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고인의 친 동생이 밝힌 '의문의 죽음'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근무해 왔던 한 간부가 국가 기념식을 앞두고 아무런 유서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끓은 사건이 발생해 의문이 일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기념관운영부장을 맡아왔던 양 모씨는 지난 3월 15일(일) 낮 12시경 전주시 서신동 어머니와 동생이 함께 사는 아파트에 찾아왔다가 13층에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고인은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등에서 2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있으며, 동학농민혁명정신 계승에 앞장서 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고인은 유서를 남기지 않고 목숨을 끊어 유가족들은 더욱 비통해하고 있다.
친동생, "왜 형이 목숨을 끊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고인의 친동생 양 모씨는 전화통화에서 “형이 20년 넘게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일을 해오면서 집에서는 별다른 말이 없는 상태였고 그날도 어머니 집에 왔다가 휴일 날 점심시간에 갑자기 벌어진 일이어서 너무 억울하다”며 “그래서 가족들 모두 지금도 비통하고 침통한 상태이며, 왜 형이 목숨을 스스로 끊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먹고 살만큼 재산도 있고, 형수님과 함께 두 조카를 잘 키워 이제 고등학교와 대학에 들어갈 정도의 가정도 있는데 왜 목숨을 스스로 버렸는지 의아할 뿐”이라며 “기념재단에서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지 가끔 집에서 불만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은 심지어 “일부에서는 형에 대해서 바람을 피우다가 그랬느니, 부채가 많아서 그랬느니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아 더욱 억울하고 분통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고인은 투신하기 전날인 3월 14일 집에서 나와 다음 날 기념재단 사무실에 들렀다가 다시 어머니와 동생이 사는 아파트 집에 찾아와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생 양 모씨는 “집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아마 사무실에서 전날 마음의 정리를 하고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유서를 어디에 남겼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동학 기념행사도 못 보고 가서 더욱 가슴 아파"

이처럼 유족들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정확인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장례를 치러야 했고, 고인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5월 11일 열린 동학농민혁명 국가 기념식도 보지 못하고 보낸 것에 대해 크게 슬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동학농혁명유족회(이사장 최효섭)는 공익감사를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최 이사장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 재단업무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어서는 안되겠기에 진상규명 차원에서라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며 "그런데 기념재단의 눈치를 보는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외부감사 즉, 공익감사 청구가 지연되고 있으나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진상규명 차원에서 반드시 기념재단 공익감사 이뤄져야"
최 이사장은 또 “그동안 유족회 측이 주장해 왔던 재단운영에 관한 문제점들도 이번 공익감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내 체제를 정비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한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초대 사무처장을 지낸 이용이 씨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해 왔던 간부의 의문 자살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차제에 공익감사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