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4월 1일

송하진 전북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역대 최초로 3선 도백 도전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엇갈린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역언론들은 “지난 8년간 뿌린 씨앗을 제대로 거두고 싶다며 3선 의지를 내비쳤다”는 송 지사의 출마 선언 발언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으나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엇보다 “송 지사의 임기 16년(도지사 8년, 전주시장 8년) 동안 전북이 곤경에 처하고 시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오만과 불통으로 일관했다”며 “3선 야욕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일이관지’의 자세로 다시 한번 도민 여러분의 신뢰를 받고 싶다?”

31일 송하진 지사는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지사는 먼저 "도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은 정성을 다해 뿌린 씨앗을 제대로 거두는 '완성의 미'를 이루는 것“이라며 ”'일이관지'의 자세로 다시 한번 도민 여러분의 신뢰를 받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특히 전날 전북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가 송 지사의 컷오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을 의식했는지 “침체된 지역 경제, 불통 행정, 노쇠한 원로”라는 지적에 대해 거세게 반기를 들었다.

JTV 3월 31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JTV 3월 31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이날 송 지사는 “친환경 스마트화 산업혁신 혁명으로 다음 임기 내 전라북도를 10대 광역 경제권에 올려놓겠다”며 “문화 융성, 복지 충만,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한 “전주시장 8년, 도지사 8년간 뿌린 씨앗을 제대로 거두고 싶다”고 호소했다. 

앞서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비판한 발언에 대해서 그는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송 지사는 "경제 지표와 관련해서는 공부 좀 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며 ”우리가 통상적으로 경제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GRDP 지수를 인용한다“고 말했다.

'불통 행정' 지적에 강한 반박 ”그런 소통이라면 안 하겠다“ 발언...논란 

그는 또 시민사회단체의 '불통 행정'이라는 지적에는 새만금개발과 신공항건설을 예로 들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날 송 지사는 "통상적인 도민의 의지와는 다른 새만금개발을 반대하는 취지에 과연 소통하는 것이 정답인지 저는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면서 “그런 소통이라면 저는 안 하겠다"고 밝혀 오히려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

KBS전주총국 3월 31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3월 31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앞서 다른 출마 예비후보가 언급한 '노쇠한 리더십'에 대해서도 그는 ”제가 만 69세인데 김대중 대통령이 74세에 취임했다“며 ”노인의 경륜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송 지사가 이날 발언한 내용 중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을 나타내는 GRDP의 경우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27일 발표한 ‘2020년 전국 지역소득’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1인당 GRDP는 2,967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3,739만원에 비해 낮았고 충남(5,172만원), 전남(4,427만원), 충북(4,370만원), 강원(3,223만원)보다 낮아 전국 9개 도 중에서는 제주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을, 17개 시도 중에서는 겨우 1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송 지사 ”경제 수준은 GRDP 지수 인용“ 주장 불구, 전북 1인당 GRDP 충북·강원에 비해 낮은 전국 하위권 

국가통계 포털(KOSIS) 사이트 캡처
국가통계 포털(KOSIS) 사이트 캡처

송 지사가 이날 강조했던 지역의 경제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은 충북, 강원도보다 낮다는 점, 그동안 전북의 비교 대상이 충북, 강원도였으나 이제는 이들 도보다 뒤쳐진 신세가 됐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경제 문제를 안일하게 인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왔다. 

지역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인구 또한 매년 감소해 180만명 선이 붕괴된지 오래다. 3월 28일 통계청 사회지표와 인구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북 인구는 178만 1,000명으로 전년 179만 2,000명 대비 1만명(-0.6%) 넘게 줄어들었다. 재정자립도와 인구소멸지역 대상에서 전북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8년이란 세월 동안 전북도의 경제력 수준은 전국 대비 거의 꼴찌 수준의 성적표임에도 이날 송 지사의 발언은 지나친 자신감 외에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직시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송 지사는 이날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도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경선 컷오프 요구 등 출마 반대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그들은 새만금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국제공항을 반대하고 있었다”며 “통상적인 도민 의지와는 다른, 새만금 개발을 반대하는 취지에 소통하는 것이 정답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한 뒤 "그런 소통이라면 하지 않겠다"고 답해 불통 행정이란 따가운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민단체들 ”송 지사, 새만금 파먹기로만 일관, 전북 후퇴...3선 고집 버려라”

전북지역 30개 시민사회 단체가 30일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북지역 30개 시민사회 단체가 30일 발표한 기자회견문

앞서 30일 민주노총전북본부, 전농전북도연맹, 진보광장 등 전북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앙당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하진 도지사의 컷오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송 지사 임기 16년(도지사 8년, 전주시장 8년) 동안 전북이 곤경에 처하고 시민들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전북도청 비정규직 노동자 징계와 고발, 면담을 요구하는 노총 대표자의 사지를 들어 청사 밖에 던지는 무도함이 송 지시가 보여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민간기업에서 벌어지는 악질사업주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며 “그동안 송 지사는 정책 개발은 없이 새만금 파먹기로만 일관하여 전북을 후퇴시켰고 3선을 말하지만 변변한 정책 하나 없다. 송 지사는 (3선)고집을 꺾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MBC 3월 30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전주MBC 3월 30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군산조선소 재가동, 공공의대 설립 등 민선 8기로 넘겨 아쉬움 커 

이날 김지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송하진 지사는 새만금호 수질 3급수가 되지 않는다면 해수유통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어겼다”며 “송 지사는 도민 위에 군림하며 오만과 불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회견문을 낭독한 뒤 송 지사의 컷오프를 요구하는 전북 30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서를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송 지시는 지난 2018년 전북지사 재선 출마 당시에도 "새만금 세계잼버리를 성공시키고, 전북 대도약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으나 세계잼버리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연기된 상태에서 무산 위기 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또 당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된데 대해서도 송 지사는 "대기업에 의존해 온 전북지역 산업구조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대안을 제시했었지만 군산조선소는 4년 내내 가동이 중단됐다. 

특히 민선 7기 송하진 전북도정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뿐만 아니라 서남대 폐교 대안으로 추진한 남원시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다시 민선 8기로 넘긴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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