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의원 당선자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전주시의원으로 활약했던 오현숙 전 정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8회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도의원에 당선됐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한 오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으로 정계에 입문에 꾸준히 전북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해왔다. 

당선 소감과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지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7일 정의당 전북도당 사무실에서 오현숙 도의원 당선자를 만나 보았다. 다음은 오 도의원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의당, 전북에서 13명 출마해 2명만 당선...마음 너무 무겁다" 

오현숙 전북도의원(비례대표) 당선자
오현숙 전북도의원(비례대표) 당선자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북도의원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먼저 당선 소감 부탁드립니다.

“8.52%의 지지를 보내주신 전북 도민 여러분께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리고요. 40명 중의 한 명의 정의당 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거든요. 도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을 받아서 전라북도 행정의 견제와 감시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선되었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굉장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정의당이 전북 지역에서 13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11명이 낙선하고 저와 전주시 의원 한승우 후보 두 명만이 당선이 되었거든요. 도민들께서 정의당에 맡겨준 숙제는 명확한데 두 명이 그 역할을 하기에는 소수거든요. 그래서 기쁜 마음보다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란 중압감이 느꼈습니다.”

-도의원은 어떻게 출마하시게 된 건가요?

“제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전주시의원 활동을 했어요. 그 이후에는 도당 위원장으로 한 2년 하고 2017년부터 지금까지 지역 농업 관련한 소비자 단체 활동을 했었어요. 지금 정의당이 힘든 시기이고 정의당의 정신에 맞게 활동할 수 있는 검증된 의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검증된 실력으로 정의당 의원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의원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인데, 이유가 있나요?

“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각 지역과 도당에서 영입도 하고 당원 중에서 비례의원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에 나간다고 마음먹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결심이었습니다. 도 비례로 결심하게 된 것은 정의당이 힘든 상황에서 8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검증받고 실력 있는 의정활동으로 정의당을 알려내고 도민을 위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선거 운동할 때 도민들 많이 만나셨을 거 같아요. 도민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정의당이 똑바로 해야 한다고 그러셨죠. 전북지역에서 정의당 지지율이 대선 거치면서 2당의 역할에서도 밀려난 상황도 있고, 대선을 통한 정권 창출이 도민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그런 상실감이 있었기 때문에도 비례 후보로 도민들을 만났을 때 정의당이 잘해야 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어요.”

-전주시의원 하셨잖아요. 시의원과 도의원의 차이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시의원 같은 경우 지역주민하고 밀착해서 지역의 민원 등을 해결해 주는 주민들의 심부름꾼 역할 해주죠. 어떻게 보면 발로 뛰고 주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이라면 도의회는 큰 틀에서 정책적인 머리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북도의 이후에 발전을 위한 거나 도민의 삶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정책기관이라고 생각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민주당이 대다수를 차지해서 활동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어렵겠지만 전주시의회에 34명 중 정의당 의원이 3명일 때도 있었었죠. 그때도 소수였는데 어느 누구도 내주지 않은 목소리를 34명 중에 한 사람으로서 계속 목소리를 내왔고 정책으로 반영했었죠. 전북도의회에는 40명 중 민주당 말고 다른 당 의원이 3명이라고 해요. 3명 의원으로 예전에 했던 방식으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해 내는 것 그것이 저희의 역할이자 본분이니까, 그런 역할을 해내야죠.” 

"기업 유치만 선전 도구로 이용할 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일해서 제대로 먹고살 수 있는 것에 신경 써야"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의원(비례대표) 당선자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의원(비례대표) 당선자

-한 명이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왜 없어요? 조례는 3분의 1 이상이 동의를 해줘야 동의안이 제출되기 때문에 조례를 통해서 의견 반영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다양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는 있다고 생각해요. 매 회기 때마다 5분 발언을 통해서 행정을 견제할 수 있고 시정 질문 그리고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서 전라북도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 요구하고 분명히 그걸 견제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해낼 수 있다고 봐요.”

-그럼 어떤 의정활동 할 생각이에요?

“의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도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을 거고요. 지금 전라북도가 일방적으로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도지사의 철학대로 마음먹으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추진하는 게 있어요. 도민의 다양한 의견들이 도정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도지사가 마음먹은 사업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에 대해서 목소리 내서 일방적으로 흘러가지 않게끔 할 생각이에요.” 

-지금 전북의 가장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저는 전북의 가장 큰 문제가 지금 30년 동안 한 당이 행정과 정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지역에 토호들과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가 전북을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라북도의 중요한 의제가 도민의 삶이 평화롭고 이후에도 잘 살 수 있는 것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개발 논리를 앞세워서 전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인구 유출 문제도 심각하지 않나요?

