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가 지난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연 폐영식을 겸한 K-팝 콘서트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국격을 추락시켰다는 평가가 뒤따를 정도로 엉망이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국제 행사가 열리면 호평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말할 것도 없고 1988년 서울올림픽도 잘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왜 새만금 잼버리는 망친 것일까? 이번 새만금 잼버리의 문제점 짚어보고자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와 여성가족위에서 활동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용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김현숙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믿고...자세히 살펴보지 않아 반성”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 11일 폐영식을 끝으로 탈 많던 잼버리 대회가 끝났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잼버리에 대한 정부 대응을 기자회견 열어 비판하셨는데 잼버리 대회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제 상임위가 행정안전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인데요. 이번 잼버리 대회를 보면서 국민분들 뵙기가 송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대회 관련 현안들을 좀 더 면밀하게 짚었어야 됐는데 그때 워낙 김현숙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해서 그 말만 믿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던 거 아닌가란 반성을 했어요.”

- 혹시 새만금 안 보셨나요?

“제가 잼버리 현장에 가보지 않았습니다. 일단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셔서 그 말을 믿었던 거죠. 아무튼 오늘 긴 여정을 마치는 날이잖아요. 어쨌든 끝까지 안전하게 여정을 마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우선 드는 생각이고요. 이후 잼버리 대회를 마치고 나서 국회 차원에서의 철저한 어떤 사실관계 조사와 평가의 과정들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가 가장 문제라고 보세요?

“일단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파행에 이르게 만든 건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점을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을 하겠다고 자신만만하셨죠. 근데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서 손님맞이 하나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영업사원 역할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이렇게 해서 부산 엑스포는 제대로 유치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고요. 국제적인 망신이 따로 없죠.”

“부지 선정 과정에서 어떤 비위들이 있었는지, 1천억 넘는 5년간 예산 집행 내역 꼼꼼히 따져봐야”

-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탓을 해요. 2017년 유치하고 왜 준비를 안 했냐는 것 같은데.

“일단 전 정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들이 있겠죠. 그리고 당연히 전북도라거나 부안군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텐데요. 그 부분을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부지 선정의 문제 과정에서 어떤 비위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1천억이 넘는 지난 5년간의 예산 집행 내역이 과연 제대로 집행이 된 건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텐데요.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책임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단호하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지금 파행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는 건 분명합니다.”

- 왜요?

“여성가족부가 잼버리 준비 잘 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 계속 차질 없이 준비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거든요. 근데 영국 스카우트 연맹 대표가 철수를 결정하면서 했던 이야기들 보면 위생 문제, 음식의 문제 그리고 폭염이라거나 폭우 대책, 해충 방지 대책 등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거고요. 이 부분은 지난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인프라를 어떻게 깔았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 3개월 정도 전부터만 제대로 준비했어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던 부분이죠. 이 때문에 이 운영에서의 파행은 분명히 윤석열 정부에게 있는 거죠.”

- 원래 작년에 프레 잼버리가 열렸어야 하는데 안 됐잖아요. 그것도 문제 아닌가요?

“그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죠. 프레 잼버리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과정의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고요. 당시 제대로 된 상황 판단과 거기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었다면 프레 잼버리는 취소하더라도 본 잼버리 대회는 사실 파행 없이 진행할 수 있었겠죠.”

- 조직위원장이 5명이었었는데 너무 많았던 거 아닌가요?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많아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 아무도 이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 준비하는 것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가부에만 왜 준비 제대로 하지 못 했냐고 심판자처럼...정부의 태도 문제”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파행 운영의 정부 대응은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평가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사진=용혜인 의원실 제공)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파행 운영의 정부 대응은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평가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사진=용혜인 의원실 제공)

- 5명이니 자신 아니라도 누군간 책임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글쎄요. 여러 위원장이 있다고 이렇게 무책임한 모습이 설명이 되거나 납득할 수 있는 건 아니기죠. 저는 오히려 초미니 부처이고 또 더 이상 부처가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폐지론으로 부처를 흔들었던 여성가족부에 이 모든 책임을 다 떠넘겨 놓고 이제 와서 여가부에만 왜 준비 제대로 하지 못 했냐고 마치 심판자처럼 불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하고요.”

- 문제가 벌어진 이후에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정부 대응은 총체적인 난국이었죠. 대회 준비가 부실해서 파행된 이후에 그것에 대한 대응이라도 잘했으면 나았을 텐데 전혀 대응되지 못했던 것이 굉장히 안타깝고요. 굉장히 우왕좌왕했던 상황들이 있죠, 수습하려는 게 아니라 정부 실책 가리려고 행정력을 동원하다 보니 BTS에 대한 원망 섞인 말들이 여당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 서울로 옮긴 건 어떻게 보세요?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새만금에서 야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문제 제기하고 싶은 건 처음 철수 결정 후 대책 마련이었다는 점이에요. 일단 철수 결정을 무작정 발표하고 난 다음에 그날 저녁부터 숙소 수소문하기 시작하고요.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는 홈스테이 같은 걸 구하는 일들도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대책 없이 일단 지르고 보는 방식의 수습 과정은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너무 전체주의식으로 하지 않았나요?

