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한국갤럽이 지난 5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4%를 기록했다. 이는 28%를 기록한 7월 29일보다 4%p 더 하락한 수치다. 취임 100일도 안 된 대통령 지지도가 20%대인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계속된 인사 참사에 여당 내 내분까지 겹쳐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국민의힘의 내분에 대한 분석을 들어보고자 지난 5일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김성회 소장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들하고 공유가 되어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어요. 임기 80여 일 만에 지지율이 20%인 건 이례적인데 어떻게 보세요?
“특히 금요일(5일)에 나온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충격적으로 봤습니다. 지지율이 24%던데요. 4명이 모이면 3명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하지 않는 건 지지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위축시킵니다. 전국적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앞서고 있기 때문에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는 문제가 생겼고요. 그래서 이 난맥상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합니다. 그 첫 단추는 대통령의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보좌하는 사람들도 바뀌어야 하는데 최근에 나온 여러 가지 흐름으로 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 교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서 문제가 잘 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MB정부 때 광우병 사태로 대통령 지지율이 급전직하했잖아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때요?
“이명박 정부 때는 소고기 수입이라는 추진하던 과제가 있었고 그것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있었던 거잖아요.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가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대통령이 뭘 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가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거기에 있는 거죠.”
- 뭘 하면 올라갈까요?
“뭘 해서 오를 상황은 아닌 거예요. 이 정부가 집권하고 뭘 하고 싶다는 계획이 국민들하고 공유가 되어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인 겁니다. 그러는 와중에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북한 어민 북송 문제부터 시작해서 산자부 통일부 과기부 블랙리스트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원전 등 문재인 정부 했던 일 중 문제 삼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수사 하고 처벌을 하는 것이 이 문제 해결책이라도 되는 양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 외에는 정부가 작심하고 추진하는 국정운영 과제가 보이지 않는 거죠.
또 하나는 유가도 오르고 경제 상황이 안 좋아졌잖아요. ‘안 좋아진 경제 상황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이런 정책을 추진하겠다’라는 얘기조차 안 나오고 있으니 국민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문재인 정부 방역 잘못했고 자기들은 과학방역 하겠다고 큰소리치더니 확진자만 늘어...국민들 엄청난 스트레스”

- 철학의 빈곤 아닐까요?
“그렇죠. 애당초부터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이겨줄 선수를 찾고 있었고 윤석열 후보가 그 당시에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었고 게다가 무엇을 하든 문재인처럼만 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뽑힌 사람이라서 국정 운영 어떻게 해야 되겠다라는 게 전혀 없는 상태였고 그것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하다못해 문재인 정부가 방역은 참 잘했잖아요.
그거라도 따라가면 좋은데 그것조차도 소위 말하는 문재인 정부가 방역을 잘못했고 자기들은 과학 방역을 하겠다고 큰소리쳤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과학 방역이 뭔지도 모르겠고 제대로 되는 것도 없는 상태에서 확진자만 늘어가는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싶어요.”
- 아까 이 정부가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권익 위원장이나 방통위원은 또 나가라고 해요.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블랙리스트 수사는 블랙리스트 수사대로 하면서 나가라고 말하는 건 법적으로 나가라고 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니까 직권남용이 아니라는 피하는 논리로 하는 건데 그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해 2020년에 벌어졌던 고발했던 걸 이 와서 수사 시작했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감사원이 작년에 하고 올해 또 감사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편파적으로 사법기관, 사정기관을 동원해서 겁박하는 형태 보여주고 있으니 상식 있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건 지나친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당연히 나오게 돼 있죠.”
- 전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는 당연히 나가는 게 도리 아니냐는 의견, 어떻게 보세요?
“지금 도리를 따질 때는 지나간 것 같고요. 이번 기회에 여야가 모여서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는 직군과 대통령의 임기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되는 직군을 나누어서 제도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하락 원인으로 꼽히는 게 인사 같아요. 인사는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나와 사법고시 합격해 법조계 말고는 사실상 인맥이 없는 상태로 보이는데 본인의 좁디좁은 인맥에서 출발해 자기가 경험해 본 사람들 위주로 한 고집이 빚어내고 있는 참사가 한 쪽으로 있고요. 그리고 정치권에 들어온 지가 얼마 안 돼 정치를 참여하던 초반에 본인과 그냥 가까운 사람들과 선거 시절에 일했던 사람까지 대통령실로 다 데리고 들어간 거잖아요. 사적 인연을 위주로 만들어진 인사여서 많은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개선 대책을 전혀 세우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참 안타깝습니다.”
- 윤 대통령은 인사가 전 정부보다 낫다고 하던데.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는 걸 크게 얘기하고 국민들이 그 태도에 화가 나니까 지지율이 저 모양이지 않을까요. 좀 더 겸손하게 사태를 바라보는 게 유권자들의 화를 덜 나게 하는 길일 것 같다고 충고드리고 싶네요.”
“대기업에게 건진 법사 만나지 말라고... 그 말 자체가 대통령실이 건진 법사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 대통령실 사적 채용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실 내의 부속실이나 관저팀에서 일하는 사람은 일부 사적으로 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범위를 벗어나 자기가 인연이 있다고 쓰는 것도 문제가 있고요. 사적 채용도 그 사람이 일하는 걸 지켜보고 좋은 사람이라서 내가 쓰겠다는 게 아니고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었던 주로는 지역에서 있는 사업가들의 자녀들이 들어오는 거잖아요. 이건 차원이 완전히 달라지죠.
