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주시민회·진보당 전북도당 공동 기자회견

“빚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 국민경제 위협한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도시기본계획 변경의 결정권자로서 방관할 것이 아니라 행정 책임 다해야.”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지역 언론사 대표들이 민간 개발사업 힘 실어주는 게 타당한가?”
전주시 서부신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에서 40년 이상된 '폐공장 철거 착공식'이 요란하게 열린 가운데 ‘부지의 소유주인 (주)자광은 건물 철거 착공식을 중단하고, 자금 상황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전주시민회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진보당 전북도당은 21일 오후 4시부터 전주시 효자동 옛 대한방직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자광의 부채가 3,500억원에 이르렀다”며 “2018년 2,000억원에 매입한 대한방직 부지 관련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진보당 “(주)자광, 위기에 몰린 상황 투명하게 공개 후 시민들 상식적 판단 기다리는 게 우선”
이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금융환경은 ㈜자광에게 어떠한 결과가 펼쳐질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인 이들 시민단체와 진보당은 “그럼에도 ㈜자광은 지역 유력인사들을 초청하여 보란 듯이 철거 착공식을 진행한다”며 “지금이라도 냉혹한 현실을 직시, 겉치레 철거 착공식을 중단하고 위기에 몰린 자신의 자금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전주시민들의 상식적인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은 “㈜자광은 143층 타워라는 미끼를 전주시민들에게 던져주고, 일반공업지역인 대한방직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자기자본금이 15억원뿐이고 빚(부채)이 3,500억원인 회사가 5,000~6,000억원이 들어가는 143층 타워를 건축할 수는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20년째 진척이 없는 인천의 청라시티타워, 부산의 롯데타워가 이를 증명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자광의 목적은 토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천문학적 금액의 시세차익 특혜이며, 이를 위해 롯데건설의 지급보증과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담보신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겉치레, 지역 유력인사 현혹, 철거 착공식 중단하고 빚잔치부터 정리하라”

이에 대한 근거로 이들 단체는 “현재 우리나라 금융경색은 ㈜자광, 롯데건설, 증권회사들의 위험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Project Financing) 대출이 그 원인”이라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 같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며, 대부분의 금액이 저축은행, 캐피탈, 새마을금고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날 시민단체들과 진보당은 “㈜자광은 겉치레, 지역 유력인사 현혹, 철거 착공식을 중단하고 오히려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빚잔치 부동산 PF를 정리하라”고 촉구한 뒤 “ 전주시는 사업 타당성 논란뿐만 아니라, 막대한 개발 이익환수나 지역상권 피해 등 심각한 우려에 대한 명확한 대책 없이 특정 개발업체 편들기, 특혜주기 행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 도시기본계획 변경의 결정권자로서 현 사태 방관할 것이 아니라, 행정적 책임 다해야”
이어 “전라북도 또한 도시기본계획 변경의 결정권자로서 현 사태를 방관할 것이 아니라 행정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이들 단체와 정당은 “빚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은 국민경제를 위협한다”며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업관련 강원도의 채무불이행으로 우리나라 금융환경은 급속히 악화되었고, 이는 곧바로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부도설이 전국을 뒤덮었으며 금융당국은 50조원의 채권안정 기금을 통해 간신히 혼란을 막고 있다”고 위험한 금융환경과 징후들을 지적했다.
이날 특히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은 본격적인 철거 착공식에 앞서 “7개 유력 지역 언론사 대표가 주요 내빈으로 참석한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국가 및 지역사회 주요 현안에 관한 균형된 여론을 형성하겠다며 공정방송의 가치를 핵심 이념으로 내세워야 할 방송 및 언론계 대표들이 오늘 이 행사에 전폭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민언련은 “지금 이 사안은 지역사회에서 너무나도 막대한 경제적인 이권, 이해 관계들이 걸려있는 문제인데,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언론계 관계자들이 집단으로 참여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옛 대한방직 부지를 인수한 시점부터 ‘자광’은 지역 언론과 언론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자광, 지역 언론과 언론인들 지속적으로 관리...일부 언론사들, 개발주의 당위성 사로잡혀 본분 망각”

