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

지난 17일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보통 정부 출범 초기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100일도 안 되어 20%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으로 국민의힘은 내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28일 전당대회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되었지만, 계파 갈등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치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바로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이다. 왜 정치 교체를 주장하는지 들어 보고자 지난 27일 이 전 최고위원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복수극 매달린 윤석열 정부,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 돼...정치부터 교체해야”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

- 현재 정부 여당 문제를 보면서 정치 교체를 하자고 SNS에 올리셨던데 왜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윤석열 정부 출범하고 나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건 단순히 윤석열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에요. 대한민국으로서는 대내외 경제, 국제 패권 지형의 변화, 국내적으로 초고령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요. 이것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정치인데 지금의 정치, 특히나 윤석열 정부가 문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인상보단 복수극에 매달리고 있다는 인상을 더 크게 주는 거예요.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걸 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대한민국 정치가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가 있느나는 생각에 너무 절박해지는 거예요. 이를 시정하려면 정치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도 정치 교체 필요성을 얘기했잖아요. 이게 최고위원이 말하는 정치 교체와 같은 건지 아님. 다른 건가요?

“전반적인 문제 인식과 해결 과제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는 저보다 훨씬 더 무게감이 있고 실천력도 있으신 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당 대표가 약속을 분명하게 이행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요. 저는 그 이행에 작은 도움이라도 보탤 생각입니다. 반드시 정치를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까 이건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왜 정부만의 문제는 아닌 거죠?

“왜 그러냐면 그 문제들을 안 다뤄도 집권을 할 수가 있는 거예요. 그 방법은 상대방을 아주 나쁘고 무능하게 만들고, 실패나 실수를 부각하면 내가 선택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자체가 상대의 비호감을 만들기 경쟁 형태의 게임의 룰을 가진 거예요. 실제 국민들의 삶하고는 큰 관계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상대방 공격하고 상대방 무너뜨리고 특히나 지금 우리 민주당이 야당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몰아붙이고 야당 정치인 수사하고 야당에 대해 검찰력 동원해 문제를 캐내면 자신들이 또 총선도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이게 너무 무시무시한 생각인 거예요.”

-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첫 정권교체 된 게 김대중 정부예요. 당시 외환위기에 정권을 잡았음에도 전 정부 탓했던 기억이 없어요.

“그러니까요. 사실은 그때는 IMF 위기가 우리나라에 이미 와 있는 상태였죠. 그 상태에서 대선이 치러졌고 실제로 국민들의 역량을 모아서 위기를 이겨내 보자는 희망이 조직됐었잖아요.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봐요.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때는 찬반은 있었지만 노태우·전두환 씨를 용서도 해줬잖아요. 김대중이라고 하는 정치인은 세계적인 스케일 속에서 정치 리더십이 어때야 하는가를 보여준 사례죠. 시간이 지나니 큰 정치인들은 사라지고 사사로운 좀팽이 정치만 난무하게 된 것 같네요.” 

“호남과 영남 사람들, 지금의 양당제 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 

- 정치 교체의 의미가 양당제를 바꾸는 건가요?

“양당제는 선택지가 2개밖에 안 되고 호남이나 영남 지역으로 가면 선택지가 하나예요.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는 심판할 기회가 없어요. 정당도 딱히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없죠. 그런 입장에서 보면 호남과 영남 사람들은 지금의 양당제 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들입니다. 지난번 지방선거 때 보면 영남하고 호남하고 한 500명 가까운 인원이 무투표 당선됐거든요. 선택지가 없는 거예요. 그 후보가 하나밖에 안 나와 투표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근데 역으로 보면 광주하고 대구가 가장 투표율이 또 낮잖아요. 이거는 정당을 넘어 정치가 심판받고 있는 거거든요. 이렇게 가면 정치인들만의 기득권이 유지되는 거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할 필요가 점점 옅어질 수밖에 없죠.”

- 사람들 만나면 뭐라고 하나요?

