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화 칼럼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이후 많은 일들이 전북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지자체에서 도민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런 위험 지역에 공항을 짓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건지 의아했는데 문제 많고 부실한 용역보고서로 사업을 진행해 오던 정치권이 책임을 느끼기는커녕 '전북 홀대'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분명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것으로만 보여진다. 아무튼 이번 판결로 전북의 발전이 10년 이상 늦춰졌다고 말하는 건 정치인들과 관여했던 사람들의 주장이고, 도민들 입장에서는 도내 책임자들의 '헛발질'로 전북도의 발전이 또 10년 이상 늦어지게 되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새만금 잼버리에 이은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추진 제동은 선택적으로 활용된 데이터 왜곡

새만금 국제공항 1심 판결문과 새만금 잼버리 감사보고서 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말들이 있다. 그건 바로 '잘못된 입지 선정'에 대한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에 이은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추진 제동은 선택적으로 활용된 데이터 왜곡으로 볼 수 있다.

과장된 수요 조사와 실행 가능하지 않은 대안들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데이터를 유리한 방향으로만 선택해서 무리한 입지 선정을 해왔던 송하진 전 도지사와 그 시절 관련자들, 정치적 계승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후광은 자신들이 가져가고 후폭풍은 도민들이 이고 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들도 '도민의 분노' 운운하며 부추기는 행태에 대해 되돌아 보자. 김제공항 사례를 자꾸 언급하며 정치인과 시민사회 발목 잡기로 '전북 발전이 30년 이상 후퇴했다'고 주장하는데, 당시 뻥튀기 되어있던 수요 조사와 낮은 경제성, 안전 문제를 제대로 지적했던 언론사는 손에 꼽는다.

시대가 변했고 절차적 정당성 더욱 중요...부추기는 분노가 아니라 정교한 논리·합리성 필요한 때

새만금 신공항 조감도(전북자치도 제공)
새만금 신공항 조감도(전북자치도 제공)

'공항 오지 도민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감성 팔이가 더 지배적이지 않았나? 그때 제대로 문제 제기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하는 걸까?

기실 새만금 수변도시와 새만금 신항 크루즈 사업, 기업유치 등 여러 이유로 공항을 거론하고 있지만 실은 공항이 있어서 위 사업들이 잘 될 것이라는 것도 가정에 불과하다. 인프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방식은 요행으로 공항을 짓겠다고 했던 건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시대가 변했고 절차적 정당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부추기는 분노가 아니라 정교한 논리와 합리성이 필요한 때이다. 애향심 없어서 쓰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과 나의 애향심의 방향성이 다를 뿐이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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