20대 총선이 끝난 뒤에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받아들여 미뤄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총선이 끝난 뒤 곧바로 국회 개원과 함께 법안 발의에 나섰으며 내국인 카지노가 국토교통부, 문화관광체육부, 산업자원부 등 여러 부처와 연계가 되어 있어 청와대 당시 경제수석이던 안종범 수석에게 면담을 요청해 설명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는 미온적이었던 안 수석도 수차례 만나 설득했고 2년여만인 올해 10월21일 국감자리에서 새만금 복합리조트가 대한민국에 필요한 사업이며 정부도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새만금 복합리조트, 카지노 고집하지 않겠다”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최근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는 3월 28일 군산지역을 찾아 "군산은 정치적 고향이자 뿌리"라며 지지를 호소한 뒤 "새만금과 인접한 군산 김제 부안 통합에 대해서는 새만금의 도약을 위해 필요하며 익산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새만금 복합리조트 공약은 국제 컨벤션과 쇼핑, 회의시설,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로 가야 하며 과거 논란을 빚었던 카지노는 정서적, 법적 문제가 있는 만큼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만금 카지노 건설과 관련한 애매한 입장을 밝혀 온 김관영 후보를 향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분병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특혜성 논란이 지속돼 온 전주 옛 대한방직부지에 “전북의 랜드마크가 될 마천루를 세우고 복합타워 최상층에는 전망대를 비롯한 관광시설, 저층에는 상업·문화시설, 중층에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대한민국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시민단체는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약의 타당성 검토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2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논평에서 ”옛 대한방직의 마천루 건설 공약과 전주종합경기장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 공약은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 신인 우범기, 의혹 해소·검증 필요” 왜?

전주MBC 4월 28일 뉴스 화면 캡처
전주MBC 4월 28일 뉴스 화면 캡처

한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에서 정치 신인 우범기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는 파란이 연출됐지만 여전히 의혹들이 세간에 확산되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폭로된 선거 브로커 암약 실태와 녹취록 등에 우 후보와의 관련성 여부가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격적인 개발 공약에 대해 벌써부터 '묻지마식' 개발론의 폐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MBC는 지난달 28일 관련 기사에서 “우 후보의 묻지마식 개발 공약과 브로커 의혹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와 넘어야 할 산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사는 “기후환경 전주 유권자 행동은 당원과 시민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200층 타워 건립과 슬로시티 폐지, 케이블카·지하차도 건설 등 난개발·선심성 공약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정의당도 '묻지마식' 개발 공약과 '중앙정부 인맥 활용 예산확보론'을 구태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선거 브로커 논란 여전히 가라 앉지 않아 

전주MBC 4월 28일 뉴스 화면 캡처
전주MBC 4월 28일 뉴스 화면 캡처

이어 기사는 “당내에서도 조지훈 후보가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청해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면서 “전주시장 선거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선거 브로커' 개입설로 여론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심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사는 “우 후보는 브로커 접촉설에 선을 긋고 이제는 전주 발전을 위한 대통합과 정책연대를 구상할 때라고 응수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당내 지지 기반이 탄탄했던 조지훈·유창희 후보와 경쟁하며 초반에는 고전을 면하지 못했던 우범기 후보가 200층 타워 공약으로 세몰이에 성공했고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으로 예산 폭탄을 떨어뜨리겠다며 민심을 흔들었지만,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민주당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의 후보에 오른 김관영·우범기 두 정치인에 대한 공약과 정책 비전, 인물 평가 등이 남은 선거기간 동안 더욱 철저히 검증되고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많은 도민들은 "그동안 일당 독식구도를 유지해 온 정당의 후보들이기 때문에 더욱 따가운 감시와 무거운 검증의 잣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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