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9월 25일

KBS전주총국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의 제93대 내각 총리대신을 지낸 인물이다. 2009년 야당 민주당 소속으로 일본 역사상 최초로 단독 정당에 의한 수평적 정권 교체를 실현한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기지인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정치자금 스캔들, 중국과의 어선 분쟁 외교 굴욕 등으로 위상이 추락하여 단 9개월 만에 퇴임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하토야마는 2015년 8월 12일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유관순 열사가 수감되었던 감옥에 헌화했으며 광장에 있는 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했다. 역대 일본 내각 총리대신은 물론 일본의 정치인들 중에서 공개적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 후에도 계속 일본의 전직 총리로서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과를 통한 한일 관계 개선에 힘쓰는 활동을 펼친 그는 2018년 10월 부산대학교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의인 이수현의 묘를 참배한 후 다음 날에는 경남 합천에 있는 한국인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하여 사죄 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 정읍 태인 3·1운동기념탑 참배...'일본 식민지배 무한책임' 거듭 강조” 

KBS전주총국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그가 다시 24일 전북지역을 찾았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정읍 태인에 위치한 3·1운동기념탑에서 참배를 하고 일본 식민지배의 무한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주말 전북지역 모든 방송사들이 하토야마 참배 소식을 헤드라인 뉴스로 비중 있게 다뤘다. 

KBS전주총국은 ‘3·1운동 기념탑 참배 하토야마…“일, 거듭 사죄해야”’란 기사에서 “일제 식민지배 역사에 대한 반성을 강조해 온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정읍을 찾았다”며 “전북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3·1운동 기념탑에 참배하고 과거사에 대해 거듭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상처받은 사람이 더는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용서할 때까지 계속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하토야마의 발언을 전하며 “위안부나 강제 징용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일본이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한일 관계의 회복을 위해선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일본인의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어려움 겪고 있는 한일 관계, 일본이 무한 책임 자세 가진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

전주MBC 9월 24일 보도(홈페이지 갈무리)
전주MBC 9월 24일 보도(홈페이지 갈무리)

전주MBC도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정읍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 참회’의 기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24일 오후 정읍 3.1운동 기념탑을 찾아 일본의 식민지배를 참회하고 한일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참배를 가진 가운데 이번 방문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첫 3·1운동 기념탑 참배”라며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주MBC 취재진에게 ‘식민지배를 다시 한번 반성하고 양국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정읍을 찾았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전했다.

JTV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JTV 9월 24일 뉴스(화면 캡처)

JTV는 ‘일본 전 총리, 과거사 사죄하고 일본 태도 변화 강조’의 기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3·1운동 당시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며 '일본인으로서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며 “정읍시청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일 관계는 일본이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진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사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과거 일본의 잘못을 사과하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전북CBS·노컷뉴스는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식민지배 무한책임' 거듭 강조’의 기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례를 언급하며 ‘조선인들의 귀나 코를 가져가 조국에서 자랑했던 일본의 역사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 수군의 시신을 수습해서 무덤까지 만들고 매년 제사까지 지내는 전남 진도의 왜덕산 추모제를 거론하면서 ‘일본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른다’며 귀 무덤과 비교해 거론했다“고 밝혔다. 

”다른 일본 정치인들에게 영향 미쳐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 기여하기를“ 

전북CBS 노컷뉴스 9월 2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CBS 노컷뉴스 9월 2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이어 기사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제에 항거한 3·1운동에 대해서도 민족자결 운동의 발로라는 시각을 보였다“며 "‘3.1운동은 독립운동의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민족 자결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켰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참배한 정읍 3‧1운동기녑탑은 1919년 3월 16일 태인 시장에서 펼쳐진 독립운동 봉기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한편 이날 하토야마 전 총리의 정읍지역 방문을 계기로 그의 참배 정신과 과거사 인정 등 실질적으로 보여준 행동이 일본의 다른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한일 관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전북 전역에 가득했다.

특히 이날 많은 도민들은 “하토야마의 정신과 행동을 일본 정치인들은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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