“요새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 교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전반적으로는 공감과 동참의 뜻을 주시는 분들이 많죠. 특히나 지금은 정치가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잖아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전망을 좋게 만들어주고, 기대감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를 내게 되고 악다구니를 쓰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심을 키우게 되고, 그런 정치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죠. 그러니까 사회적 자본이라고 하는 게 서로 간에 믿음이라고 하는 게 다 깨지고 있는 거예요. 정권을 잡고 진심으로 그것을 하고 싶고, 해야 하는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의도적 반대에 부닥치면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죠.” 

“의원 정수·비례대표 확대 통해 다양한 목소리 더 들어올 수 있도록 개선해야” 

- 지금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적대적 공생 관계 아닌가 해요. 

“맞아요. 적대적으로 공생 관계를 하는 거죠.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대방이 무너지면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또 저쪽에서 우리를 향한 비호감을 강력하게 형성해내는 데 성공하면 다시 선택지가 또 저쪽밖에 없으니까 또 저쪽을 찍게 돼요. 공격과 수비가 무한 반복되는 거예요. 그런데 국민 입장에서 보면 정치가 왜 이러고 있지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여전히 노인 자살률부터 시작해서 청소년 자살률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고요. 청소년들과 청년들 죽음의 50% 이상이 자살입니다. 죽음의 요인이 자살이라뇨. 지금 대한민국은 10대 경제권에 든 선진국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보세요. 이 문제들을 정면에서 다뤄 나가야 하는데, 정치가 3류도 아닌 4류로 되어 있습니다. 저도 정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 자체를 혐오하게 만드는 상황 자체에 대해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이건 노력해서 바꿔야 됩니다. 유일하게 지금의 문제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게 정치인데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상대방에게 정쟁만을 일으키고 그것을 검사 경찰한테 갖다 맡기니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게 되는 거거든요. 선거법도 마찬가지고요. 정치인들이 스스로가 다 경찰과 검찰이 이걸 손을 대게 해놨어요. 더 투명하려고 하는 노력은 좋지만, 역으로 삼권분립의 체제에 있어서 입법부의 정치 자체를 굉장히 취약하게 만들어 놓은 측면들이 있죠. 그래서 이참에 내년 초까지 정치개혁 특위가 국회에서 가동되니까 새로운 30년 우리 대한민국이 어떻게 해서 그 발판을 또 만들어 나갈 것인지 또 이 구조에 맞는 정치 체계는 무엇인지 논의해서 매듭지어야 된다고 보고요. 

이미 양당의 입장에서 교집합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의원정수 확대를 비롯해 비례대표가 훨씬 더 많이 확대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지역구 체제를 중심으로 계속 가게 되면, 특정 세대를 겨냥하려는 것은 아니고 경향을 얘기하는 건데 결국 50대 60대 남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큰 제도입니다. 결국 젊은 세대와 한쪽 성별은 기회의 문이 좁아진 상태에서의 게임이에요. 그 기회를 넓히려면 정수 확대와 비례대표 확대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들이 더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죠.”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청년 최고위원

- 하지만 국민이 볼 때 비례대표는 국민이 뽑는 게 아니라 당 대표에게 줄 서서 공천받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거든요? 

“그것은 비례대표 선정 과정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당들이 민심과 당심을 잘 섞어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넓게 열린 제도로 설계하면 됩니다. 공천과정과 경선 진행 과정 등 어쨌든 지지를 획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그림이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역구의 경우도 최근 윤핵관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의 말대로 계파에 줄을 서서 안정된 지역구를 유지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이는 실정이기 때문에 비례대표에만 줄 선다는 인식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정치 교체를 하기 위해 뭐가 필요할까요? 

