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퇴임하는 이기택 대법관 후임으로 오경미(53·사법연수원 25기)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11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 고법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오 고법판사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56·22기),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3·22기) 등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오 고법판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역대 8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또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4명이 여성으로 차지하게 된다. 대법관 구성원 중 여성 대법관이 약 30%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대법원에는 박정화ㆍ민유숙ㆍ노정희 등 3명의 여성 대법관이 있다.
앞서 여성 대법관은 2004년 김영란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전수안·박보영 전 대법관 등이 임명돼왔다. 이후 2018년 8월 노정희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김소영·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으로 구성된 ‘여성 대법관 4인 시대’가 찾아왔지만 김소영 대법관이 3개월 후인 그해 11월 퇴임하면서 축소됐다. 오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대법관이 된다.
대법원은 이날 “오 판사는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의지,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에 대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자질을 갖췄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 폭넓은 법률 지식 등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이리여고,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 지역에서 근무했고 지난 2012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이어 2020년에는 전북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20 우수법관에 뽑히기도 했다.
또한 오 판사는 법원 젠더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터뷰단’과 ‘재판 다시 돌아보기팀’ 등에서도 활동했다. 이밖에 대법원 산하 커뮤니티 ‘현대사회와 성범죄 연구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성범죄 분야 연구에 많은 관심과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오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 시작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통상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경미 고법판사가 대법관에 임명 제청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면서 “다만 이번 제청 건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임명된 여성 대법관의 수가 7명으로 극히 적은 점은 아직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