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길 위에서'

어느 시대인들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느꼈던 시대가 있었을까요? 요순(堯舜) 시대에도 불평등은 존재했을 것이고, 이곳저곳에서 불평과 불만은 항상 내재해 있었을 것입니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그 모든 시대는 오늘 이 시대처럼 분열과 혼돈의 시대였을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의 벗이여, 우리 모두가 젊었던 시절 그때 우리는 괴로웠었다. 마치 위독한 병처럼 우리는 우리들의 청춘 그것을 앓고 있었다. 우리들이 뛰어든 그 시대는 모두가 그러하였다. 크나큰 내면적 퇴폐, 그리고 분열의 시대였다. 그것이 모든 나약함을 가지고 그러나 또한 가장 억센 힘을 가지고 젊은 영혼을 뒤흔들고 있었다. 

분열 그리고 불확실성이 그 시대의 특징이었다. 아무것도 이제 굳건한 다리 위에 자기 자신의 굳은 신념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곤 없다. 사람들은 내일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 다음날의 일들은 없는 것이었기에 이렇게 우리들이 서있는 길 위에선 모든 것이 미끄럽고 모든 것이 위험스럽다. 더구나 우리가 디디고선 이 얼음장마저 너무도 엷어져 가고 있을 뿐인데..." 

니체 <권력의 의지> 제 3권 <유럽의 리힐리즘의 역사>에 실린 글입니다. 그리고 D.H 로렌스는 <차탈레이 부인의 사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들의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인 시대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큰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는 조그마한 집을 짓기 위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조그만 희망을 가지려 하고 있다. 

그것은 약간 어려운 일이다. 미래로 통하는 탄탄한 길은 지금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물이 있으면 길을 돌아가거나 뛰어 넘거나 한다. 우리는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많은 하늘이 뒤덮여 온다고 할지라도"

지금으로부터 먼 옛날 니체나 로렌스가 살았던 그때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어느 한 곳도 밝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나 "곤란의 한 복판에서 기회가 도사리고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길은 있을 것입니다.

'그 새로운 길이 어디에 있지? 바로 내 앞에, 그리고 그대 앞에. 내가 온전할 때 세상은 온전하다.' 

나는 이 말을 믿을 뿐이고, 저마다의 선택으로 세상은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딘가 빈 그러나 채워진 한 마리 제비가 왔다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잘 못된 관행, 요령과 술수가 판을 치는 풍토를 개선하고 우직하지만 진실한 사람들이 제 역할을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글·사진=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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