“첫째로는 선거제도 개혁입니다. 양당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 그리고 의원 정수를 확대하면서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늘리는 것이고요. 제3당 제4당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는 것 포함해 헌법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서 제안한 총리 국회 추천제도 고려해볼 수 있고요. 결선투표제까지 도입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것으로 1987년 헌법이 개정됐고 6공화국 시대를 열었는데요, 30여 년 해보니 강 대 강, 극대 극 대치가 엄청나 사회적 갈등비용이 점차로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고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고 국민 삶 돌봐야 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정당인데 자중지란에 빠져 역사의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있잖아요. 권력투쟁을 저렇게 피 터지게 하는 경우는 처음 보는데, 오만함은 물론 너무 배가 불렀고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지난 100일 넘는 시간 동안 주요한 문제들을 정리한 것도 아니고,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직원들이 퇴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상징적일 정도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정권이라는 것이 드러나 버렸어요. 국민의힘도 본질이 드러나는 시간이었죠.” 

“민주적 운영 절차 규정한 헌법도 종이 쪼가리에 불과...‘신군부’아닌 ‘신검부’가 더 정확한 표현” 

- 본질이라면 뭔가요? 

“정치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거예요. 그러니까 이전 정부의 실정과 실책을 지속해서 지적하고 나쁜 놈들이라고 하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데 성공하면 준비되지 않은 사람도 대통령이 될 정도로 상당히 취약한 정치체계라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국민의힘이 5년 전에 탄핵 이후에 사실상 변화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곽상도 사건 보세요. 이권을 행사하고 아들을 통해 50억을 챙겨가는 수준의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한단 말이에요.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 대표를 막무가내로 쫓아내면서도 민주당 보고 사당화라고 덮어씌우지만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사당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법원의 제동마저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민주적 운영 절차를 규정한 헌법도 그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신군부’라고 표현했는데, ‘신검부’가 더 정확한 표현이죠.

저렇게 본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그냥 민주당의 반감을 조성하는 데 성공하게 되면 집권을 할 수 있는 정치 체계라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의 이 정치 체계 자체에 취약성이 있고 준비가 안 된 대통령과 개선이 없던 정당의 집권은 결국 국민들이 그 유탄을 맞아야만 하는 현실이죠.

- 이준석 전 대표 기자회견 후 행보는 어떻게 보셨어요?

“성 상납에 대한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하게 이것을 증명하는 실체적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의 자해로 기록될 거로 생각합니다. 반대로 실체적 증거가 있다면 이준석 대표는 사실상 정치적인 생명이 마감되겠죠. 지금까지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상당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윤리심판원도 이렇다 할 증거 없이 중징계를 내렸는데, 상당히 정치적이거든요. 추가 징계 얘기가 나오는 것도 국민의힘이 사당화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들입니다.

이제 국민의힘 뒤에 큰 손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국민들이 모두 알게 됐잖아요.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법적인 미비점을 다퉈볼 여지가 있었고요. 윤핵관들은 계속 선당후사 하라고만 외치고 있는데, 어쩌려고 이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이 대표의 물음에 답하는 이들이 없어요. 국민의힘 자체가 지금 통째로 가라앉고 있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구태한 보수, 생계형 정치인들 다 집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이 일을 해낸다면 한국 정치사에 정말 큰 획을 긋는 것이라고 봅니다. ”

-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의 논쟁은 어떻게 보세요?

“배가 너무 부른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 이것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주제도 아니고 민생과는 전혀 무관한 주제잖아요. ‘2시 청년’, ‘10시 청년’ 이런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연금 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초고령화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도대체 이 세대 간의 공생 세대 간의 공존을 하려면 향후에 복지 체계가 어떻게 바뀌어야 되냐 이런 이야기들이 막 나와야 돼요. 지금의 정치가 국민들에게 실망만 주는 정치 룰로 되어 있는데 이 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 막 논쟁해야 합니다. 저는 의미 없는 일에 시간 허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정치 교체가 가능할까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전 당원들의 투표로 정치 교체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또 한 번 대국민 약속을 전 당원의 이름으로 한 것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그간 민주당이 누려왔던 기득권을 일부 내려놓겠다는 선언입니다. 약속한 만큼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민주당의 젊은 그룹, 미래의 혁신 그룹들을 계속 모아내고 논의를 좀 더 진전시켜 나가면 충분히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의 정치인들도 광범위하게 접촉하며 이 사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도 두 눈 부릅뜨고 이 약속을 이행하는지 꼭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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