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제주 기행기'(1)

지금부터 5,000년 전이었다지요. 바닷속에서 화산이 폭발했대요. 그렇게 솟아난 작은 섬이 성산이라고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자, 성산에 떠오르는 해(성산일출)는 장관(壯觀)이죠. 제주 제1경으로 손꼽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오늘은 성산일출봉 근처에서 몇 장의 사진을 얻었습니다. 대개는 눈에 익숙한 정경일 것 같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섬, 제주도 4.3으로 당시 주민의 6분의 1정도가 목숨을 잃었다고 하지요. 권력을 노린 정치적 음모로 인해 하늘도, 땅도, 바다도 빛을 잃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만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어요.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크고 작은 동식물도 어엿한 주인이요, 심지어 우리가 광물이라 부르는 존재들도 우주의 주인입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왜, 함부로 무시하는지요. 

/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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