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주총국 '패트롤전북'-시민의 눈, 풀뿌리 언론 속으로(2021.1.8)

KBS전주총국 ‘패트롤 전북’ 1월 8일 방송(유튜브 캡쳐)

KBS전주총국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패트롤 전북’이 매주 금요일 방송하는 ‘시민의 눈, 풀뿌리 언론 속으로’ 프로그램의 1월 첫 순서로 부안독립신문이 소개됐다. 

금요일 아침 보이는 라디오(유튜브 중계)로 방송되는 지역 풀뿌리 언론 조명은 지난 11월 김제시민의신문을 시작으로 무주신문과 완주신문에 이어 4번째로 소개됐다.

함윤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는 박주현 전북대 신방과 겸임교수(전북의소리 대표)와 김종철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이 출연해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부안독립신문, 17년 전 핵폐기장 반대 주민들 자발적 참여로 창간

김종철 국장은 17년 전 창간한 부안독립신문은 “2003년 7월부터 1년여에 걸쳐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반대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주민들이 중앙언론 등 지역언론의 배신에 소외감을 느끼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참언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당시 창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주민들은 투쟁의 와중에도 반핵대책위소식지와 홈페이지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올바른 지역 언론을 세우기 위한 공개토론회도 여는 등 그 결과 2004년 2월 14일 지방자치 역사상 최초의 주민투표를 승리로 이끌면서, 구체적으로 군민신문을 만드는 모임도 결성됐다"며 "주민들은 수차례의 논의 결과 주식나눔운동을 통해 경영권 안정과 편집권 보장을 도모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군민주주 공모과정을 거쳐 2004년 9월 22일 마침내 부안독립신문 창간호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부안독립신문은 2005년 특집기사 ‘핵폐기장 이후 위도를 가다’로 당시 전북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 기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부안독립신문은 핵폐기장 반대 투쟁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역 의제에 집중했다. 부안독립신문의 ‘부안의 주민이 해냈다’라는 제목의 제1호 창간사는 당시 유명했다.

“생명이 존중받고 평화가 보장되는 세상 향해 멈추지 않고 가겠노라...”

부안독립신문 창간호
부안독립신문 창간호

존경하는 부안군민 여러분.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 여러분 모두와 함께 부안독립신문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합니다. 부안독립신문은 우리의 꿈과 희망, 굽힘 없는 의지와 열정이 이뤄낸 보물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또 다른 새 역사의 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부안독립신문은 부안군민의 미래와, 생명평화 가득한 세상을 향하여 당차게 나선 세상에 자랑스러운 신문입니다. 온 마음과 정성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창간은 그 무엇의 한 매듭입니다. 부안군민의 지난했던 핵폐기장 반대 운동의 거대한 흐름 속에 이제, 부안독립신문이 굵은 매듭 하나를 지었습니다. 창간은 또 한편 시작입니다. 그 피눈물 나는 싸움 속에서 부안군민이 강렬하게 염원했던 소망을 향해, 생존권과 생명이 존중받고 평화가 보장되는 그런 세상을 향해 멈추지 않고 가겠노라고 다시 힘차게 걸음 떼는 시간입니다. 맹세하는 순간입니다.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동시에, 경건함과 엄숙한 마음이 드는 것도, 바로 이 순간이 새로운 다짐과 각오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부안독립신문 창간과 함께 부안 핵폐기장 유치 문제도 결정적으로 백지화되었으니, 기쁨이 몇 배로 큽니다. ‘핵폐기장 부지 선정 일정 전면 중단과 핵발전 정책 공론화’가 합의되었습니다. 참으로 큰 사건이요 대단한 변화입니다. 수십 년 간 오직 밀실에서 결정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던 정부 정책이, 철옹성처럼 완강하던 핵폐기장과 핵발전 문제가 이제 국민과 함께 열린 광장에서 공식적으로 거론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제 몸을 산산이 부딪고 또 부딪혀서 마침내 완강하던 콘크리트 벽을 허물고 새 물길을 틔었습니다. 그간 정부가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또다시 무슨 술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고 부족함도 많은 합의이지만, 이제 정부도 더 이상 이 도도한 변화의 새 물결을 거스를 수 없을 것입니다. 부안군민과 우리 국민은 아주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아주 많은 것을 경험했으며, 거기서 쌓은 큰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그 어떤 상황도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 축하하고 기뻐할 일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장하다고 등 두드리며 축하할 일입니다. 잠시라도 시름 놓고 맘껏 울고 싶습니다. 폭도라고, 지역이기주의라고 집단으로 매도당하던 참담한 시기를 당차게 이겨내고 전 국가적인 핵정책 전환의 노둣돌이 되어준 부안군민에게, 또 지속적으로 관심과 연대의 손길을 보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행복은, 공포에 짓눌리지 않는 것이며, 희망을 뺏기지 않는 것이며, 살고 싶은 곳에서 정겹게 살 수 있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이며, 아이들에게도 아름다운 미래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부안군민의 행복지수를 높여드리리라. 부안독립신문은 이렇게 부안군민께 다시 약속합니다. 아름다운 지역 문화, 산과 들판, 바다와 갯벌과 함께 생명과 평화의 성지로 거듭나려는 부안군민의 뜻과 장도에 변함없는 길벗이 될 것입니다. 군민의 속마음을 읽고, 군민의 따뜻한 시선이 되며, 정의롭고 반듯한 말이 되겠습니다. 비겁한 어떤 삶도 거부하고, 생활도 마음도 자유롭고 독립된, 당당한 군민의 올곧은 신문이 되겠습니다. 세상의 생명평화지수를 높여드리리라. 생명존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갈망하는 모든 분들께 부안독립신문은 이렇게 거듭해서 속다짐을 합니다. 생명과 평화의 신문이 되겠습니다. 평화와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염원과 걸음에 든든한 동지가 되겠습니다.

