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길 위에서'

매 순간마다 마음이 같지 않다. 어딜 가나 신기한 사람들을 다 만날 수가 있다. 저마다 마음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서 바라보면 마음이 편한데, ‘저러면 안 되는데?’ 하고서 바라보면 그때부터 마음이 편치가 않다.
모든 것이 서로 다른 마음 탓이다. 그래서 오비디우스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마음을 다음과 같이 논했다.
“세상에는 별의 별 모양의 것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도 가지각색이다.”

누구나 똑 같이 아침이나 오전 혹은 오후와 밤이 다르고, 시간마다 다른 것이 마음인데 그 마음에도 등급이 있어 평온한 마음이 있고, 드높은 파도처럼 우르릉거리는 마음도 있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S. B.데이비즈는 <T. 레이키즈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폐허 속의 바빌론도 황폐한 인간의 마음 속 광경만큼 무서운 광경은 아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마음, 그래서 하늘도 되고 땅도 되고 슬픔도 되고 기쁨도 되는 그 마음이라는 것, 어떤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
“마음은 항상 비지 않으면 안 되나니, 마음이 공허(空虛)하면 정의(正義)와 진리가 거기 와서 살 것이요, 마음은 항상 가득 차 있지 않으면 안 되나니, 마음이 충실하면 물욕(物慾)이 거기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어떤 때는 마음을 남김없이 비우고 어떤 때는 가득 채우고, 그렇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하면서도 중요한 공부가 마음공부인 것은 누구나 잘 아는데, 실행이 어렵다.

“마음은 경솔하고 흔들리기를 잘하여 바로 지녀 보호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지혜 있는 자는 스스로 바르게 갖는다. 마치 궁장(弓匠)이 화살을 곧게 만들 듯이.”
<법구경>에 실린 글이다. 마음을 곧고 바르게 사는 것, 그리고 흔들림이 없는 마음을 지니고 사는 것이 그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글·사진=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