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개된 K리그1 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전북은 22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전주성)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수원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개막전 승리 이후 4개월 동안 홈 경기 승리가 없던 터라 기쁨이 배가됐다. 빈곤한 득점력이 나아지는 모습도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전북은 최근 두 경기에서 다섯 골을 터트리며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전북과 수원 모두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북은 특히 사흘 전 울산과의 원정 경기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나왔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선택으로 보였다. 전반전은 양 팀이 대등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전북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간 가운데 수원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백승호 프리킥을 홍정호가 헤더로 연결...시즌 첫 골

전북이 후반 3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원의 문전으로 돌파하던 김진수가 파울을 얻어냈고, 백승호의 프리킥을 홍정호가 헤더로 연결했다. 전북의 주장이면서 지난해 K리그1 MVP였던 홍정호의 시즌 첫 골이었다.
수원은 후반 7분 세 명의 선수를 동시에 교체했다. 장호익 사리치 류승우가 그라운드를 밟았고 곧바로 교체카드의 효과를 봤다. 후반 10분 전북의 골 구역 안에서 백승호의 핸드볼 반칙이 나왔고 이를 사리치가 페널티킥 골로 연결했다.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16분, 전북은 ‘무서운 루키’ 이준호를 빼고 문선민을 투입했다. 수원도 24분에 전진우 대신 염기훈을 투입했다. 승점을 따내기 위한 양 팀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다.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결승골은 후반 26분에 터졌다. 류재문이 중앙 지역에서 길게 넘겨준 공을 김문환이 받아낸 뒤 자신의 시즌 첫 골이자 전북 선수로서의 첫 골로 만들었다. 경기 막판 수원은 그로닝을, 전북은 일류첸코를 투입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득점 없이 종료됐다.
이날의 승리로 전북은 하루 전날 대구와의 원정에서 패한 제주를 끌어내리고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서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선두 울산과의 승점 차는 8점으로 유지됐다. 전북은 이틀 뒤인 오는 토요일에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여 18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K리그 모든 팀들이 당분간 일주일에 두 경기씩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게 된다. 어찌 보면 선수층이 두꺼운 전북과 울산 같은 팀에게 유리할 수 있는 일정이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부상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전북다운 축구’ 되살려 더 많은 팬들 경기장 찾도록 해야

이날 4,815명의 관중이 전주성을 찾았다. 주중 경기이긴 하지만 예년에 비해 전주성을 찾는 축구팬이 현격히 줄어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전주성 곳곳에는 관중들이 손글씨로 직접 적은 여러 장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중에는 ‘사랑해요 식사마 힘을 내요 식사단’처럼 김상식 감독을 응원하는 문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전북다움에 무지한 수장은 필요 없다’, ‘우리는 닥공의 부활을 원한다’, ‘홈에서의 무기력은 죽음과 동격이다’와 같이 감독과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전북은 최근의 상승세를 잘 이어가는 한편, ‘전북다운 축구’를 되살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해야 한다.
/김병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