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결승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는 김진규(사진=K리그)
결승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는 김진규(사진=K리그)

전북, 대구FC 2:1 승리 8강 진출...22일 경기

전북현대가 202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대구FC에 2:1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경기는 18일 오후 5시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수은주가 33도까지 오르는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 연장 혈투까지 치른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전북은 두 시즌 연속으로 이 대회 8강에 오르며 정상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패한 대구는 곧바로 보따리를 싸서 귀국길에 오른다.

ACL은 조별리그를 통과한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각 8팀이 경쟁한 뒤 최종 승리한 한 팀이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대표해 결승전을 갖게 된다. 동아시아 8팀에는 한국이 두 팀, 일본이 세 팀,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가 각 한 팀씩 배출했다.

올해 ACL에는 K리그에서 네 팀이 참가한 바 있다.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은 전북과 대구가 16강에 진출했지만 이제 전북만 남았다. 8강전 대진 추첨은 오는 20일에 열릴 예정이고 전북은 22일 8강전을 치르게 된다.

리그 두 경기에서 우열 가리지 못한 전북과 대구...결국 전북 '미소'

예년과 다르게 단판 승부로 8강 진출팀이 가려지는 탓에 전북과 대구 모두 최정예 선발진을 내세웠다. 두 팀은 이번 시즌 K리그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최전방 공격수로 송민규를, 좌우 공격수로는 김보경 한규원이 선발 출전했다. 중원은 백승호 맹성웅 류재문, 포백은 김진수 윤영선 박진섭 김문환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꼈다. 구스타보 바로우 문선민 김진규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에 맞선 대구는 세징야 제카 고재현이 최전방에, 장성원 이용래 케이타 황재원이 중원을 구성했다. 조진우 홍정운 정태욱이 스리백으로 나서고 골문은 오승훈이 지켰다. 최근 리그에서 5무 5패로 성적이 부진했던 대구는 가마 감독이 물러나고 수석 코치였던 최원권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심기일전하려던 대구의 사상 첫 ACL 8강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양 팀은 초반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점유율에서는 전북이 월등하게 앞섰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수비를 두텁게 한 대구는 키 190cm의 제카를 이용한 공중볼 공격으로 전북을 상대했다. 

송민규 선제골, 김진규 결승골로 '승리'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제골의 주인공 송민규(사진=K리그)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제골의 주인공 송민규(사진=K리그)

전북이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터트렸다. 한교원이 대구의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올린 크로스를 송민규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송민규는 이날 경기의 MOM으로 선정됐다. 후반 11분 대구의 만회골이 나왔다. 전북의 중앙 수비수 윤영선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제카가 골을 만들었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발산한 제카의 득점력이 빛났다.

양 팀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규정에 따라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교체 투입된 김진규의 발끝에서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전북의 결승골이 터졌다. 이어 경기가 종료되면서 전북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현재 K리그 2위에 위치해 있다. 한 경기 덜 치른 울산에 승점 6점 차로 뒤지고 있어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는 최근의 부진으로 리그 9위까지 밀려나 자칫 K리그 1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북과 대구는 FA컵 4강에도 나란히 올라 있어 또 한 번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전북 현대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동행해 현지의 눈길을 끌었다. 8강전이 치러질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2010년 한일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산책 세리머니’를 펼쳐 축구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곳이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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