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슈

“우리는 서 있는 버드나무입니다. 버드나무를 지켜주세요. 시민들이 살려냅시다.”
전주시의 무차별 벌목에 저항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버드나무 살리기 시민문화제'가 전주시청 앞에서 열려 주목을 끌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한 ‘전주천버드나무지키기 시민공동행동’ 회원과 시민 등 50여명은 1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버드나무 시민문화제’ 행사를 개최했다.
"전주시가 더 이상 전주천·삼천 버드나무 베어 내지 못하게 시민들이 지켜내자"

이들은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를 지켜주세요”, ‘생태감수성 1도 없는 나무 베기 중단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팻말 등을 들고 “전주시의 반생태적 하천정책 집행을 중단하고,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날 참석자들은 “전주시가 전문가 등에게 묻지도 않고 무차별적으로 벌목한 것은 공공재를 파괴하고 훼손한 것으로, 조례에서 정한 시장의 책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전주시가 더 이상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를 베어 내지 못하게 시민들이 버드나무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주천·삼천의 버드나무 벌목은 생태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명백한 하천 기본권리 침해”라고 규정하면서 “즉각적인 벌목 정책 중단과 시장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충분한 조사·야생 동물에 대한 보호 대책 전무한 채 20년 동안 살았던 나무들 베어”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주시는 물 환경 보존 조례에서 규정한 기관의 자문도 받지 않았고, 보금자리를 잃게 된 야생 동물에 대한 보호 대책도 전무한 채 20년 동안 살았던 나무들을 베어 냈다”며 “충분한 조사와 시민들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전주시는 사과하고 추후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전주천 버드나무 송가 부르기', '나무시 낭송', '3만명 시민 서명 캠페인 댓글 낭독', '버드나무 퍼포먼스', '시민 성명서 낭독'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 살리기에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전주시, 재해예방 명목 전주천 120그루, 삼천 140그루 이미 제거...'공분' 자초

앞서 전주시는 ‘전주천·삼천 재해예방 수목 제거 및 준설작업’을 추진한다면서 전주천과 삼천변 11km 구간에서 버드나무 등을 중심으로 260여 그루를 벌목했다.
구간별로 전주천 구간 120그루, 삼천 구간 140그루 가량을 제거해 현재는 전주천 110그루, 삼천 40그루 등 150그루 가량만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들 나무의 수령은 20년 안팎의 버드나무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바라본 시민들이 안타까워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전주시는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자 버드나무 제거를 비롯한 정비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시는 전문가와 공무원 등 10명이 참여한 소위원회를 꾸려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이미 베어진 나무에 대한 사과와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며 공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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