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역사칼럼
언어에도 온도가 있지요. 일상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것입니다마는, 우동식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시인은 1948년 10월에 일어난 “여수-순천항쟁”을 염두에 두고 쓴 것입니다. 시를 옮겨봅니다.
그때의 빨갱이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그 빨갱이가 아니다
그때의 좌파는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그 좌파가 아니다
인민위원회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언어의 온도가 다르다
완전한 왜곡
온기가 사라진 사상과 이념과 생각은
시대가 만들어낸 산물
인민의 자손, 노동자 농민의 아들들이
손에 손잡고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역사의 그늘은 깊고
역사의 앙금은 무겁다
권력에 눈먼 이들의
교활한 언어
빨갱이
삘갱이
그 어둔 시절의 언어는
지금도 유전되고 있다

우동식 시인은 참으로 말을 아는 분이세요. 단어가 같다고 뜻이 같은 것이 아니지요. 시대가 다르고, 그 말을 쓰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많이 달라집니다. 1948년의 빨갱이, 그 시절의 좌파는 “온기”가 있는 세상을 원하였던 거지요.
평범한 시민이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공평하게,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하였던 것입니다. 그 순박한 꿈을 무참히도 짓밟은 이들의 언어는 광포합니다.
권력에 눈이 멀면 언어가 교활해지고, '온기'가 사라져버려요. 우리는 언제쯤이나 역사의 앙금을 떨쳐낼 수 있을까요.
/백승종 객원논설위원(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백승종 객원논설위원
jbsori@naver.com

맻 살 묵었을까 ? 맻 살 묵었을까?
두 분 모두
당시에는 태어나지두 않았을 텐데, 으찌 당시에 언어의 온도에 대하야 말 할 수 있을 까?
두 분다 존경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