“인구 유출도 문제죠. 인구 유출 중 심각한 청년 세대 유출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자면 지역에 먹고살 게 없는 거잖아요. 인구 유출도 그러지만, 아예 아이를 안 낳는 저출산의 문제는 전북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은 인구 유출을 막을 수도 없고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정의당이 주장하는 것은 인구 유출이 안 되려면 청년들이 여기에서 먹고 사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죠. 공공 부문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거는 것이죠. 예를 들어 혁신도시 국가 공공기관에 지역 인재를 뽑는 비율을 높여야 된다는 거예요. 지역할당 비율이 30%를 규정하고 있는데, 전북같은 경우는 19%밖에 안 돼요. 30%의 규정이 있음에도 이에 대해 강력히 요구하는 정치인이 없다는 거죠.”

-왜 안 하는 거죠? 

“눈치를 본다거나 안된다고 생각 하는 거죠. 기업을 통해서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일자리의 질을 따지지도 않는 문제점이 있고 본인의 치적사업으로 생색내는 것에 치중을 하다 보니 정작 규정에 정해진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해 역할을 방기하는 거겠죠.”

-기업 유치는 별 효과가 없다고 보세요?

“기업 유치, 효과 있죠. 그러나 저는 기업을 유치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기업 유치뿐만이 아니라 지금 가동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 지금은 문을 닫았잖아요. 현대중공업을 유치했다고 정치인들은 성과라고 얘기를 했는데 거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거의 다 비정규직이었어요. 

즉, 기업 유치만 선전 도구로 이용할 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일해서 제대로 먹고살 수 있는 것에 신경을 써야지 기업 유치했다고 자랑만 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대형 쇼핑몰 유치하는 것은 지역 경제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는 대형 쇼핑몰 유치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쇼핑몰, 저는 반대입니다. 그리고 대형마트가 생기면 생길수록 지역 자금이 다 외부로 유출되는 거잖아요. 내가 편하게 쇼핑하기 위해서 대형마트 쇼핑몰을 요구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한 번만 생각한다면 그만큼 대형 쇼핑몰이 올수록 지역 경제는 파탄난다고 생각해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기업도 유치한다는데 대형 쇼핑몰 유치하는 것은 지역경제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이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은 도의원 1명 시의원 1명이고 정당투표도 8.52%에 그쳐 전북 2당도 국민의힘에 내줬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도민들이 정의당에 대한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신 것에 대해서 뼈저리게 저희가 반성하고 받아 안고 가야하고요. 믿음 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성찰하고 더 지역주민과 밀착 활동 통해서 다시 신뢰를 얻어야 할 것 같아요. 큰 틀로는 지역 정치와 중앙 정치가 너무 연결되고 양당 구조가 고착화된 큰 중앙 정치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도 안타깝고요. 두 석이 된 가슴 아픈 현실이지만 도민들께 더 열심히 활동하는 거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정의당은 전북도지사 후보도 내지 못했잖아요. 후보가 있는 거고, 없는 건 차이가 있지 않나요?

“후보를 내야만 지지율이 올라가고 그런 건 이제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당이 도지사 후보를 못 내는 정의당 전북도당의 어려움이 있었던 거죠.”

-정의당이 너무 중앙 정치만 하고 지역 정치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던데.

“지역의 비례의원으로 지역을 돌파하려고 나간 후보들이 계시고 시장 후보님도 나가고 밖에서 볼 때는 부족하지만 정의당 나름대로 이번 선거에서 지역 주민을 만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노동자, 농민, 1인 자영업자 등 소외된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는 역할 할 것" 

오현숙 도의원 당선자와 인터뷰 모습

-이번에 진보당도 두 석을 얻었죠. 진보당은 국회 의석이 없었는데도 두 석을 얻은 거고 정의당은 6석이나 있는데도 두 석 얻은 건데.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후에 최선을 다해야죠. 지역 주민하고 같이 활동해서 진보당 의원이 당선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고 정의당 후보들도 지역 활동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선택받지 못한 것은 이후에 더 밀착하고 지역 주민과 의제를 만들어내고 역할을 정의당이 해내야만 다음에 선택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저희도 고민이 많죠.

정의당이 도민에 선택받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이후에 지역 주민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정의당에서 평가하고 이후에 지역에 대한 사업을 마련해서 또 열심히 뛰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정의당 전북도당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도민들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신 것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성찰하고 쇄신하겠다"고 했던데 어떻게 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의 정의당이 활동하는 방식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어서 정의당의 활동 방식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을 좀 내놔서 앞으로 지역 주민들과 어떤 모습으로 가야 될 거냐를 명확히 정해서 활동해야겠죠. 성찰을 통한 쇄신책을 위한 마련하고 그에 따라 도민들과 함께해야겠죠.”

-뭐가 잘못됐다고 보세요?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겠죠. 찍어서 얘기하기에는 여러 총체적 난국이라고 생각해요. 분당과 정책역량의 유실, 정의당의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문제 등 여러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각오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정의당 도의원 한 명으로서 제가 대변해야 할 전라북도의 노동자, 농민 그리고 1인 자영업자 등 소외된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의원의 가장 큰 책무인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고 의원을 권력으로만이 아니라 도민의 삶 속에 녹아 들어가서 도민들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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