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종반전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치러지는 호남지역 경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로운 지도부가 사실상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당권 주자들은 물론 최고위원 주자들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인 가운데 전북의 지역구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번 당권 주자들 중 단 한 명의 후보도 없어 민주당 내에서 전북은 '들러리'를 면치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호남 권리당원 36%…전북 출신 박용진 대표 후보 선전 여부 '주목'

1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일정이 이번 주인 20일 전북을 비롯해 21일 전남·광주 등 호남 순회경선이 예정돼 이번 주가 민주당 지도부를 결정짓는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표로는 현재 이재명 후보가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강훈식 후보가 15일 전격 사퇴, 당권 구도는 이재명-박용진 후보의 양자 구도로 압축되면서 최대 표밭인 호남과 수도권, 대전을 앞두고 변화의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지역에선 진안 출신의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후보가 호남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14일 기준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73.28%, 1차 국민여론조사 79.69%를 기록하며 권리당원 19.9%, 여론조사 16.96%의 득표율을 기록 중인 박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달리고 있어 간격을 좁히기란 여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최고위원의 경우 호남 순회경선에 따라 후보 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리당원 비중이 전체의 36%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호남지역 경선 결과는 수도권 경선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당대회 성적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송갑석 호남 최고위원 단일 후보, 격차 좁힐 수 있을까?
현재 최고위원으로는 전북과 광주·전남 등 호남 단일 주자인 송갑석(광주 서구갑) 후보만이 출마해 선전하고 있으나 최고위원 순회경선 결과 8명의 후보 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정청래·고민정 후보만이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나머지 6명의 후보의 경우 10% 초반부터 한자리 수까지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다.
1차 국민여론조사도 정청래 후보(30.61%), 고민정 후보(21.57%), 장경태 후보(12.61%), 서영교 후보(11.78%), 박찬대 후보(9.50%), 윤영찬 후보(6.25%), 송갑석 후보(5.41%), 고영인 후보(2.27%) 순으로 나타났다.
최고위원 경선은 후보 8명 중 5명을 선출하는 만큼 이번 주 호남지역에서 송 후보가 많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전북, 전남·광주의 단일 최고위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전국 민주당 권리당원 네 번째 많은 전북...당권 주자·성적 ’초라‘
이처럼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후보들이 빈약한 가운데 전북은 그나마 뒤로 밀려 눈치만 보거나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아 정치적 위상이 민주당 내에서 최하위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오는 28일 열리게 될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및 권리당원 총선거인 수는 119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호남에만 42만 3,000여명의 대의원·권리당원 유권자가 몰려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민주당 순회경선 지역을 모두 합친 것 보다 호남지역 선거인단이 더 많은 숫자다. 전체의 35% 수준이다.
이 중 전북의 권리당원은 15만 7,000여 명(13.2%)으로 경기와 서울, 전남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전북지역 현역 의원들 중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에 나선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데 대해 많은 도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차기 지도부 전북 창구 '봉쇄' 위기

그나마 고향이 전북인 당권 주자들 중에서 박용진(진안) 대표 후보와 성남시 중원구가 지역구인 윤영찬(남원) 최고위원 후보가 고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험난한 경쟁을 뚫고 막판 선전과 역전을 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호남에서 전북 출신 주자들이 압승한다면 몰라도 호남의 민주당 권리당원 내부에서도 친명과 비명 등 계파가 갈리는 상황이어서 혼전을 이룰 전망”이라며 “민주당 차기 지도부의 전북 창구가 자칫 봉쇄될 위기마저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