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0년 12월 4일(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자마자 전국 각 지역마다 내년도 예산확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3차 재난지원금 재원 반영 등으로 당초 정부안보다 2조 2,000억 원 증가한 558조 원으로 확정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각 지자체들과 해당 지역언론들은 초미의 관심을 갖고 증액된 지역 예산을 자랑했다. 

전민일보 12월 4일 1면
전민일보 12월 4일 1면

특히 일부 지역언론들은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치적으로 예산을 포장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전북지역도 송하진 도지사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늘어난 예산을 자랑하느라 바빠졌다. 

지역 일간지 4일자 지면에 가득 묻어났다. 신문들은 1면도 모자라 2면, 3면 등에서 "2021년 전북지역 국가 예산이 8조 2,675억 원을 기록하며 8조시대를 열었다"고 큼지막하게 보도했다. 

전북일보 12월 4일 홈페이지(초기화면 갈무리)
전북일보 12월 4일 홈페이지(초기화면 갈무리)

신문과 방송들은 전날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송하진 지사의 기자회견 내용을 크게 부각시켰다. “7조원 시대 진입 3년 만에 8조원 시대의 막이 올랐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효율적 집행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송 지사 발언을 띄우며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조명을 가했다. 

전북중앙신문 12월 4일 1면
전북중앙신문 12월 4일 1면

제목과 기사에는 ‘역대급’, ‘최고’, ‘첫 돌파’ 등의 화려한 수사어가 가득 등장했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7조 원대의 예산을 전망했던 지역신문들은 일반기사와 사설에서 “전북예산이 다시 8조 원대로 늘어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가 역력히 지면에 반영됐다. 

그러면서 일제히 '예산확보의 일등공신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모았다. 송하진 도지사와 특정 국회의원 사진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 

전북 의원들 너도나도 “예산확보 한 몫” -전북일보 2면

송 지사 “국가예산 효율적 집행으로 전북 미래 준비하겠다” -전북도민일보 2면

이원택 의원, 여야 의원 통틀어 신규 사업 `예산 확보 1위' 기염 -새전북신문 3면

‘8조원’실탄 장전…전북 대도약 향해 쏜다 -전민일보 2면

사상 최대 예산확보 송하진 지사 인터뷰 -전북중앙신문 2면

새전북신문 12월 4일 3면
새전북신문 12월 4일 3면

그러나 국가 예산에서 전북도의 예산만 증액된 것이 아니다. 내년도 국가 예산은 올해보다 8.9% 증가한 것으로 전년대비 최근 10년 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규모이다. 여기에 900억 원으로 추산되는 3차 재난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증가율은 9.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다 보니 전국 대부분 지자체들마다 예산이 최근들어 최고 규모로 증액됐다. 인근 전남도와 광주시, 충남도와 대전·세종시를 비롯한 다른 지역들도 증액된 내년도 예산을 자랑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이 당초보다 2조 2,000억 원 증가한 558조 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국가채무도 정부안보다 3조 5,000억 원 늘어났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일보 12월 4일 1면
광주일보 12월 4일 1면

당초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은 555조 8,000억 원이었지만 여야 논의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3차 재난지원금 재원 반영 등으로 2조 2,000억 원 증가한 558조 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다보니 전제적으로 전년대비 8.9% 증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역 국회의원들은 해당지역의 '숲길체험 프로그램', '하수관로사업', '도로 및 철도건설' 등 막판에 자신의 지역구를 위한 ‘끼워넣기’, ‘쪽지예산’ 등이 통했다는 지적이 이날 한겨레의 보도에서 제기됐다. 이 같은 ‘끼워넣기’식 예산 증액은 낭비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함께 보도됐다. 

강원일보 12월 4일 인터넷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강원일보 12월 4일 인터넷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런데 한해 예산 증액 규모를 놓고 자신의 치적용으로 과시하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구태가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예산을 챙기는 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지나치게 흥분하며 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과 얼굴을 과대 조명하고 있는 지역 일간지들과는 달리 일부 지역방송들은 “더는 낯내기가 아닌, 안정적으로 지방재원을 늘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하다”며 “내년도 사업에서도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대규모 신규 국책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을 내놓아 무게를 달리했다. 

KBS전주총국 12월 3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12월 3일 보도(화면 캡쳐)
전주MBC 12월 3일 보도(화면 캡쳐)
전주MBC 12월 3일 보도(화면 캡쳐)

다음은 12월 4일(금)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중요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새해 ‘생태문명·경기부양’ 방점

수능 쉬웠다 재학생·졸업생 편차 적을 듯

코로나 초비상…“주말은 집에서”

“아쉬운 예산 없다…달라진 전북 위상 방증” -2면

전북도민일보

새만금·공공의대·신재생산업 날개 달다

전주 새소망교회發 7명 확진 집단감염 초긴장

수능 난이도 평이 14일 최종 정답 발표

역대 최고예산 견인 전북 정치권 ‘원팀 정신 -3면

전라일보

'코로나 수능' 평이 수학 가형 어려워

전북학 원년 ‘전라유학진흥원’ 최대 성과

무주-진안-고창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

전북 국가예산 8조 원 돌파… 도내 의원들 '큰 힘' 됐다 -2면

새전북신문

전북, 국가예산 8조 시대 개막 

전주 에코시티 교회서 무더기 감염

AI 퍼질라…잇단 야생조류 주의보 

전북중앙신문

전북 국가예산 8조 확보 쾌거

전북예산 사상 최초 8조시대 열었다

전민일보 

전북 국가예산 첫 8조 원 시대 개막

공공의대 설립 예산 진통 끝에 확보

‘코로나 수능’난이도 지난해와 비슷

KBS전주총국

전북도, 내년 국가 예산 8조 원…안정적 재정 확보 관건

국가 예산이 성적표?…치적 홍보 언제까지

전주MBC

전북 국가예산 8조 원 시대

'코로나 수능' 마무리..수험생 방역 '과제'

JTV

국가예산 첫 8조 원 시대 개막

"후련합니다"..."작년보다 쉬웠다"

전북CBS

전북도 사상 첫 국가예산 8조 원…전북형 뉴딜 탄력

22억 주차장 건립 사업, 시장 전결에다 의회 패싱까지?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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