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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이 50도를 넘나드는 대재앙 같은 폭염으로 시름하고 있다. 올 여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는 세계 전문가들의 예측이 현실이 되고 있다.
초여름부터 닥친 폭염과 허리케인 등 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혹한으로 악명 높은 러시아에서도 100여년 만에 낮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폭염에 신음하고 있을 정도다.
폭염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미국 대규모 산불까지 발생, 인명 피해 잇따라

미국은 올해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린 캘리포니아주에서 대규모 산불까지 발생해 150명이 사망했다. 인도 북부에서는 50도에 육박하는 기온으로 300명이 사망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1,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또 로마에서는 기온이 45도까지 상승해 200여 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올 여름은 시작부터 폭염이 세계 곳곳에서 처음 보는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은 최근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인해 며칠째 35도 안팎의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워싱턴DC 개리슨 초등학교에 설치된 링컨 전 대통령의 밀랍 조형물이 폭염에 녹여 내려 목을 뒤로 꺾을 정도였다.

국내 '열대야' 118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와...온열질환자 '폭증'
국내에서도 폭염이 만만치 않다. 지난 6월은 전국 평균 기온이 22.7도로 평년보다 1.3도나 높은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고, 폭염 발생일도 평년보다 4배 많은 2.8일로 가장 많았다. 밤까지 이어진 더위에 3년 연속으로 6월에 열대야가 발생했으며 서울 등은 21일에 열대야가 발생하며 118년 만에 가장 빨랐다.
이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4명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국내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2,818명·32명으로 나타났다.
통상 33℃ 이상의 고온을 가리키는 ‘폭염’ 일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온열질환자 역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2020년 1,079명이던 온열질환자 수가 지난해에는 2,818명으로 4년 만에 2.6배 폭증했다.
전북 이른 폭염특보...기저질환·고령층 '주의' 필요

전북지역도 습한 날씨 속에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전주와 고창, 정읍, 부안에선 밤 사이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어서며 올해 들어 전북에서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폭염특보도 예년보다 20일 가량 일찍 찾아왔다. 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전북지역에서 1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들 중에는 열사병 5명, 열탈진 8명, 열경련 3명 등이다. 전북지역의 온열질환자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134명, 지난해 208명으로 1년 사이에 55% 증가했으며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자의 54%는 60~80대 이상의 노인 환자로 파악돼 고령층일수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 및 소방 관계자들은 “심장병, 신장병,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폭염에 특히 위험할 수 있다”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주로 노인, 빈곤층,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폭염-장마' 반복...피해 없게 철저히 대비해야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각각 내려진다. 기상청은 습도까지 높아 당분간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상청은 올 여름은 정체전선 이동에 따라 비가 오는 지역의 변동성이 커 산사태나 저지대 침수가 잇따를 것으로 예보했다. 따라서 올 여름은 일찍 찾아온 극심한 폭염과 앞으로 반복적으로 이어질 장마에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