그러면서 “2018년 전북일보 주식인수를 비롯해, 같은 해 새전북신문 ‘미스전북’ 행사 후원, 2022년 JTV ‘새만금 전국 장타대회’ 행사 공동 주관까지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을 후원·협찬하며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자광’이 지을 타워에 도내 방송사 송신시설 이전 제안까지 나오면서 비판적 방송 여론까지 잠재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할 전북지역 언론사 대표들이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과연 타당한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북민언련은 “초고층 타워를 짓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도 있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 언론사 대표들의 참여는 ‘전주에서 이게 꼭 지어져야 된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오히려 언·경유착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확인시킨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전북민언련은 이밖에 “이번 언론사 대표 참여 문제는 정치 권력 및 자본 권력에 대한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의 가치보다는 사업자의 입장을 두둔하고, 일부 언론사의 경우 개발주의 당위성에 사로잡혀 본분을 망각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다음은 이날 시민사회단체들과 진보당 전북도당이 공동으로 밝힌 기자회견문 전문(내용)이다.
[기자회견문]
'빚(부채)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 국민경제 위협한다'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업관련 강원도의 채무불이행으로 우리나라 금융환경은 급속히 악화되었습니다. 곧바로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부도설이 전국을 뒤덮었으며 금융당국은 50조원의 채권안정 기금을 통해 간신히 혼란을 막고 있습니다. 이런 금융경색의 중심에는 무분별한 대출을 통한 부동산 사재기, 부동산pf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2011년 우리나라는 저축은행발 부동산pf 부도로 경제위기를 겪었습니다. 십여개의 저축은행은 사라졌고, 수십만명의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평생 아껴 모은 재산을 찾지 못해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으며 국가경제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오늘, ㈜자광은 전주 대한방직 건물 철거에 앞서 착공식을 진행합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2년 10월 현재 ㈜자광의 부채가 3천5백억원에 이르렀습니다. 2018년 2천억원에 매입한 대한방직부지 관련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입니다.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금융환경은 ㈜자광에게 어떠한 결과가 펼쳐질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내년(2023년) 우리나라 금융과 경제는 지금보다 더 힘들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광은 지역 유력인사들을 초청하여 보란 듯이 철거착공식을 진행하려 합니다. 지금이라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겉치레 철거착공식을 중단하고, 위기에 몰린 자신의 자금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전주시민들의 상식적인 판단을 기다려야 합니다.
㈜자광은 143층 타워라는 미끼를 전주시민들에게 던져주고, 일반공업지역인 대한방직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특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본금이 15억원뿐이고 빚(부채)가 3천5백억원인 회사가 5~6천억원이 들어가는 143층타워를 건축할 수는 없습니다. 20년째 진척이 없는 인천의 청라시티타워, 부산의 롯데타워가 이를 증명합니다.
㈜자광의 목적은 토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천문학적 금액의 시세차익 특혜입니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의 지급보증과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담보신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경색은 ㈜자광, 롯데건설, 증권회사들의 위험한 부동산pf 대출이 그 원인입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 같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금액이 저축은행, 캐피탈, 새마을금고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큰소리로 외칩니다. ㈜자광은 겉치레, 지역 유력인사 현혹, 철거착공식을 중단하십시오.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빚잔치 부동산pf를 정리하십시오. 전주시에도 촉구합니다. 전주시는 사업타당성 논란 뿐만 아니라, 막대한 개발이익환수나 지역상권 피해등 심각한 우려에 대한 명확한 대책없이 특정 개발업체 편들기, 특혜 주기 행정을 중단해야합니다.
전라북도 또한 도시기본계획 변경의 결정권자로서 현사태를 방관할 것이 아니라, 행정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빚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은 국민경제를 위협합니다.
2022. 12. 21. 진보당 전북도당,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주시민회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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