“일단 굉장히 대규모의 행사였고 스카우트 국제연맹에서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요. 그래서 이것을 전체주의적이라고 비난하는 것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대응을 중심으로 과연 적절한 대응들이 이루어졌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맞은 건데 이걸 두고 잼버리가 넓어진 것이라는 식의 김현숙 장관의 발언 같은 정신 승리들이 이어졌던 것들도 평가해야 될 지점일 것이고요.”

- 사실 잼버리는 세계 청소년들이 야영하며 소통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태풍으로 새만금 떠나면서 잼버리 취지는 사라지고 한국 투어로 변질된 것 같은데.

“맞습니다. 사실상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막은 건데요. 저는 폐영 이후가 더 걱정되는 게 피해 배상 요구가 빗발칠 겁니다. 잼버리 대회가 만 14세부터 17세 사이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거고, 사실상 청소년 스카우트들이 평생에 단 한 번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인 거잖아요. 그래서 이 참가자들은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4년 동안 용돈도 모으고 여름방학을 투자해서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이 한국에 방문했을 텐데 주최 측의 부실한 준비로 그 시간과 비용을 다 날려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단순히 참가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항의가 빗발칠 것으로 보이고요. 이미 미국 스카우트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환불소송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참가비가 약 800만 원에 달하고 여기에 각종 준비 비용이랑 여비까지 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데 평생에 한 번뿐인 행사를 망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새만금 잼버리가 대한민국 잼버리로 넓어진 것이다’와 같은 정신 승리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폐지하겠다고 공약하고 압박하면서 예산 축소하고 흔들어왔던 초미니 부처에 국제행사 총괄 떠넘긴 윤석열 대통령 무능”

- 국민의힘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해요. 사실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했죠, 혹시 여성가족부를 주무 부처로 한 것 여가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기 위한 큰 그림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하게 되던데.

“저는 여가부 폐지를 위해서 윤석열 정부가 잼버리를 의도적으로 파행시켰다고까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근데 잼버리의 파행의 책임을 여가부에 떠넘기겠다는 접근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보이고요. 김현숙 장관이 책임이 크고 굉장한 무능함을 정말 보여줬죠. 그래서 이 부분은 뼈저리게 평가되어야 하는 부분이죠.

사실 더 커다란 무능은 애초에 폐지하겠다고 공약하고 압박하면서 예산 축소하고 흔들어왔던 초미니 부처에 국제행사의 총괄을 전부 떠넘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잼버리 실패의 책임 물어서 여가부 폐지시킬 게 아니라 잼버리 실패의 책임이 가장 큰 윤석열 정부를 폐지하는 게 합당한 일일 거로 생각하고요. 이때다 싶어서 여성가족부 폐지 거론하면서 손 안 대고 코 풀 생각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파행으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인 망신이었고 그럼으로 인해서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많이 났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잼버리 파행의 책임이 있는 국무총리, 여성가족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 수습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부는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K-팝으로 만회하려는 것 같은데.

“한 방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 만회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국민들의 눈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K-팝 콘서트가 무사히 잘 진행되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무사히 잘 진행된다고 해서 잼버리 파행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장관 3명이나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도 컨트롤타워조차 없었던 이유 총체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 필요”

용혜인 국회의원
용혜인 국회의원

- 아이돌에게 너무 폭압적이지 않나요?

“사실 사고는 정부가 쳤는데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고요. <뮤직뱅크>까지 결방시켜 가면서 K-팝 콘서트로 만회 하려고 하죠. 불리할 때만 연대 책임을 강조하는 어불성설은 멈춰야 된다고 생각해요. 국난 수준의 위기로 잼버리 파행을 키운 건 윤석열 정부인데 왜 그 수습은 BTS와 민간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해야 합니까? 심리적 G8 운운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이 민망함과 창피함과 망신은 다 국민들이 같이 책임져야 하냐고요 저는 자고 일어나니 후진국 국민이 되어 있었다는 국민의 질책을 이제는 온전하게 마주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우리 정부는 부산 엑스포 유치하려고 하잖아요. 어떻게 보신지요? 

“원래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잼버리 파행을 통해서 더 확실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부산 엑스포 유치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하잖아요. 국정조사가 필요할까요?

“저는 국정조사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이게 8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고 또 여러 부처가 종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나의 상임위 현안 질의만으로는 이 잼버리가 파행의 전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총체적으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새만금 부지 선정 문제부터 무리한 간척 문제 그리고 천억에 달하는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그리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그리고 국회에서 폭염이랑 배수 문제 오랫동안 지적해 왔고 심지어는 조직위에서도 개막 전부터 하루에 400여 명 온열 환자 발생할 거라고 다 예상도 했는데 대회를 이렇게 무대책하게 강행한 이유가 뭔지 그리고 도대체 파행 이후에 주먹구구식 무능한 행정으로 인해서 얼마 정도의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정부의 장관이 3명이나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컨트롤타워조차 없었던 건 왜인지 이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필요하고요.”

- 그러나 국민의힘 입장은 국정조사 해 봤자 정쟁만 할 거라 반대하는 것 같던데요?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에도 다양한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요. 국정조사를 어떻게든 반대하고 뭉개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고 이미 국민들의 마음에는 이 국가에 대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깨졌다는 점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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