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0년 11월 19일(목)

정치인이나 행정가에 대한 시민사회와 언론의 평가가 다르다면 과연 어느 쪽을 믿어야 옳은가? 

또 특정한 이슈를 놓고 다르게 해석하는 언론보도를 뉴스 이용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옳은가? 

11월 19일 전북권 언론의 지면과 영상에서 묻어난 물음들이다. 눈에 띄게 대별되는 사례들을 톺아본다. 

송하진 도지사, "불통 행정" 성토 vs "행정의 달인" 칭찬 

18일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송하진 도지사 규탄 전북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사진=민노총 전북본부 제공)
18일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송하진 도지사 규탄 전북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사진=민노총 전북본부 제공)

최근 전북도청사 주변에서는 노동자, 농민, 장애인, 시민사회단체들의 시위가 부쩍 잦다.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한 달째 단식투쟁을 벌이는 노동자와 애써 농사지은 벼를 야적해 놓고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도 도지사를 비롯한 전북도 공무원들은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아예 응대하지 않자 결국 시민들이 연대해 한목소리로 성토하기 시작했다. 18일 전북지역 70여개 노동자, 농민, 장애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하진 전북도정의 불통행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노동자·농민·장애인·새만금 등 주요 의제와 현안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몽니와 불통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송하진 도지사가 2020년 선정한 사자성어는 ’자강불식‘인데, 올 한해 내내 타오르는 민심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통의지를 미리 표현한 듯 하다"고 비난했다. 

단체는 또 "전북도청 노동자의 목숨을 건 단식이 한달을 넘었는데도 대화는 단절됐고, 환경부조차 새만금 해수유통이 불가피하다고 하는데도 송하진지사는 5년 후인 2025년에 유통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한다"며 불통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송 지사를 규탄함과 동시에 △새만금 민간협의회 구성 △새만금 해수유통 △무주 하은의 집 민관합동 조사 △전체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 등 크게 4가지를 요구했다. 

송 지사의 불통행정을 이처럼 많은 단체들이 규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단체는 오는 26일 전북도청 앞에 다시 모여 대규모 민중대회를 열 것을 예고해 주목을 끈다. 

전민일보 11월 19일 1면
전민일보 11월 19일 1면

그런데 이들 단체의 목소리와 모습은 다음날 지역언론의 지면과 영상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오히려 전북경찰특공대 창설과 대테러 임무 전담경찰이 구성됐다는 소식과 사진들이 1면에 큼지막하게 편집됐다. 

심지어 송하진 도지사를 띄워주는 낯부끄러운 1면 머리기사도 등장했다. 전북도청 앞에서 연일 도지사의 막힌 소통을 비판하는 시민단체들을 오히려 자극하는 모양새다. 

전라일보는 19일 자 1면에 ‘송하진 지사 '2022 시나리오' 관심’이란 제목의 머리기사에서 “최근 김윤덕 국회의원이 2022년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전라북도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송하진 도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전제한 뒤 송 지사를 칭찬하며 시종 띄워주었다. 기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전라일보 11월 19일 1면
전라일보 11월 19일 1면

“송지사는 전주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39년간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며 전북을 위해 일해왔다.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와 소외를 경험한 전북을 발전시키고자 30년 숙원사업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확정짓고, 2023년 세계잼버리를 새만금에 유치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보여줬다.” 

전라북도 홍보지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일간신문 1면에 머리기사로 다룬 기사로 보기엔 뜬금없고 어색하다. "1년 반이나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 현역 도지사 띄우기가 시작됐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러한 보도를 보게 될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북항만, "죽었다" vs "활성화"

해양수산부가 최근 내놓은 전국항만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발표한 ‘제4차 전국항만기본기획’과 ‘2030항만정책’에 대해 지역언론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전북일보 11월 19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 11월 19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는 ‘정부 ‘2030 항만정책’ 전북 소외’란 제목의 1면 기사와 ‘전북 항만 죽이는 ‘2030 항만정책’ 수용 못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19일 동시에 지면에 담았다. 

신문은 기사에서 “사실상 전북을 배제한 ‘남의 집 잔치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정부가 수립한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2021~2030)에 새만금 신항만이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되는 등 해양경제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다른 지역이 거둬 올린 실적과 비교할 때 그 규모와 내용이 너무 빈약한 때문”이라고 썼다.

또 사설에선 “향후 10년간 추진될 정부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은 전북 항만 고사 계획이나 다름없다”며 “전북도와 정치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주MBC는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했다. 해양수산부 발표가 나오자 마자 17일 ‘정부 지원 나선다...전북 항만 활성화 기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국내 주요 항만의 육성 방향을 결정하는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군산항 항로 준설 등 사업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특히 새만금 신항만은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정식 지정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주MBC 11월 17일 보도(화면 캡쳐)
전주MBC 11월 17일 보도(화면 캡쳐)

'시설 환경이 개선되면서 물동량과 이용객 증가로 항만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사는 이어서 “특히 금란도 준설토 투기장 개발이 진행되면서 시급해진 새 투기장은 군산조선소 인근에 3,700억 원을 규모로 조성하는 안이 추진된다”면서 “또 2조 6천여억 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신항만은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정식 지정됐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이처럼 중장기 정책방향을 놓고 현격한 보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뉴스를 생산하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들의 인식과 접근방식 등에 늘 차이가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 단면이다. 

정의당, “이상직 의원 사퇴해야” 

KBS전주총국 11월 18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11월 18일 보도(화면 캡쳐)

한편 헌납하겠다던 주식을 미뤄오다 최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에 대한 의원직 사퇴 목소리가 국회 내부에서 나왔다. 정의당이 18일 이 의원을 향해 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상직 의원이 헌납을 약속해놓고 미뤄온 이스타홀딩스 지분이 소속 예결위 활동과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며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대량 해고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서 의원직을 유지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의원직 사퇴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11월 19일(목)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중요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전북, 4차 국가철도망 사활 걸어야”

정부 ‘2030 항만정책’ 전북 소외

도내 대테러 임무 전담 전북경찰특공대 창설

전북도민일보

대학가 잇단 감염 도내 코로나 긴장

전북 고액·상습체납자 301명 명단공개

전북 주택 10% 외지인 소유

전라일보

송하진 지사 '2022 시나리오' 관심

불교세계명상센터 ‘부실’

역사 속 지역 가야문화 재조명

새전북신문

설계부터 행정절차까지… 문제 많은 명상센터

믿음직한 전북경찰특공대

지방세 체납자 44% '경기 불황형'

전북중앙신문

국민의견 무시한 재가동 저지 나선다

공공의대 설립 예산 초반부터 제동

'반짝반짝' 단독주택 분리수거함 주변 깨끗해져

전민일보

새만금개발청, 연구용역 남발 지적

“전주 불교세계명상센터 문제투성이”

전북경찰특공대 창설… 대테러 임무 전담

KBS전주총국

국민의힘 ‘반대’…남원 공공의료대학원 ‘난항’

정의당, ‘이해 충돌’ 이상직 의원 사퇴 요구

전주MBC

김윤덕 의원이 불 지핀 도지사 경쟁

정부 지원 나선다...전북 항만 활성화 기대

JTV

교육부, 음주교사 중징계..교육청 징계수위 비판

재개발 갈등...조합-비대위 '소송' 예고

전북CBS

"국민의힘 공공의대 예산 삭감말라" 전북도의회 긴급성명

"바둑대회에 짜장라면·총각김치 구입" 보조금 유용 의혹

/박주현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