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전북 현대가 홈으로 불러들인 강원FC와의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며 승점 1점을 획득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일요일인 15일 오후 화창한 날씨 속에 전북과 강원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경기가 전주월드컵경기장(전주성)에서 열렸다.
전북 현대, 강원과 홈에서 무승부...'5승 4무 3패' 중위권 성적 유지
전북은 4-1-4-1, 강원은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전북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용이 오른쪽 수비수로, 백승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구스타보가 최전방 공격을 이끌었다.
강원은 최전방에 양현준과 김대원을 내세웠다. 경기 내내 강원 특유의 두터운 수비대형 유지와 순간적인 역습공격 전술이 잘 통했다. 전북은 전반 24분, 17세 강상윤을 빼고 이승기를 투입했다. 이후 후반에 네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강원은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기 위해 후반 막판 두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점유율 면에서 전북이 64%로 앞섰지만 슈팅은 7:8, 유효슈팅은 4:3으로 전북과 강원이 대등했다. 공방을 주고받던 두 팀의 선제골은 후반 38분 강원 김대원에 의해 터졌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임창우의 질주와 크로스가 돋보였다. 일격을 당한 전북은 4분 뒤 구스타보의 헤더 패스를 받아 바로우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일류첸코, 구스타보, 바로우 세 외국인 선수의 연계 플레이가 골로 이어졌다.
“승리하지 못해 죄송"...경기 끝난 뒤 김상직 감독 팬들에게 사과

이날 6,75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화창한 휴일 오후이고 코로나 방역 조치가 풀렸음에도 예년에 비하면 적은 숫자였다. 경기가 끝나자 전북 팬들의 아쉬움과 분노가 표출됐다. 관중석에는 ‘홈에서의 무기력은 죽음과도 같다’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거꾸로 내걸렸다. 이에 김상식 감독이 팬들 앞에 나서 고개를 숙였다. 메가폰을 잡은 김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 못한 데에는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 계속 응원해 주시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여전히 팀의 베스트11이 누구인지 불분명하고, 경기 초반부터 전력투구하지 않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감독의 전술과 선수기용, 팀 운영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안이하고 정형화된 플레이도 고쳐져야 한다. 팀 내부의 경쟁과 활력, 목표의식과 자신감이 살아나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무난한 팀 운영은 결국 무난한 성적에 그칠 것이고, 그것은 전북의 목표도 아니고, 전북다운 축구도 아니다.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북은 13득점, 9실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일곱 경기에서 4승 3무로 무패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 5승 4무 3패로 중위권 팀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가장 비싼 몸값의 팀이 그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하며 최악의 결과는 피했으나 이런 경기가 한두 번 더 반복되면 팀 전체가 커다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12라운드를 마친 결과 전북은 5위, 강원은 11위의 리그 순위표를 받아들었다.
/김병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