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광주일보 2월 16일 1면 기사
광주일보 2월 16일 1면 기사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본격 시작되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전국을 누비며 본격적인 유세 대결에 들어갔다. 전국 각지에서 유세가 펼쳐지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호남지역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다. 역대급 비호감 구도에 코로나19 대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대선 체감 열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대선 승리와 대통합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탈당 인사들의 복당 신청을 대거 받아들였지만 정작 선거운동 현장에서 이들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아 복당과 대통합의 명분이 희석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전북지역, 가장 많은 복당 불구 공식 선거운동에 보이지 않은 이유는? 

전북도민일보 2월 16일 1면 기사
전북도민일보 2월 16일 1면 기사

특히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자방자치단체장 석을 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점 형태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전북지역에서 200여명의 많은 복당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정작 대선 출정식과 거리 유세 현장에서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입지자들에게 이른바 '대선 기여도'를 공천 과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도 지역 복당 인사들에게는 대선 기간 중 특별한 역할과 임무가 주어지지 않아 복당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 더불어민주당이 복당 신청을 최종 마감한 결과, 전북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광역권 중에서 가장 많은 197명이 신청한 가운데 이 중 1명을 제외하고 196명의 복당이 허용됐다. 

새전북신문 2월 16일 1면 기사
새전북신문 2월 16일 1면 기사

전북출신 복당 인사들 중에는 정동영 전 장관을 비롯해 유성엽·김세웅·김관영·김광수·김종회·채이배(무순) 전 의원이 포함됐으며, 기초단체장 중에는 정헌율 현 익산시장, 임정엽 전 완주군수, 김종규 전 부안군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최형재 더불어민주당 전 전주을 지역위원장, 고상진 민생당 전북도당위원장, 이돈승 완주교육거버넌스 위원장, 박용근 도의원, 조형철·박재완·조계철·이학수·김종담·이성일·정진숙·김연근(무순) 전 도의원 등이 복당 인사에 포함됐다. 

이처럼 전북지역에서는 관록이 풍부한 중량급 정치인들의 복당이 대거 이뤄져 이번 대선에서 이들의 역할에 큰 기대가 모아졌었다. 그런데 막상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복당 인사들이 눈에 띄질 않자 많은 도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대선 기여도 평가하겠다고 해놓고 유니폼조차 복당 인사들은 구하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전북을 찾아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유성엽 전 의원(사진 윗줄 좌측에서 5번째)이 일반 점퍼 차림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전북을 찾아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유성엽 전 의원(사진 윗줄 좌측에서 5번째)이 일반 점퍼 차림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

더구나 대선 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지방선거가 대선에 묻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판국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복당 인사들 중 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조차도 더불어민주당 유니폼(파란색 점퍼)이 지급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선거운동원들이 착용하는 유니폼 외에 당을 상징하는 점퍼 조차 복당 인사들은 구경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민주당 중앙당은 물론 전북도당을 향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8조(어깨띠 등 소품)에는 '후보자와 그 배우자(배우자 대신 후보자가 그의 직계존비속 중에서 신고한 1인을 포함),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후보자와 함께 다니는 활동 보조인 및 회계 책임자는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의 사진·성명·기호 및 소속 정당명, 그 밖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한 어깨띠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규격 또는 금액 범위의 윗옷·표찰·수기·마스코트, 그 밖의 소품을 붙이거나 입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광주·전남 파란색 점퍼 물결 거리 가득...전북지역 복당 인사들 홀대 ‘불만’

광주MBC 2월 15일 보도(화면 캡처)
광주MBC 2월 15일 보도(화면 캡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는 복당 인사를 포함한 많은 당원들이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고 거리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으나 전북지역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일부 당원 외에 복당 인사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이틀째 대선 후보 지원 유세장에 등장한 유성엽 전 의원의 경우 당의 유니폼이 아닌 전혀 다른 색의 일반 점퍼 차림이어서 오히려 눈에 띄었다. 

또 이날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관한 입장을 밝힌 임정엽 전 완주군수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 임에도 당의 공식 점퍼가 아닌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일부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임 전 군수도 복당 인사 중 한 명이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정장 차림으로 16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사업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정장 차림으로 16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사업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정치인은 “박빙으로 치닫는 대선 정국에서 복당 인사들에게도 적절한 역할과 임무가 필요해 보이지만 당장 거리로 나가서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돕고 싶어도 점퍼 하나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북지역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초선인 반면 복당 정치인들 중에는 재선 이상을 지낸 중량감 있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있고, 다선 출신의 지방의원들도 많지만 이러한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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