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역사칼럼'

지난 1980년대부터 저는 날마다 유럽의 매체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몇 가지 특이 사항이 눈에 띕니다. 다섯 가지 사항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오미크론이 갓태어난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는 않고요. 고열(39도 쯤)에 하루 이틀 시달리다가 증세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소아들에게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어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둘째,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미국이 동유럽으로 소규모 군대를 급파하였고, 유럽 여러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지요. 맞대응하여 러시아도 전투기를 재배치하고, 중국까지 러시아의 편을 적극적으로 들면서 사태는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지원을 둘러싸고 보수 야당은 찬성을 고집하는 반면, 집권당(사민, 녹색, 자유당)은 불가론을 폅니다. 사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칫 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우크라이나에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각국이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결말이 가능할지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입니다.
셋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재집권이 점쳐지고 있지요. 그러나 프랑스 극우파 지지세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적어도 유권자의 30퍼센트가 극우정당에 표를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극우파 내부에 분열이 심상치 않아서, 마크롱의 재선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넷째,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정치적 위기를 맞았지요. 그는 코로나 방역조치가 심각한 수준이었을 때에도 총리 관저에서 수차례 씩이나 무분별한 파티를 열었다고 합니다. 현재 경찰의 조사가 진행중이고요, 집권당 내부에서도 존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로 영국의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총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지요. 과연 영국은 새로운 정치적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지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습니다.
다섯째, 중국과 유럽 연합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할 듯합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관세부과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하던 지난 수년 전에는 유럽과 중국이 밀월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연합에 미소로 접근하기 시작하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한 팀이 되어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판하고, 시진핑의 '일대일로'(신 실크로드)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는 서구 정상 가운데 단 1명도 모습을 드러낸 이가 없었지요. (미국의 압박으로 우리나라도 이번 올림픽에 정상급 외교를 포기한 것은 여러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장차 중국과 유럽 연합의 관계는 더욱더 어두워질 전망입니다.
2022년 3월 9일에 우리는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새 대통령은 변화하는 국제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고,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