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닷새 전 출근길에 피었던 목련이 진 그 자리에 오늘아침 출근길에 보니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거 같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도도하게 꽃을 피웠던 목련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때가 되면 살며시 자리를 비킬 줄 아는 것을 보면 정치인들보다 더 낫습니다.

꽃이 아름다운 건 지기 때문이고, 진다는 건 온 힘을 다해 피었다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면 가을에 목련의 아름다운 자주색 열매를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을이 되면 목련나무에 열매가 맺힙니다. 목련은 꽃이 지고 난 뒤에는 고구마와 같은 생김새의 굵고 길쭉한 열매를 맺는데 자주색 열매가 무척이나 아름답고 탐스럽습니다.

 

봄에 잠시 피었나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목련은 우리 곁에서 목련화 노래 가사처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값있게 살아가고 있었던 겁니다. 자연의 섭리에서 보면 꽃이 피는 곳에는 자손의 번식을 위해 항상 열매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꽃의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에 취한 새들이 꽃을 먹고 멀리 이동하여 그 씨앗을 배설하면 종자가 세상에 널리 퍼지면서 자연은 다시 화려한 꽃과 향기로운 열매를 맺으며 순환합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길 바래봅니다. 

P.S. : 목련열매 사진은 제가 미아리에 살던 2018년 가을에 담은 사진입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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