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와 전북대학교민주동문회, 5·18구속부상자회전북지부 회원들은 윤석열 후보의 고 이세종 열사 참배 저지를 위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와 전북대학교민주동문회, 5·18구속부상자회전북지부 회원들은 윤석열 후보의 고 이세종 열사 참배 저지를 위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전두환 찬양하는 윤석열, 이세종 열사 참배 웬말이냐?” 

“전두환 학살 동조하는 윤석열, 5·18 영령은 거부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대학교를 방문해 고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에 참배를 하려다 전북대민주동문회원 등에 의해 제지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추모비 대신 전북대 학생회관 앞 이 열사가 산화한 자리를 찾아 대신 참배했으나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전북대민주동문회원 등 윤 후보 방문 앞서 피켓 들고 저지 시위...분위기 험악

윤 후보는 이날 전북대에서 열리는 전북지역 선대위 출범식과 청년세대들과의 타운홀 미팅에 앞서 이 열사의 추모비를 참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북대민주동문회원 등의 격렬한 저지로 실랑이를 벌이다 추모비에서 떨어진 학생회관 옆으로 자리를 옮겨 5·18 당시 새벽에 이 열사가 떨어져 숨진 자리에 있는 바닥 표지석에서 잠깐 동안 묵념을 하며 참배를 하고 돌아서야 했다. 

이날 윤 후보의 도착에 앞서 전북대 추모비 앞에서는 대학 민주동문회원들이 '5·18 첫 희생자 이세종 열사를 두번 죽이지 말라',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자가 전두환을 옹호하고 잘했다고 하면서 이세종 열사 추모비에 추모하러 온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외치며 추모를 하지 못하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고 이세종 열사 추모비 대신 바닥 표지석에 서서 묵념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고 이세종 열사 추모비 대신 바닥 표지석에 서서 묵념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와 전북대학교민주동문회, 5·18구속부상자회전북지부 회원들은 이날 “윤석열 후보가 전북을 방문하여 5·18 민중항쟁의 최초 희생자 고 이세종 열사 추모비 참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광주학살을 옹호하고 전두환을 찬양한 윤석열의 이세종 열사 추모 참배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후보의 지지자 수십여명도 이들과 맞서 한때 실랑이를 벌이며 대립이 격화되는 듯했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큰 충돌 없이 표지석 묵념 후 발길 돌렸으나 성난 민심은 그대로 남아 

고 이세종 열사는 1980년 5월 17일 전북대 제1학생회관에서 '비상계엄 철폐 및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중 최초로 사망했다. 이 열사는 민주화 항쟁 첫 희생자로 인정받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됐지만 당시 경찰은 사인을 '단순 추락사'로 발표했다. 

1980년 5월 17일 밤 10시 이후 전북대 제1학생회관에서 추락한 이 열사의 사인은 단순한 추락사가 아니며 옥상에서 떨어지기 전 이미 계엄군에 의해 무차별 폭행당했음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이 열사의 의로운 죽음이 세간에 알려지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열사는 민주화의 화신이자 시대의 양심으로 여겨졌지만 유감스럽게도 무려 20여년 만에 광주 망월동에 안장됐다. 김제시 월촌면 연정리에 누워있던 열사는 1999년 4월에야 광주 망월동으로 옮겨졌다. 전북대 학생회관 옆에 그의 비가 세워지는데 5년이 걸렸고, 명예졸업장을 받는데 15년이 필요했다.

윤 후보 "이세종 열사, 5·18 첫 희생자 였다는 것 내려오는 길에 알게 됐다"

한편 이날 전북대에서 참배를 마친 윤 후보는 전북대 인문관에 있는 최명희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고 이세종 열사가 5·18의 첫 희생자 였다는 것을 내려오는 길에 알게 됐다"고 밝혀 더욱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윤 후보는 청년세대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마친 뒤 전북선대위 출범식과 군산 새만금 전망대 등으로 발길을 돌려 전북 민심 잡기 행보에 나섰다. 윤 후보는 당초 1박 2일의 전북방문 일정이 하루로 축소된데다 그나마 오후부터 일정이 시작돼 스치듯 지나는 일정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당초 1박 2일에서 일정이 축소된 것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와 무관하지 않다"며 "22일 오후 전북에서 일정을 보낸 뒤 23일에는 전남으로 이동해 민심 행보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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