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7월 6일(화)

"영호남 20년 숙원…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건설"
“동서 화합 내륙 경제권 형성의 획기적 계기 마련했다”
"영호남 6개 시·도지사 국무총리 공동건의 성과"
전북도와 함께 15년 동안 추진해왔던 광주시 역점 사업인 ‘달빛내륙철도' 사업이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 철도망구축계획(2021∼2030년)'에 최종 확정되자 지역 정치권과 행정, 지역언론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다.
광주-대구 잇는 '달빛내륙철도' 확정, 광주·전남 고무...전북과 차별 '대조'
반면 전북도는 이날 ‘전주-김천 간’ 철도를 비롯해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 ‘새만금-목포선’, ‘익산역 유라시아 철도 국제역 선정’ 등 그동안 추진해 왔던 국가철도망 사업이 모두 무산돼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지역 정치력과 행정력 부재가 빚은 결과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전주∼김천 간 철도사업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검토대상에 분류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제2차, 2016년 제3차 철도망 구축계획에도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됐으나 번번히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다. 15년 동안 말로만 추진한 꼴이 됐다.
그런데 당초 초안에서 빠졌던 광주-대구 간 달빛내륙철도는 최종안에 포함돼 전북도와는 대조적인 결과를 나타내 그 비결에 관심을 모았다.
달빛내륙철도는 광주 송정과 서대구의 199㎞ 구간을 잇는 단선 전철 사업으로 4조 5,000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광주, 전남(담양), 전북(순창 남원 장수),경남(함양 거창 합천),경북(고령), 대구 등 6개 광역·10개 지자체를 경유하는 말 그대로 영호남을 잇는 철도사업이다.
전북도가 추진해 온 전주와 김천을 잇는 철도사업의 목적과 당위론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과연 어느 지역이 먼저 해낼지 관심을 모으는 지자체 간 경쟁 사업이었다.
“광주시장 국토부 수시 방문 설명, 영호남 지자체 공동 노력 성공” 부각
그런데 두 달여 간 달빛내륙철도의 국가 계획 반영에 총력을 쏟아온 광주시는 올해 초만 해도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하지만 대구시와 손잡고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달빛동맹’을 더 공고히 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4월 공청회를 여는 등 이후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해 사업 반영을 호소했고, 달빛내륙철도 관련 영호남 6개 지역사회의 여론을 결집해 5·18 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을 전후로 공론화를 위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더구나 국토부 장관 출신이기도 한 이용섭 광주시장은 국토부를 직접 찾아다니며 자신을 '달빛내륙철도 상황실장'으로 소개한 뒤 "달빛내륙철도가 동서 화합을 앞당기고 국가 균형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어 전북과는 차별을 보였다.
호남과 영남을 잇는 철도사업이란 점에서 광주시의 달빛내륙철도와 전북도의 전주-김천철도 구축사업이 경쟁을 벌여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결과는 전북도의 패배로 나타난 것이어서 정치력뿐만 아니라 행정의 기획과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전북도는 광주시에 훨씬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광주시의 분위기가 고조될 무렵 전북도지사와 경북도지사의 전주-김천 간 철도사업을 위한 퍼포먼스는 결과적으로 홍보용에 불과했다.
'전주-김천철도' 다시 살린다?...뒷북치는 전북도, 용역 예산 5억 타령
그럼에도 전북도는 따가운 비판을 의식했는지 다시 이 사업을 만지작거리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5일부터 언론 홍보전을 다시 가동한 모양새다.
전북도는 "‘전주-김천 간 철도 건설사업’은 1-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추가 검토사업으로만 반영됐지만, 이번 4차 철도망 계획에서는 전국 24개 추가 검토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사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며 부활 가능성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도는 용역비 예산 5억원을 확보해 내년에 조사를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혈세를 들여 살려보겠다는 의지다. '이미 물 건너간 국가사업'이란 분석이 팽배한 가운데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라는 점에서 선거와 연결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전라북도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갑)이 대신 “책임을 통감한다”며 5일 사과를 꺼냈다.
김윤덕 의원 “정치권 무능 확인, 죄송” 사과, 그러나 전북도는...

국회 국토위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우리 전라북도 정치권의 정치력이 많이 부족했다”며 “국토위 의원으로서 제가 정말 먼저 죄송하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 위원으로서 노력했지만 본인과 전북 정치권의 무능을 확인했다“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솔직히 인정한 것이어서 사과 한마디 없이 다시 도전하겠다는 무모한 전북도의 태도와는 대조를 보였다.
광주·전남이 여수의 숙원인 전라선 고속화와 나주의 숙원인 광주-나주선, 광주의 숙원인 광주-대구 간 달빛철내륙철도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전북도는 ‘무산’의 초라한 성적표를 얻은 셈이다.
그러나 책임 있는 사과도 없다. 게다가 또 다시 막대한 혈세를 들여 타당성 조사 운운하며 책임을 멀리하는 태도에선 독선과 오만이 가득 묻어난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