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항공우주, 전기차, 인공지능, 초고속열차 등 다양한 첨단과학 기업을 경영하고, 또한 세계 기술시장을 선도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 '엘론머스크'입니다. 그런데 과거 그의 발언을 보니 그의 말이 참으로 기특하여 몇 자 적어 봅니다.
그가 한 말은 "이 세상이 가상현실이 아닐 확률은 10억 분의 1이다(There's a 'one in billions' chance our reality is not a simulation)"라는 말입니다.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100% 가상 현실이라는 얘깁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자이며 첨단과학분야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말이라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이 세상이 영원할 것처럼 자자손손(子子孫孫) 대를 이어 자신들의 왕국을 만들려고 난리인데 가상현실 즉 꿈 같은 세상이라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엘론머스크는 첨단과학기술을 개발하면서 도(道)가 트인 사람 같습니다.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일터에서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하는 분야에 몰입하다가 도에 트이는 경우가 있는데 엘론머스크가 그런 인물 같습니다. 그럼 "이 가상 현실은 누가 만들었느냐"가 궁금해 집니다. 엘론머스크는 미국인이니 기독교의 사상에 익숙해 있어 이 가상 현실을 만든 건 조물주, 즉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말할 겁니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름침을 따르는 불가에서도 이 세상은 '환(幻)'이라고 주장합니다. 엘론머스크가 말한 가상현실이란 말과 같은 말입니다. 단지 불가에서는 마음(心)이 모든 걸 만들었다는 점만 다릅니다.
유불선 3교와 기독교까지 섭렵하신 김흥호 목사님의 화엄경 강의를 들어보면 기독교의 창조주인 하나님을 화엄의 세계에서는 마음(心)이라고 한답니다. 불가에서는 모든 걸 마음이 만든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사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心)이 조물주인 셈입니다.

장자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호접몽(胡蝶夢)에 보면 우리네 인생살이는 일장춘몽이며, 우리가 "나비의 꿈이 나의 꿈이며, 나의 꿈이 나비의 꿈이 되는" 차별 없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현상을 체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우리가 현실세계라고 부른 세계에서 꾸는 꿈은 뭐냐고요? 그건 "꿈 속의 꿈" 즉 몽중몽(夢中夢)이지 뭐겠습니까! 또 지금도 계속해서 팽창해가고 있는 저 멀리 수백 광년 떨어져 있는 거대한 우주는 뭐냐고요!

우리 인간들이 사는 3차원의 세계를 훌쩍 뛰어넘는 5차원의 세계인 예수나 석가의 세계에 들어가면 모든 생명체가 사는 우주는 "우리 인간들이 보는 TV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동영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화면 속의 세상이 끝이 있느냐 없느냐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지요.
뛰어봐야 모니터 속의 세상이요, 부처님이나 예수님 손바닥 안이니 말씀입니다. 1차원의 세계를 사는 지렁이가 3차원 인간들의 세상을 알 수 없듯이 말입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