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송하진 전 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내부 비위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전북자치도의회에서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올 1월 5분 발언에 이어 이달 도정질문에서 집중 거론됐다. 수의계약을 언론사와 체결하면서 서류를 위조했거나 구두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계약 전반에 관한 실태를 점검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질의하고 있는 도의원이 있다. 40명의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인 이수진 도의원(비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예비엔날레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으며, 집중적인 질의와 지적을 하고 있는데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떤지 등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지난 20일 전주시내 한 카페에서 이 의원을 만나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서예비엔날레 조직위, '지방계약법' 아닌 자체 ’회계규정‘ 근거 수의계약 남발...문제점 다수 발견“

이수진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이수진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집중적으로 질의하고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됐고 처음 어디서부터 잘못됐다고 보는지?

“지난해 10월 행정사무감사를 하기 전 300여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립하기로 한 서예비엔날레관 건립에 관한 내부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수의계약과 관련해 너무 이상한 것들이 많이 보여서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부 '회계규정'이라는 규정이 있었는데 수의계약을 남발할 수 있는 근거를 자체적으로 마련해 놓고 있었다.

수의계약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법률에 의한 지방계약법에 의해서 집행해야 하는데 그 근거가 자체적으로 만든 ’회계규정‘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며 살펴보았는데 그 '회계규정'에는 2,000만원이 넘는 경우와 넘지 않는 두 가지로 구분해 놓고 있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간 집행한 계약 내역과 자료들을 요청해 검토해 보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언론사 광고와 관련된 수의계약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행사가 일부 언론사들에 의한 전광판 광고를 통해 많이 홍보됐음이 계약서상에 나타났다. 이들 언론사들의 전광판 광고를 위해 대행사를 통해 다수의 광고 건수와 수천만원씩 광고비가 집행되고 있었다. 그 중 받아 본 일부 계약서와 지급각서에 도장 날인이 생략된 상태에다 한참 후에 도장이 찍힌 종이를 오려 붙인 흔적을 발견하고 당황했다. 도의원에게 제출한 자료가 이런데 하물며 다른 계약서류는 어떨지 궁금해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해 보고 있는 중이다.”

-한 언론사와 관련된 광고 계약 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도정질문으로 제기했는데 그 후 달라졌는지?

“도정질문에서 언론사 전광판 광고 계약 서류가 위조된 내용을 밝히고 지사의 답변을 요구했는데 지사는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조사한다'고 했을 뿐, 다른 후속 조치나 언급은 없었다. 도나 서예비엔날레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응이었다.”

-혹시 국민의힘 도의원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고 보는지?, 또 다른 도의원들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물론 그렇기도 하다. 대부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인데 유독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나서서 집중적으로 질의하고 지적하니까 아무래도 강도나 영향력이 크지 못하다는 눈치를 보이는 것이 더욱 불편하다. 지사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고 주변 반응은 더욱 놀라울 정도다. 일부 의원들 중에는 '에너지 많이 썼으니 배고프겠다'느니 ’지사의 말을 자르냐’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

“물론이다. 당에서조차 나를 향해 ‘마치 기자 같다’고 할 정도다. 이런 말이 힘을 빼는 경우도 있지만 도민들을 위해 누군가는 문제점을 파헤치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도의원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을 떠나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서예비엔날레도 문제지만 새만금 잼버리도 아직 많은 문제점들이 남아 있어서 이 문제도 앞으로 더 파고들 생각이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예산 17억원 바로잡아야 한다고 질의했더니 불편한 반응...유튜브 조회수는 2천 건 넘어 '인기'”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문제점을 질의한 5분 발언 유튜브 조회수가 2,000건 이상 올라왔다"고 말하는 이수진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문제점을 질의한 5분 발언 유튜브 조회수가 2,000건 이상 올라왔다"고 말하는 이수진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전 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다 언론과 관련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하고 있다. 주변에서 압력을 가하거나 회유하지 않는지?

“직접적인 압력이나 말리는 일은 없다. 다만 당 내부에서 간접적인 회유가 있었다. 조금 서운할지 모르겠으나 이미 당에서도 '하기 싫은 건 하지 않는 도의원'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해할 거라 믿는다.”

-새만금 잼버리가 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지?

“지난 17일 제40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문제를 제기했었다. 올해 방만한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의 예산 17억원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질의한 내용인데 올해 편성된 조직위 예산은 17억 7,058만원이며 이 중 인건비는 5억 9,648만원, 운영비 6억 3,850만원, 예비비 5억 280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조직위 사무총장 보수로만 매월 1,200만원 이상이 지급되고 있고 조직위 총회 참석수당 6,000만원과 총회 행사용역비로 5,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지금까지 총회를 단 한 차례도 개최한 적이 없다.

또 잼버리 행사가 끝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무계획적이고 방만한 예산편성을 보면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마저 들 정도인데, 이 외에도 사무실 임차료 5,576만원, 차량 임차료 1,520만원 등 과다하고 방만한 예산이 수두룩하다. 1,360만원으로 예산편성 된 업무추진비 관련 공개 내역 및 상세 자료를 요구했지만 조직위는 묵묵부답이고, 도지사는 집행위원장임에도 ”혼자 예산을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당시 5분 발언 유튜브가 화제가 됐다고 하던데?

”그렇다. 이날 5분 발언이 유튜브로 공개되고 2,000건 이상의 조회수가 올라왔다. 100건 넘기기도 힘든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당 소속만 아니었으면 지난해 새만금 예산 삭감 후 가장 먼저 삭발했을 것“

"무엇이든 제대로 알자 주의자, 진짜는 나중에 나타난다는 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수진 전북자치도의원. 
"무엇이든 제대로 알자 주의자, 진짜는 나중에 나타난다는 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수진 도의원.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었다. 예산도 삭감돼 지방의원들의 삭발 릴레이가 펼쳐졌는데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

”솔직히 삭발하고 싶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이제 도의회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에 접어드는데 어떤 상임위에서 일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부의장에 출마한다는 소문도 있던데?

” 후반기에는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감사관실과 대변인실, 기획조정실, 자치행정국 등 핵심 부서 소관에 속하는 의정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에 제2 부의장에 출마할 생각인데 국민의힘 소속이 혼자이기 때문에 뜻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치 활동은 언제부터 했고 왜 보수당을 택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보수당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아마 그런 걸 보며 자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보수당에 끌리게 됐고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 광진갑 비례대표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고 고향에서 도의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방의원은 당을 떠나 어디서든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내겐 소속이 의정활동에 중요하지 않다.“

-항상 공부하는 도의원이라는 소문이 자자한데 지방의원으로서 공부할 분야가 많은가?

”하기 나름이지만 나는 무엇이든 '제대로 알자 주의자'다. 또 '진짜는 나중에 나타난다는 주의자' 이기도 하다. 현재 국민의힘 전북도당 대변인을 맡고 있기도 해서 무엇이든 정확히 알아야 도민들게 제대로 알리고 도정을 제대로 감시하면서 견제할 수 있어야 핵심을 짚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늘 공부하며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도의원으로서 맡은 바 직분에 충실히 하고 특히 국민의힘 소속이란 점과 여성이란 점을 초월해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때론 욕을 먹고 힘들어도 도민의 편에 서서 일하고자 한다. 부끄럽지 않은 도의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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