왜냐하면 그 자녀가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부모가 동네에서 위세가 달라질 것이고 대통령실 내에서도 다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데 거기에 형님이나 삼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섞여 있는 건 너무 다르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대통령실 내에서도 그런 사적으로 굉장히 가까운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고 그것은 정권에서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대통령실 입장은 캠프 때부터 일 해왔고 능력을 인정받아서 채용한 거지 사적 인연으로 한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그 사람이 해당 분야에서 10년씩 일했던 전문가인데 캠프에 들어와서 6개월 동안 고생을 한 사람 대통령실에 데리고 들어갔다눈 건 그럴 수 있는 문제죠. 근데 지금 거론되는 사람 중에 본인의 딱 부러지는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이 있나요.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캠프에서 6개월 일하면 대통령실에서 일할 자격이 생긴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 들어봤어도 당 대표 바꾸자고 당사에 불 지르는 건 처음 봐”
- 최근 건진 법사가 등장했는데.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대선 당시에 건진 법사위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다는 거 아닙니까. 이번에 제가 가장 충격적으로 본 것은 고위 공무원이 실제로 건진 법사와 함께 만나서 기업인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들어주는 자리가 있었다는 세계일보 기사였는데요. 건진 법사가 도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고위 공무원을 데리고 기업인을 만날 수가 있는 건지 믿어질지 않고요. 그 고위 공무원은 왜 건진 법사와 만나게 됐는지에 대해서 살펴봐야 하는데 대통령실이 필요하면 조사하겠다고 말하잖아요. 대통령실은 민간인에 대해서 조사할 권한이 없습니다.
건진 법사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과의 친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이고요. 그럼 ‘혐의가 있으면’이라고 할 게 아니라 대통령실은 건진 법사를 고발해야죠. 본인들이 수사할 게 아니라 고발해서 경찰과 검찰에서 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 왜 고발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건진 법사 문제를 다루는 대통령실의 태도 때문입니다.
최근에 대기업들에 건진 법사를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대통령실이 대기업들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건진 법사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럼 대통령실에서 건진 법사 한 사람에게 경고 주면 될 일을 왜 에둘러서 모든 대기업의 건진 법사를 만나지 말라고 얘기를 하고 다닙니까. 그 말 자체가 대통령실이 건진 법사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건 좀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 지금 뜨거운 것 중 하나가 취학연령 인하 문제인 것 같은데.
“공약도 아니고 인수위의 국정운영 과제도 아니고 윤석열 정부 100대 운영 과제에도 들어 있지 않은 5세 취향 연령 인하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교육부 주장이 됐는지에 대해 저는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공약이나 국정운영 과제도 아닌데 포함됐다는 것은 그건 교육부가 집어넣은 게 아니라 더 높은 단위에서 결단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사실 모든 아이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 대한 결정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됐는지에 대해서 국회가 교육위원회 소집해서 철저하게 따져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할 것 같은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 들어봤어도 당 대표 바꾸자고 당사에 불 지르는 건 처음 봤습니다. 이렇게 자학을 할 만큼 이준석 대표를 몰아냈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고요. 특히 당이 비상 상황이 된 것은 최고위원의 잇따른 사태로 최고위 의결 정족수가 모자란 상태가 빚어지면서잖아요. 근데 비상사태 선포한 다음에 무너졌다는 최고위가 태연하게 모여서 전국 상임위원회 개최를 의결하는 장면 보면서 정말 너무 깜짝 놀랐고요.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정말 잘못이 있으면 경찰 조사 과정에 드러나고 처벌받겠죠. 그거 한 두세 달 기다리지 않고 당을 망치는 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 판단인지 알 수가 없고요. 국민의힘이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가면서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계획 세우는 것 같은데 성공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을 겁니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가 열심히 해서 본인이 선거에 이겼다는 생각 크게 하지 않는 듯”
- 이게 윤핵관들이 하는 걸까요.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걸까요?
“시작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이 모든 행동에 가속도가 붙은 게 언제부터입니까.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후부터잖아요. 그러니까 이준석 대표를 잡는 것은 대통령의 뜻이라는 것이 퍼진 다음에 이렇게 됐기 때문에 진의와 상관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가 들켜버린 거라고 봐야겠죠.”
-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그 자리에 가는데 1등 공신이 이준석 대표 아닌가요?
“윤핵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 문자를 통해서도 공개가 됐고 소위 말하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한 줄짜리 공약을 만들어 낸 사람이 강기훈 씨라는 추측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걸로 봐서 실제로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가 열심히 해서 본인이 선거에 이겼다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요. 그런 입장을 분명히 봤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도 지금까지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윤석열 대통령 본인을 소환해서 싸우고 있는 그림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 이제 전면전으로 갈까요?
“그건 당장 모든 예측을 다 하기는 어려운데요. 이런 짐작을 해볼 수 있죠. 뭐냐 하면 얼마 전에 문화일보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했는데 유승민 오세훈 이준석을 합치니까 30%더라고요. 그리고 한동훈 장관이 25%정도로 1등 하고 있죠. 근데 한 장관의 지지는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를 가져가는 거라서 대통령의 인기가 더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유승민과 오세훈과 이준석의 합이면 대권주자로서 한동훈 혹은 한동훈과 맞서거나 오히려 그걸 넘어서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거라고 봐요.
그렇게 되면 계속 떨어지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이런 것들까지 같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사람들이 이거 이준석 쪽으로 줄 서야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도 생긴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오세훈, 이준석 조가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면 발돋움할수록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싸우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여기는 전제가 있어요. 전제는 뭐냐 하면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무혐의로 드러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죠. ”
-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직은 물러났지만, 원내대표는 유지해요. 이게 맞을까요?
“그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에요. 직무 대행을 맡은 건 원내대표 했기 때문이죠. 본인이 그만두고 싶으면 원내대표 그만두는 형태로 직무 대행을 해소했어야 되는데 거꾸로 해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중이라 자기들끼리도 엉망진창인 상태로 봐야 돼요.”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