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수협은행 차기 은행장으로 전북 출신인 강신숙 씨가 내정됐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주여상(1979년)을 졸업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과거 여성 은행장이 두 분이 있었으나 두 분 모두 명문대학을 나오고 은행에 입행한 분이데 이번에 내정된 수협은행장은 여상 출신으로 흔히 말하는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만한 분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전북 출신으로 은행장을 배출한 학교는 이리공고, 군산상고, 신흥고, 전주고, 전주상고 그리고 이번에 전주여상인 것 같습니다. 한국 최고의 명문 여상에서도 은행장은 배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전주여상에서 쾌거를 이루었네요.
그 시절, 전북지역에서 대학에 들어갈 당시인 1979년도에는 의대를 제외하고는 상대에 우수한 인재들이 제일 많이 들어갔습니다. 졸업 후 많은 분들이 금융기관이나 대기업 종합상사에 취업도 많이 했는데 지방대 상대 출신 은행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새로이 내정된 강신숙 수협은행장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강 은행장과 같은 1979년도에 전주여상을 졸업한 어느 분이 2009년도에 졸업 30주년 행사를 다녀와서 쓴 글인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오늘도 남다른 울림으로 다가와 다시 한 번 회상해 봅니다.
그 시절 우리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딸들이었다.
남동생 때문에, 오빠 때문에...
맏이라서 여상에 가야 했고,
딸이라서 여상에 가야 했다.
가슴이 아파도 아프다 소리 못하고,
주산, 부기, 타자 열심히 배위서 취직을 해야 했던 우리의 딸들,
그 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이 되어서 다시 만났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버린 모래알처럼 흘러버린 세월,
주금진 얼굴, 한 올, 한 올 늘어가는 흰머리.
어디에선가...
다 무엇이 되어,
다들 예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에 너무 좋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이제 이렇게 물꼬를 터서 만나기 시작했으니,
우아하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모습 서로 바라 보면서 우리 서로 자주 만나자.
건강하게 잘 있어.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멀리ㅇㅇ에서 ㅇㅇㅇ 올림.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

호남지역 고등학교 교육의 맏형 격이 전주 신흥고 입니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서 유명해진 학교입니다. 3.1운동, 광주 학생운동, 신사참배 거부로 자진 폐교, 해방후, 6.25 동란 학도병 참가, 5.18 민주항쟁때는 광주지역 외, 전국 고등학교 최초로 5.27 교내시위의 의기를 발산한 호남의 명문 전주 신흥고. 뛰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