부안독립신문은 주권재민과 참여자치의 큰 정자나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나무의 가지이고 둥지이고 잎사귀입니다. 바람결이고 새들이며 햇살입니다. 이 나무에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라는 양분을 듬뿍 보내주십시오. 땡볕도, 눈보라도, 비바람도, 태풍조차도 한마음으로 이겨낸 그 아름다웠던 날들처럼, 앞으로도 언제나 함께 이 길을 가주십시오. 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위대한 사건들의 주인공이신 여러분, 모두 모두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위기 때에도 자발적으로 모여 신문사 운영에 십시일반 참여”

이날 박주현 교수는 “부안독립신문의 탄생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건강한 신문의 주인은 주민”이라며 “부안독립신문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사회적 약자보호, 부안공동체 실현이라는 창간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언제나 군민과 함께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중앙) 일극 중심인 언론환경과 지역 주류 언론들이 외면과 왜곡으로 진실을 가리고 있음에 분개한 부안 군민들이 정직하고 올바른 참 언론을 만들자고 뜻을 모은 신문이기에 주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부안독립신문도 큰 경영 위기가 닥쳤다. 한 때 신문사가 폐간의 길을 향한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어떻게 만들어 놓은 신문산데 폐간의 꼴을 눈뜨고는 못 보겠다’는 몇몇 군민이 2013년부터 자발적으로 모여 신문사 운영에 뛰어들었다”며 “부안독립신문사로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소생의 마지막 기회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경영진과 편집진을 구성해 수년 동안 노력한 결과,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며 “지역신문 중 유일하게 네이버, 다음, 구글 등 3대 포털 사이트와 기사제휴 매체로 선정됐고, 지역발전위원회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경영도 비교적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건강한 풀뿌리 지역언론 지원, 의제파급 시스템 구축 필요”

그는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해수유통 문제에 대해 집중적로 의제화해 주민들로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언론들에 대한 지자체의 광고·홍보 예산이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는데 대한 반감이 크다"고 지적한 뒤 "지출 내역들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풀뿌리 언론들이 다른 주류 언론들이 취재 보도하지 않는 영역에 접근하여 취재해 보도하는 사례가 많다”며 “건강한 풀뿌리 지역언론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함께 풀뿌리 언론들의 중요 의제들을 파급·확산시켜 더 많은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의소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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